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60일째, 2016년 3월 6일(일)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260일째, 2016년 3월 6일(일) 애틀랜타/맑음
오늘은 아침에 온도가 그리 낮지 않아서 확인도 안 하고 골프장으로 갔다.
하지만 가는 중에 온 이 메일을 도착해서 보니 30분 Delay, 이해 할 수 없지만 어쩌겠어.
천천히 준비하고 시간이 남아 거의 40분 동안 치핑연습을 했지
다음 주 토너먼트를 준비하는 거라고나 할까?
시간이 돼서 출발했는데 8번 홀 그린에서 퍼팅을 하고 있는데
나와 함께 골프하던 부부가 지나가다가 차를 멈추고 나를 기다리더라고
남자분이 지난 1월에 7번 홀 그린 근처에서 사고 나신 분이거든
일하던 친구가 핸드폰을 바라보며 급히 운전하다가 앞에서 오는 그 분을 못 보고
정면으로 들이받고 도망가듯이 사라진 사건인데 그분이 충격에 조금 다쳤거든.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데 본인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그런 줄 알아야지.
암튼 그 분이 다음날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는데 한 달 정도 쉬라고 했더라고
하지만 한 달 반이 넘도록 나타나지를 않기에 소송을 했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만난 사람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으니 모른거지.
하지만 그 분 아들이 변호사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
“좀 어떠세요?”
“아직도 조금 좋지 않아. 종아리까지 아파서 걷는 운동도 못하고 있지”
“클럽하우스 하고는 이야기가 잘 되었나요?”
“난 모르지 뭐, 클럽하우스하고 할 이야기도 없고, 변호사가 인슈어런스 회사랑 알아 하겠지”
소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지
기분이 묘하면서 그 분이 다시 보이더라고
통상적으로 크게 다치지 않으면 적당히 넘어가는 게 일반적인 우리네 삶이잖아
소송을 하고 그러는 것은 African American 들이 많이 하는 거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하거든
그 분 재산도 넉넉하고 골프는 엄청 좋아하시는데 소송 중이니 골프는 못하고 있는 거지 뭐
나랑 골프하는 안 사장에 따르면 Gym에서 만났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암튼 골프하고 싶어서 몸이 얼마나 근질근질 하겠어
당분간 보기 힘들 것 같고 나중에 얼마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겠지
오늘은 골프 볼 22개를 모았지
요즘은 골프를 하는 건지 아님 골프 볼을 주우러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
특히 color 볼을 보면 어떻게든 주우려 하는 것이 수집광이 된 것 같아
우리 클럽에서 나 만큼 많이 걷는 멤버는 없는 것 같거든
그러니까 어느 위치에 볼이 많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지
때로는 일부러 그 방향으로 샷을 하기도 하는데 그게 쉽지 않잖아
웃긴 건 그 방향으로 가면 볼을 잃어버릴 확률이 많은데
그럴 땐 보내려 하는 곳을 잘 가는 게 참 이상해
오늘도 두어 번 그랬는데 한 번은 내 볼은 찾지 못하고 엄한 볼만 여러 개 수집했지
운동을 끝내고 모은 볼을 가방에 넣고 오는데 묵직하더라고
한 달 정도 모은 볼이 100개도 넘는데 좋은 것만 몇 가지 볼을 정해놓고 모으는 것이니
만일 보는 대로 모두 모았으면 그 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에 클럽하우스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Togo 해 왔다.
샌드위치는 오늘 저녁에 먹으려 했던 것이고 샐러드는 내일 점심이다.
저녁에 옥수수 스프를 끓여 샌드위치와 먹었다.
오늘도 하루 참 잘 보냈다. 그치?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