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479일째, 2016년 10월 11일(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6. 10. 13. 03:47

천일여행 479일째, 20161011() 애틀랜타/맑음

 

삼성이 결국 Note 7을 생산·판매는 물론 단종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한다.

방수·방진, 홍체인식에 보안폴더라는 새로운 기술로 중무장하고 화려하게 데뷔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최고의 제품으로 등극하더니 두 달 만에 하야를 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물러 날 것이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누군가 스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나 <Note>라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이미지 손상은

어떻게 회복할는지 참 딱하기도 하고 10년을 넘게 고생해서 쌓아 놓은 탑에 흔들거리게 되었다.

Recall로 바꾼 Note 7도 환불을 하거나 다른 제품으로 바꿔준다고 하는데

나는 어떻게 하지?

바꿀까, 말까?

바꾸면 뭐로 바꿀까?

갤럭시 7엣지? 아님 이번 새로 나온 LG?

암튼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볼 문제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면서 처음으로 긴바지를 입었다.

하도 춥다고 난리를 치기에 그동안 즐겨 입었던 반바지를 배신하고

지난 이른 봄부터 자리만 차지하던 긴바지를 간택해서 입고 나갔는데

온도는 낮지만 조금 성급했었나?’ 할 정도로 그리 춥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암튼 추위에 대비해 단단히 챙겨 입고 사무실에 출근해서 시스템 백업과

한 대 남은 컴퓨터 Set-up을 확인하곤 클럽으로 향했다.

늘 하던 대로 그릴에서 사과와 바나나, 커피를 들고 장도의 연습장으로 향했다.

연습하는 위치가 반대 위쪽으로 갔기 때문에 한 참(그래 봐야 5)을 걸어 올라가

연습 볼 몇 개 두드리고 있는데 Jim이 와서는 "Today Start is Meadows"

나 원 참, 오늘까지 Stables로 알고 있었는데 Meadows로 가라 하니 괜스레 더 먼 것 같은 느낌

아무도 없는 연습장 중앙을 가로질러 내려오니 오영록 사장이 맨 손 체조를 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 역시도 Stables로 기대하고 있다가 반대로 가라니 투덜투덜

에궁~ 내가 투덜거리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드라이버와 3번 우드의 샷 방법을 바꾼지 2~3주 되었는데 아직도 안정화 되질 않아 기복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자신감을 잃을 때도 있어 흔히 하는 말로 무너지면

와르르 해서는 갈팡질팡, 종잡을 수 없이 헤매다 정신 차리고 보면 손가락을 꼽으며 타수를 센다.

, 지난 주말이 그랬다는 거고 오늘은 그런대로 선방

 

운동을 마치고 샐러드 Togo 해 와선 점심을 먹고 Christian 컴퓨터 교체하는 것으로

일단 사무실 컴퓨터 작업은 마쳤고 백업 용 컴퓨터와 서버 정리하고

어제 주문한 파트만 와서 조립하면 당분간 컴퓨터와 씨름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게 내가 예상한 대로 잘 될지······

 

한 참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는데 공장에서 일하는 리더 중 한 친구인 Luis가 와서는

다른 팀의 일하는 자리에 AirLeaking 한다고 이른다.

짜슥, 문제가 되면 지가 손보면 안 되나?‘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터, 따라 가서 확인 하고는 바로 작업모드로 전환

후다닥 해치우긴 했지만 손에 기름 잔뜩 묻어서 비누칠해서 빡빡 닦아야 했다.

 

에궁~ 그런데 기름 묻힐 일이 하나 더 남았네

Push Cart 살이 부러져 다른 것에서 빼서 바꿨는데

Balance가 안 맞아 구를 때 조금 뒤뚱뒤뚱,

오늘도 뒤 따라 오던 오영록 사장이 뒤에서 보니까 오른쪽 바퀴가 좌우로 흔들리네

, Balance가 안 맞아 불편하신가 봐요. 살이 또 부러지면 그 때야 손볼까 합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그것을 그대로 사용할 사람이 절대 아니지

살이 세 개나 부러져 잠자고 계신 바퀴에 다른 것을 끼웠지만 역시 뒤뚱뒤뚱 춤을 춘다.

궁리 끝에 예전에 사용하던 바퀴 중 성한 것을 골라 바꿔 끼웠다.

왼쪽은 검정색, 오른쪽은 은색, 참 보기 힘든 Push Cart가 되었다.

그나저나 Balance 안 맞아 빼 놓은 바퀴 두 개는 어떻게 맞추나?

자동차처럼 납덩어리를 붙일 수도 없고, 쯔쯔쯔

 

비즈니스 세계는 참 잔인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아침 뉴스에 삼성이 Note 7을 중단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전화회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오면 바로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메일이 도착했다.

정말 무슨 흑막이 있는 거 아녀?‘

 

아해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이라 늦지 않게 자도록 하기 위해 조금 더 빨리 퇴근했다.

집에 와서는 아해와 잠시 통화를 하고 잠자리에 든 후 집안 청소를 하였다.

며칠 전부터 양쪽 화장실과 식탁, 거실의 주로 앉아 있는 곳에 먼지가 많은 듯하여

날 잡아 청소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던 터라 저녁 모임에 가기 전 결행하였다.

오늘이 CBMC 월례모임이고 스와니지회로부터 받은 Check을 전달해야 될 것 같은데다

이번 달이 아니면 년 말 혹은 년 초에 이어 2월까지 미뤄 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가게 되었다.

 

오늘 모임에서 계속 여기를 나와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식사기도를 하는 회원은 지난 허리케인인 Matthew가 지나간 지역을 모두 훑고 지나질 않아

오늘의 강연을 준비한 회원은 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내용을 다 이해도 못한데다

준비도 제대로 하질 않아 우왕좌왕 하더니 시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뭘 이야기하는지 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시간만 길게 잡아먹고 말았다.

 

창조과학이라는 주제를 설명하는 것인데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못해 틀렸고

DNA는 변형될 수 없으므로 '하나님이 각기 다른 DNA로 만물을 창조한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글쎄 내가 과학자가 아니라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연역법이던 귀납법이던

자신이 생각하는 종교의 주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조금은 억측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암튼 준비 소홀로 허둥대다 시간도 초과해서 마치는 것에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북미주CBMC 20년사>>2015년에 편찬하면서 내가 편찬위원 중 한 명 이었다.

그런데 편찬을 마치고 책이 나왔음에도 아무도 챙겨 주질 않아

지난 주 현 회장에게 오늘 모임에서 한 권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회장의 답변은 10권을 받았는데 내가 마지막 한 권의 주인이 되었다며

오늘 전달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오늘 모임에서 받았다.

그런데 현 회장이 웃지 못 할 행동을 하였다.

나중에 확인하니 나에게 건네 준 책에 본인의 서명을 해서 준 거였다.

순간 왜 거기에 자신의 서명을 해서 주지?’ 했지만 이유를 알 수가 없고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하니

그동안 나에게 준 모든 책에 본인이 저자가 아님에도 서명을 해서 준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 사람 정말 자기 이름 내기를 좋아 하는 구나하는 것과 함께

총연에 이야기해서 다른 책 한권을 받아야 하겠다.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거반 10시 내가 생각했었던 것 보다 2~30분 늦었다.

에궁~ 내가 이래서 저녁 모임에 나가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갔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