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358일째, 2016년 6월 12일(일)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천일여행 358일째, 2016년 6월 12일(일)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며칠 동안 침대위에서 자맥질 하듯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함이 덜 풀려 고생을 했는데 어제 저녁은 약 먹고 제대로 푹 잔 것 같다.
8시간을 넘게 누워 있으면 대게의 경우 옆구리가 쑤시고 아파서라도
창을 비추는 아침 햇살에 일어날까 말까를 망설이며 뒤척였을 텐데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시 잠에 들기를 반복하다 7시 30분 가까이 털고 일어났다.
오늘 하루와 시작의 첫 인사는 에스프레소였고 다시 자리에 누워
물에 빠져 퍼덕거리는 닭과 비슷하게 침대위에서 게으름을 폈다.
이상하게 배도 고프지 않고 마냥 쉬고 싶었지만 먹어두는 것이 잠자는 것에 도움이 될 거라는
조금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생각이 들었지만 빵을 몇 조각 구워 먹었다.
그리곤 다시 침대로 가서 잠을 잤나?
오후가 되었는데 잘 기억나질 않는다.
다만 다시 일어나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인절미 몇 개를 잘 구워 간식으로 먹고
나갈 준비를 서둘러 PGA super store로 향했다.
원래는 내일, 월요일에 가려고 했던 것인데 너무 집에 있으면 몸이 처지고 갑갑할 것 같아
클럽의 그립을 갈기 위해 차를 출발시켰다.
어제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의 드라이버 샷의 볼이 뜨질 않고 낮게 날아가는 것은 물론
아이언 샷에서 볼이 잘 안 맞는 이유가 몸이 좋지 않은 것에 그립이 닳아 미끄러지는 것 같은
느낌에 월요일 그립을 갈 계획을 생각했었던 것을 오늘 가게 된 것이다.
드라이버와 3번 우드, 60도 로브웨지는 지난번에 갈았지만 아이언은 몇 년 전에 사용하다
안 사장이 몸을 위해서라도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사용해야 한다는 충고에
혹시나 더 잘 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잘 치고 있던 스틸샤프트 아이언을
창고에 보관하다 지난봄에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습하고 더운 곳에 보관을 하다 보니
고무 그립에 손상이 있는 듯하여 잘 맞지 않으면 ‘그립을 갈아야 하나?’하는 생각을 했지만
괜찮은 것 같아 그냥 사용하다 여행을 다녀와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갈등을 하였던 터였다.
참 마음이라는 게 이상한 것이 어제는 앞뒤 가리지 않고 월요일에 갈아야지 했던 마음이
오늘 Store에 도착해 백에서 클럽을 꺼내며 그립을 보고 만지는데
‘아직은 괜찮은데, 괜해 몸이 그러니까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미심쩍은 갈등을 순간 했다.
4, 5번 하이브리드, 샌드와 갭 웨지, 5번부터 피칭웨지까지 6개, 합계 10개의 클럽을
들고 샵 안으로 들어가며 ‘또 안 맞으면 갈등하는 엄한 이유를 만들지 말고 갈자’는 다짐.
클럽을 맞기고 우선 아해의 클럽을 보기시작 했다.
어느 클럽이 좋을지 둘러보는데 아이언과 하이브리드, 페어웨이 우드에 퍼터까지
세트로 판매하는 제품이 많이 있었다.
아마도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고민하지 않도록, 아니면 더 많이 판매할 요량으로
세트를 구성해 놓아 많은 참고가 되었다.
다만 회사마다 그리고 모델마다 구성을 조금씩 달리해서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하였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걸을 때 머리에서도 땀이 많이 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모자가
꽉 막혀 열기가 발산하지 않아 더 많은 땀이 모자 속에 고여 힘들게 하기도 하여
구멍이 많은 모자를 한 개 사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챙이 넓은 모자 한 개가 구멍이 있어 걸을 때는 주로 그것을 쓰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칠 때 카트를 타면서는 챙이 넓어 불편했는데
2주 전부터 안사장이 PGA Superstore에서 샀다며 쓰는 모자가 마음에 들어 오늘 샀다.
그립을 바꿔 달라고 Drop할 때 Receipt에 내일 찾아가라는 메모를 보지 못하고 기다리다
나오면서 클럽을 Pick-up 하려했더니 ‘내일’이라 하기에 ‘내가 왜 이러냐?’하며 나오려는데
일하는 친구가 한 개만 하면 다 되니 기다렸다 가지고 가란다.
집으로 와서는 누룽지를 끓이고 스팸을 프라이팬에 굽고 오이무침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잤다.
참 오늘 많이도 잔다는 생각을 했지만 샵에 갔가 나올 때 살이 다시 아픈 것으로 보아
오늘 푹 쉬자는 생각을 다시 하였다.
어제 밤에 플로리다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총격사건이 있어
50명이 죽고 53명 다쳤다며 거의 모든 뉴스가 하루 종일 틈만 나면 현장을 연결하였다.
범인은 아프카니스탄계 이민 2세로 무장을 하고 문 앞을 지키던 경관에게 난사하여 뛰어들며
300여명의 춤추고 있던 사람들에게 난사를 한 후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사살되었다 한다.
오늘 현재 테러로 규정하고 있지만 단독 범행인지 아님 공범이 있는지 수사 중이라는 소식이다.
하지만 부모는 동성연애에 대한 혐오감으로 그랬을 것이라는 국제테러와 무관함을 설명한다.
오바마 대통령까지도 애도를 표하며 철저히 수사를 할 것이라는 약속 하는 담화를 발표하였다.
돼지고기야채볶음, 김치, 김, 콩나물북어국, 현미밥으로 저녁을 먹고
나를 가장 나른하게 하는 듯한 라벤다를 푼 욕조에 들어 앉아 땀을 흘렸다.
30, 40대와는 다르게 욕조에 그리 오래 앉아 있지 않지만 적지 않은 땀에 나른함을 즐겼다.
땀을 흘리고 나오니 오후에 퍼부었던 소나기로 젖어 있던 도로는 바짝 말라
지는 근처도 지나가지 않은 것처럼 된 것을 보고 더운 열기의 오늘 온도를 짐작케 한다.
그래도 해는 저물고 기온은 떨어지며 자동차 행렬이 뜸해지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나를 위해서 오늘 하루 참 잘 보냈다, 그치 않니?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