천일여행 216일째, 2016년 1월 22일(금) 애틀랜타/비, 눈
천일여행 216일째, 2016년 1월 22일(금) 애틀랜타/비, 눈
비가 밤새 자기와 이야기하자며 조르는 통에 잠을 설쳤다.
“이제 그만하자” 하고 자려면 잠시 뒤 손가락을 눈을 벌려 또 같이 놀잔다.
되돌이표 돌아가듯 몇 번을 그러고 나니 빗소리가 속삭임처럼 들릴 때
잠이 다음에 보자며 멀리 달아나 버렸다.
아침 뉴스는 온통 비와 눈, 얼음 이야기
그들은 'Winter Storm'이라하며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리고, 눈비 섞여서 내리는 화면에
얼어 반짝이는 도로는 물론 북쪽 지역에 눈이 다져져
자동차들이 미끄럼 타듯 하는 장면을 줄줄이 보여준다.
학교의 대부분은 쉬거나 늦게, 혹은 일찍 닫고
어떤 곳은 관공서도 비슷함을 알리며 하는 말, 안전운전
결국 우리는 나가야 하는 거네, ㅎㅎ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그런지 도로는 한산하고
거의 빈 도로를 달리는 차를 따라 길을 덮었던 물은
공중을 날며 물보라를 일으킨다.
눈에 띠게 줄어든 일에 회사는 조용한 편이다.
해마다 이맘 때 즈음이면 한 바탕 격어야 하는 소동이
춥거나 눈이 오거나 하는 일인데 그게 이번 주라는 생각이다.
예년의 흐름을 보면 이 추위가 지나가도 2월 한 번은 더 온다는 이야기다.
라스베가스에 출장을 간 파트너가 호들갑을 떨며 전화가 왔다.
날씨가 안 좋은데 왜 사무실에 있느냐며 닫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다.
내가 걱정이 돼서라기보다는 출장 중에도 회사를 걱정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던가
아니면 세 시간 시차 때문에 일어나 심심하던 차에 전화했을 수도 있다.
거기 있는 너 보다 여기 있는 내가 더 잘 아니 걱정마라 했지만
자기가 매 5분씩 확인하는데 나쁘다는 것으로 보아
D.C를 비롯한 북쪽의 상황에 관심은 조지아를 대입시켜 호들갑이다.
“괜찮다 내가 알아 할 테니 너는 잘 놀아라” 했더니
어제 밤 겜블에서 $1,800을 땄는데 생전처음이라 한다.
아마도 그걸 알려주려 전화를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 저녁에 잃지 말기’를 바램하며 전화를 끊었다.
비는 잦아졌다 쏟아지다, 반복한다.
만일 이 비가 눈이 된다면
에이 그럴 리가 없지
이래저래 오늘도 빨리 퇴근해야 하나보다.
점심 도시락을 먹고 1시 40분 가까이 회사를 떠난 지
5분 채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애틀랜타 시장이 3시 이후에 많은 도로를 폐쇄할 예정이니 빨리 퇴근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하기에 2시에 Close하고 퇴근하라고 하였다.
퇴근길에 Costco에 들려 몇 가지 장을 보는데 도착 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소나기는 얼마나 많은지 도로를 걸을 때
구두를 넘쳐 찰랑거리게 할 정도였다.
집에 도착해서 장 본 것을 정리하고 쉬는 중 굵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내리는 것으로 봐선 쌓일 것 같더니 그러진 않고 도로만 적시다
어둑해 질 무렵부턴 그치고 언제 눈이 내렸냐는 듯이 모두 녹아버렸다.
저녁을 준비하였다.
주 메뉴가 누룽지였기에 준비할 것도 별로 없었다.
어제 아주 맛있게 먹었던 고등어조림, 더 먹고 싶었지만 배가 불러 남겼던 것
오늘 다시 따스하게 데워서 먹는데 어제만 못 하지만 나름 잘 먹었다.
이번 주는 지난 일요일 이후 하루도 야외운동을 못해 그런지
오늘 저녁 운동은 약간 갈등을 하였다.
밖으로 나가 도로, 아님 그냥 8층 실내?
아직도 기침이 모두 가라앉지 않았기에 실내로 결정
다른 날에 비해 힘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회복 잘 맞쳤다.
내일은 원래 10세 골프인데 춥다는 이유로 1시 샷건으로 한다며
혹시 모르니 12시에 다시 한 번 확인 해 달라는 메일이 왔기에
오전에 늦장을 부려도 될 것 같다.
그리움이 참 많은 하루하루였지만 또 한 주를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