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316일째, 2016년 5월 1일(일) 애틀랜타, 흐림/비

송삿갓 2016. 5. 2. 09:31

천일여행 316일째, 201651(일) 애틀랜타, 흐림/

 

한국에서는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는데 오늘이 그 5월의 첫 날이다.

늘 그랬듯이 오늘도 원래는 아침 일찍 걸어서 운동을 하려했다.

하지만 아해의 권유도 있었고 몸을 너무 혹사 시키는 것도 같은데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카트를 타기로 하였다.

오늘 함께 한 친구들은 지난 일요일 함께 하였던 예전의 이웃이자 치과의사 Roy Moscattini

Roy의 오랜 친구이자 나랑 자주 어울렸던 내과의사 Randy Cronic이다.

RoyDuluth1층짜리 조그만 건물을 두 개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는 자신의 치과 Office로 사용하고 다른 하나는 Randy에게 세를 주었다.

그러니까 RandyRoy 건물의 세입자이면서 바로 이웃에 병원을 함께 하며 자주 보는 사이다.

 

내가 Randy를 알게 된 것은 Roy 때문이기도 하지만

워낙 골프를 좋아해서 예전에는 일년에 몇 번씩은 어울렸었다.

그는 조지아에서 태어나 대학교까지 마치고 의대(의대는 어디인지 모름)를 나와

조지아에서 병원을 개업하고 있으면서 예전에는 AtlantaPro FootballFalcon

Team Doctor도 했었고 Duluth에 있는 Atlanta Athletic ClubMember

가끔은 그곳에 가서 함께 골프를 하기도 했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했었는데 몇 년 전에 심장병으로 Bypass 수술을 받은 후

예전 같지 않게 거리도 줄고 Detail도 줄었지만 여전히 잘 즐기는 친구로

내가 알고 있는 백인 중 가장 매너 좋은 친구의 하나다.

지금도 여전히 가끔은 우리 클럽에 와서 골프를 하는데 나와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하다

오늘 Roy와 함께 8Tee Time에 있는 것을 보고 내가 Join하여 만나게 되었다.

오랜 만에 만났으니 반갑게 인사를 하곤 셋이 어울리며 즐거운 오전을 보냈다.

뒤에서 둘이 따라오는 것도 있었지만 조금 빠르게 진행한 덕분에 18홀을 끝냈는데 3시간 40

 

15번 홀 하고 있는데 Roy가 다음 주에 골프 하느냐는 질문을 하며 함께 하자고 한다.

걷기로 한 나로서는 약간 난감함 표정을 짓고 있는데 Randy

예전처럼 함께 잘 어울리자는 추임새로 함께 하기로 결정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Roy, Paul, ,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간 정 상무 등이

자주 함께 하다가 Roy는 여행이 많아 자주 빠지고 Paul은 클럽을 집어 던지는 등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분위기를 험악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통에

정 상무가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자연적으로 판이 깨졌던 것 같기도 하다.

Roy 이야기가 지난 수요일에 골프를 하려했지만 티타임이 마땅찮아

조금 실랑이가 벌어져 Paul이 불같이 화를 내서 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이러다 일요일에 다시 Paul도 나오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

심성이 참 좋은 친구인데 공이 잘 안 맞거나 진행이 밀리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클럽을 집어 던지거나 막말을 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장하여

즐겁자고 시작한 골프가 눈치를 보는 것이 싫어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다.

서로 기피하기 시작한 이후로 Roy가 다시 뭉치려는 시도를 했지만

내가 거부하는 바람에 이루어지지 못하여 한 동안은 Paul이 나만 보면 외면하는 사이가 되었다.

다행이 지금은 만나면 'Hello' 정도의 인사는 하지만 함께 골프를 하지는 않는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와서는 빵을 구워 치즈와 쨈, 해바라기 Butter를 발라 에스프레소와 먹고

따스한 홍삼차를 마시곤 낮잠을 잤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왜 그리 정신을 못 차리겠는지, 이거야 원······

자고 일어났는데 부슬부슬 비가 내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둥번개가 치더니

하늘이 뚫린 것 같이 소나기가 한 참을 퍼 붓는다.

 

저녁은 어제 사 온 냉동생굴을 녹여 굴전, Brown 버섯을 프라이팬에 굽고

오치무침, 배춧국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저녁을 만들어 먹는 사이 비는 그치고 맑은 하늘에 햇님이 인사를 하여

소화도 시킬 겸 동네를 한 바퀴 걸었다.

그랬더니 다시 배가 고프네·······

뱃속에 손님이 오셨나?

 

4월의 마지막부터 시작해서 5월의 시작가지 이어진 주말 잘 보냈다.

그리움은 겹겹이 쌓여만 가는 데 말이다.

하늘에 대고 조용히 외쳐본다.

보고 싶다. 마니마니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