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오렌지
송삿갓
2016. 4. 4. 21:06
오렌지
난
정말 울보인가봐
오렌지 두 개라는 글을 보고
그만 눈물이 왈칵
그래
그랬지
넌 정성스럽게
오렌지 주스를 만들었지
내가
운동을 마치거나
사랑을 나누고
목이 마르다 할 때면
“오렌지 주스 오케이?”
갑자기
입 안에 침이 고이는 게
몸에 소름이 돋으며
모든 근육이 수축되지
“그럼, 당연히 오케이”
그래
그랬지
난
네가 만든 오렌지 주스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료가 되었고
오렌지색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색이 되었지
길을 가다가
오렌지색 운동화를 신은 사람만 봐도
반갑고
쇼 윈도우에
걸려있는 옷만 봐도
뛰어가 사고 싶을 정도로
오렌지색 셔츠에
오렌지색 벨트를 매면
그 날은
기분이 절로 좋아져
식당에서 보는
물김치도
빨간색이 아니라
오렌지로 보여
나에게
오렌지는
바로 너 거든
나
참 바보지
네 바보
April 4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