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436일째, 2016년 8월 29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6. 8. 30. 09:40

천일여행 436일째, 2016829() 애틀랜타/맑음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듯 아침엔 바람이 선선하다.

낮의 온도는 오늘도 90도를 넘긴다고는 하지만 살갗을 스치고 얼굴을 부비는 아침바람은

마음엔 선선함을 몸에 닭살을 돋게까지 하는 것이 여름과 이별 준비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며칠 째 속이 좋지 않았고 어제 토너먼트로 두통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잠자리에 들 때 미리 두통약과 위장약을 먹어 그런지 몇 번 깨서 뒤척이기는 했지만 잘 잤다.

참 이상한 것이 잠을 제대로 못 이룬 날보다 잘 잤다고 생각하는 아침이 몸이 더 무겁다.

너무 늘어져 잠에서 깨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더 걸려 그런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반응이 늦은 내 몸이 게으름을 피워 그런가?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시작한 월요일 아침,

마음은 여행 떠날 준비에 분주하지만 쇼팽의 야상곡을 들으며 차분한 하루를 준비한다.

음악을 듣다가 맴맴 하는 매미소리, 하늘에 흩뿌리는 그림을 그리듯 자유로이 나는 잠자리

파란하늘의 도화지 밑 부분을 넓게 장식하는 짙은 녹색의 우거진 숲

나는 거기서 하늘을 날 듯 천천히 눈길을 이리저리 옮기며 자연을 즐긴다.

모두 상상이지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린다, 피아노 소리에 따라······

 

MS International이라는 우리에게 자재()을 공급하는 회사가 있다.

이전 회사를 할 때 제일 많이 거래한 중국계 회사였지만 지금 회사를 시작하고는

거래량이 많이 줄었는데 아무래도 이전 회사로 우리 정보가 넘어가는 것을 우려해서였다.

이후에 그 회사의 Main Owner가 몇 번은 바뀐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Engineered Stone, 그러니까 사람이 만드는 돌 중 하나인 Quartz라는 것 때문에

조금씩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거래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 회사의 SalesmanKevin이라는 친구가 오늘 아침에 Sample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왔다.

조지아에서 Fabrication 관련 자재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가 최근 파산선고를 하고

청산을 위해 4백만 달러나 되는 재고를 Auction으로 판다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재고가 4~5년이 되어 크게 쓸모 있는 것은 없고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것도

2015년 재고라서 값어치 있는 것은 극히 적다고 한다.

그 회사가 파산을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Partnership인데 사장이 무계획하게 사람을 쓰고

직원관리를 소홀이 해서 그렇다고 한다.

조금 장사가 되는 듯 하니까 Salesmen 많이 고용해서 필요이상의 Commission 주고

Sales Manager로 여자 Director를 한 명 고용했는데 이 사람 씀씀이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보통은 출장을 가면 일반적인 방을 쓰는데 이 여자는 꼭 스위트룸에서 자고

식사도 거창하게 먹으면서 물 쓰듯 회사공금을 지출했다고 한다.

물론 사장도 벤츠를 타면서도 테슬러 같은 새로운 기술의 차가 나오면 서슴없이 샀다고 하니

 

꽤나 오랫동안 사업을 하고 규모도 상당하여 웬만해서는 버틸 수 있었을 텐데

어지간히 펑펑거리며 비용을 지출한 것은 물론 재고로 잠자고 있는 자금이나

그것을 관리하는 인력이나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야기를 듣는 Jonas우리는 Kenny 때문에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속으론 뜨끔했을지도 모르지만 얼마나 기억하고 조심할까?

암튼 그 친구 우리와 거래를 더 하기 위해 왔지만 적절한 타임에 경고성 이야기가

아주 적절한 타임이었다고 생각하며 고맙기까지 하였다.

 

점심은 지난 금요일 클럽에서 Togo한 샌드위치를 먹었고

퇴근길에 떡집에 들려 몇 가지 떡을 사고 추가로 선물을 받고

Costco에 들려 Walnut, Almond, 위장약인 Nexium을 사고 두통약을 Pick up했다.

집에 와서 9층에서 운동을 하곤 저녁은 누룽지, 카프레제, 오이무침, 스팸 등으로 차렸다.

속이 계속 불편해서 Nexium을 먹었더니 조금 편해지기는 했는데

저녁을 먹고 났더니 눈꺼풀이 내려 앉아 도저히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아무래도 오늘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나보다.

 

월요일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이제 여행이 3일 남았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