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404일째, 2016년 7월 28일(목)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천일여행 404일째, 2016년 7월 28일(목)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어제는 밤에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이상하기만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 토너먼트 때문은 아닌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건 모르는 일
내가 그렇게 부담을 느끼고 있나?
한 참을 뒤척이다가 11시를 훌쩍 넘겨서 잠에 든 것 같다.
어제 닭백숙을 먹고 나중에 수박 먹은 것 때문인지 자주 깨고 고민하다가 화장실에 가고
그러길 몇 번 하면서 ‘아침은 한 시간 늦게 일어나야 하겠다’는 마음에
아해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같은 시각에 울렸다.
‘한 시간 더 자겠다’고 징징대며 눈을 감았는데
‘아! 이런 게 소통불량이구나’하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3~40분은 더 잔 것 같다.
다시 울린 모닝콜에 몸을 일으켜 순서가 뒤죽박죽된 상태로 출근 준비를 하니 더딜 밖에
토너먼트 때문에 저녁 먹을 시간이 마땅치 않아 간식까지 준비하느라
한 시간이면 족한 출근 준비가 거의 20분이 더 걸렸다.
물론 아침 스트레칭은 천천히 꼼꼼히
지난 일요일에 9홀만 걷다 중단 한 이유가 힘이 들어서 이기도 하였지만
어떤 홀에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상한 자세의 무리한 스윙에 허리에 무리가 간 것 같았다.
걸으며 오른 발을 디딜 때 오른쪽 허리가 따끔한 것이 ‘조심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월요일에 운동을 쉬고 화요일과 어제 걸을 때 다시 통증이 있더니
오른쪽 등에 담이 든 것처럼 통증까지 더해져 기분이 좋질 않았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허리에 파스를 붙이는데 똑바로 하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이래서 혼자 사는 사람은 힘들다니까’하는 투덜거림이 절로 나왔다.
어찌어찌 겨우 파스를 붙이고 나오려는 데 간식으로 프라이팬에 올려놓은 가래떡이
까만 옷을 입고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부린다.
‘에궁~ 혼자서 하는 일이 그렇지 뭐~’
‘탄 부분만 잘 떼면 먹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자위하며 컨테이너에 담아 출발~
아침 출근해서 어제 하던 일을 계속하는데 회사 시스템에 거슬리는 것이 많이 눈에 띤다.
나는 문제가 있어도 일관성이 있으면 관대한 편인데
벌집 쑤셔 놓듯 우왕좌왕, 이리저리, 산만한 것은 잘 넘어가지 못하는 편이다.
Liana나 Jonas는 그런 나를 알기에 주의를 하지만 때로는 대충 되는 대로 하다가
나한테 걸려 논쟁을 하거나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한두 개 달라 진 것을 아무 말 않고 지나가니 점점 많아져
이제는 잔디가 잡초 밭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 졌다.
출근하기를 기다려 Liana와 Christian 푸닥거리 한 판 하였다.
아마도 며칠 묵묵히 일하는 나 눈치를 보다가 오늘 살풀이로 편해졌을지도 모른다.
가능한 직원들이나 Jonas 불편하게하지 않으려 고민하며 노력하는데 오늘은 조금 미안한 마음.
‘내가 자주 자리를 비워도 큰 문제 없게 하기 위해서는 이래야 한다’며 나를 위로한다.
오전 중에 제법 바쁘게 일을 하고 점심은 어제 클럽하우스에서 Togo 해왔던 샌드위치에
아침에 집에서 가지고 온 빵을 구워 잼을 발라 먹었다.
나는 역시 기름과는 친하지 않은지 프라이팬에 태우며 구워왔던 떡은 몇 조각 먹으니
기름에 부담을 느끼는지 속에서 잘 받지를 않아 먹다 말았다.
있다 게임을 할 때 배가 고프면 더 먹으려는 생각도 해 본다.
한 참 바빠야 하는 월말이지만 왜인지 많이 한가한 편이라 오후의 사무실은 고요하기까지 하다.
물론 공장의 사람들은 대부분 밖으로 일하러 나갔기에 조용할 밖에 없지만
사무실까지 조용하니까 조금은 허전한 마음까지 들기도 하였다.
덕분에 점심을 먹고 조용하게 쉬면서 오후에 있을 토너먼트에 대해 생각하고
잠깐 눈을 붙이는 기회도 되었으니 그리 나쁘게만 생각 되지는 않는다.
두 시를 조금 넘기면서 사무실을 나선다.
골프장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옷 갈아입고 준비하려면 두 시간도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토너먼트가 끝났는데, 졌다.
크게 못한 것도 없는데, 졌다.
물론 몇 홀에서 어처구니없는 퍼팅을 하긴 했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더블보기는 한 개
대부분 보기를 하면서 내 핸디를 쳤는데 결과는 졌다.
홀 매치 플레이가 이렇기는 하더라도
이를 어처구니없다고 해야 할지 아님 사기를 당했다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상대는 핸디 19, 나는 15로 4 홀을 줘야 하는데 모두 비겨서 그 홀을 모두 졌다.
7&6, 6홀을 남기고 7홀을 져서 12번 홀에서 경기는 중단 되었고
그만 할까 하다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18홀까지 플레이를 했는데
핸디 15인 나는 정말 15오버, 핸디 19인 그는 12오버, 계산상으로 그냥 맞쳤더라도 3홀 진거다.
상대가 잘 쳐서 지는 것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건 뭐랴 해야 하는지 표현이 안 된다.
암튼 시합을 마치고 배가 고프기도 하고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에 샤워도 않고 집으로 내려왔다.
집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 다 되어간다.
4시 5분에 시작하고 중간에 비가 와서 20여분 쉰 것을 생각하면 빨라도 엄청 빠르게 끝낸 거다.
집에 와서 초간단 저녁을 먹었다.
삶은 콩과 호두, 요거트 만을 넣어 갈아 마실 것을 만들고
빵 두 쪽을 구워 한 쪽에는 치즈를 다른 한 쪽은 해바라기씨 버터를 얹어 먹었다.
샤워를 하고 수박을 먹으려 했지만 급히 먹은 초간단 저녁이 배가 부르고
시각이 9시를 넘겨 더 먹는 것을 사양하고 잠잘 준비를 한다.
조금 더 시간을 보내가 먹은 것이 어느 정도 내려가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겠다.
비까지 맞으며 토너먼트를 했더니 몸이 많이 고단하다.
오늘 잘 잤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