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22일째, 2016년 1월 28일(목) 애틀랜타/흐림
천일여행 222일째, 2016년 1월 28일(목) 애틀랜타/흐림
저녁은 어제 다시 끓여 놓은 동태찌개, 무말랭이무침, 김, 야채볶음을 먹었다.
어제 끓여 먹은 동태찌개 맛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해 그런지
국물이 남았다는 핑계로 남은 두 토막의 동태와 버섯 양파를 넣고
다시 끓여서 식혀 냉장고에 넣었었다.
배가 부른 것도 있었지만 맛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 그런지
다시 끓여 놓고서도 조금, 살짝 맛을 봤을 뿐 새로 끓인 것에 대한 자신감 부족?
충분한 맛 감정을 하지 못하다 오늘 저녁에 다시 먹게 되었다.
두 토막 전부를 먹을까 했지만 그것 또한 맛에 대한 마음이 노이지 않아
‘많다’라는 내 자신에 대한 핑계로 한 토막만 국그릇에 떠서 먹었다.
먹으면서 절로 미소가 나올 정도로 어제 보다는 훨씬 구수하면서
깊은 맛을 느끼며 상당한 만족감에 내 자신이 대견해졌다.
내가 음식을 해 놓고 이러는 것도 팔불출인가?
오늘도 맛이 없었더라면 남아 있는 한 토막을 방생(?) 하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마음을 바꿔 작은 컨테이너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였다.
오늘 아침에 파트너인 조나스가 미안해하는 마음을 담아 내 의견을 물었다.
“한 거래처가 받을 돈이 있는 데(그리 큰 금액 아님) 절반 정도만 주고 끝내자 하는데
거절하고 끝까지 받아내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좋으냐, 아님 그것만 받는 게 좋으냐?“
내 대답은 간단하였다.
"It's up to you"
그 일은 네 일이니 네가 알아서 결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고
받아야 한다는 결정을 하면 나는 받아내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자기가 잘 못 한 것에 대한 나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던가,
아니면 그냥 반만 받을 테니 그리 알라는 통보 같은 거다.
그것 또한 나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의 표시로 해석하기로 하였다.
이후에는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해야 했다.
손님들 중에 돈을 안 주려고 별의별 수단과 방법을 다 쓴다.
어떤 회사는 이름을 바꾸거나 배 째라 하는 식으로 배짱을 부리기도 한다.
1년에 한 번 씩은 받지 못할 미수금을 Write off 해야 하는데
이 일을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아깝다는 생각에
미루고 미루다 막판에 처리하는 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Write off를 하면 당장 내일부터 그 회사는 미수금에서 나타나지 않으니
별도로 명단을 작성하여 더 이상 거래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데도
어떤 세일즈맨은 모든 걸 잊고 같은 거래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기울이고
때로는 그런 일로 파트너와 충돌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을 마무리할 즈음 기계에서 돌가루와 함께 나온 물을 저장했다
돌가루는 가라앉고 물만 위로 남도록 만든 물탱크의 펌프가 고장 났다는 연락이 왔다.
여러 가지 점검한 결과 물속에 잠겨있는 펌프의 회전부분에 뭔가 낀 것 같아
물을 퍼내고 확인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돌아서는 데 다른 한 친구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한 곳의 전기가 안 된다는 설명을 한다.
스위치 Panel이 들어있는 박스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거기에 내가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 컴퓨터가 갑자기 화면이 켜지질 않는다.
Battery가 거의 방전되어 충전기를 꼽았는데 갑자기 먹통이 되니 당황스럽다.
에궁~ 이것저것 골치가 아프다.
점심에 모임도 있고 해서 오늘은 좀 쉬자며 도망치듯 회사를 탈출
점심 모임 끝나고 운동을 하는데 피곤함 때문인지 발걸음이 참 무거웠다.
드라이버의 헤드가 자꾸 고꾸라지고 다른 클럽들도 자신감을 잃어 볼의 방향이 제각각이다.
내가 이럴 때 잘 하는 거 ‘그래 오늘은 열심히 걷는 것으로 만족하자’
걷다보니 온도가 그리 높지 않은데 땀에 제법 많이 났다.
샤워를 하는데 몸에 땀이 많아 맨 물에도 비누칠 한 것 같이 미끄럽다.
내일은 금요일이라 주급을 계산해 주는 날
거기에 오늘 마무리 하지 못한 물탱크 펌프에 전기 Panel 작업까지 하려면
쉽지 않은 하루가 될 것 같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낮에 문제라고 생각했던 노트북 컴퓨터가
저녁을 먹고 찬찬히 확인하니 스스로 업그레이드 하다가
Battery가 방전되어 All Stop 되었던 것 같다.
충분히 충전을 하니 한 참을 혼자 업그레이드 하더니 괜찮아 졌다.
한 가지 일은 줄어 다행이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