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582일째, 2017년 1월 22일(일) 애틀랜타/흐림, 비

송삿갓 2017. 1. 23. 09:46

천일여행 582일째, 2017122() 애틀랜타/흐림,

 

630분 모닝콜에 기상

아침 우유, 스트레칭

일기예보에서 오후 130부터 비가 올 것으로 예상

운동 시작이 850,

18 홀을 걷는데 3시간 30분 예상, 1220분 마칠 예정

비 오는 것과 관계없이 운동 가능 판단.

 

730분 집 출발

골프장으로 가면서 아해와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당황하기는 했지만

한 바탕 얼굴을 적시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개운해졌다.

 

810분 골프장 도착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이 한적하다.

 

820Push CartClub Bag을 올려 준비를 마치고

Mug Cup을 들고 Grill을 향해 걸었다.

 

830

화장실에 들렸다가 Grill에서 커피, 사과, 바나나를 챙겨 나오면서 천천히 사과를 먹는다.

 

835분 연습장에 도착

연습장에 아무도 없고 Starter도 보이지를 않는다.

밤사이 비가 많이 왔는지 연습장의 조금 낮은 곳에 물이 고여 있다.

 

845분 간단하게 연습을 마치고 1번 홀로 이동

그 때까지 Starter는 나타나지 않는다.

 

850분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조금 걸어가는데

나 다음 타임인 9시에 이름이 올라 있는 한국인 의사 YJ Lee가 티 박스에 나타났다.

 

1번 홀에서 세컨 샷을 하고 출발하자마자 뒤에서 티샷을 하여 뒤에 볼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하면서도 첫 홀이니 그러겠지하면서 앞으로 나간다.

 

퍼팅을 마치고 그린을 막 벗어나는데 샷을 하는 소리에 이어 떨어지는 소리도 난다.

잠깐 ‘2번 홀에서 기다렸다 Pass true 시켜 줄까?’ 했지만 뒤로 처지는 것 같아 그냥 진행

그린에서 퍼팅을 하고 있는데 티 박스에 올라와 이리저리 움직인다.

뭐 바쁜 일이 있나?’

 

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세컨 샷 할 때 즈음 티 박스에 나타나기에

이제 거슬리게 하지 않으려나?’

 

6번 홀 세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가 벙커에서 네 번째 샷을 하는데

뒤에서 볼을 때리는 소리가 또 난다.

뒤를 보니 신경 쓰지 말라는 듯 손을 흔든다.

의사라는 친구가 뭐 저래?’ 하면서도 마무리하고 7번 홀에 도착

 

티 박스에 섰는데 그린 가까이에 한 사람이 개를 데리고 노는 듯이 뭔가를 던지며 움직인다.

오늘 왜 이런데?’ 하면서도 세컨 샷 할 때는 나가겠지하며 드라이버 티 샷을 하고

볼이 있는 곳 까지 도착해도 앞에 있는 사람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금 기다려도 뭔가를 던지며 못 본체 한다.

"Hey! Get out!" 하며 소리를 치는데도 한 번 뒤를 보고는 그냥 놀이를 계속한다.

몇 번 같은 주의를 주자 개 인줄 알았던 조그만 아이를 안고 뭐라고 하며

느릿느릿 내 쪽으로 걸어온다.

너무 천천히 걸어 뒤를 보니 티 박스에 YJ Lee가 내 쪽을 바라보며 서성인다.

아이를 안고 한 참을 걸어오던 사람이 뭐라고 했냐?“ 묻기에

여기는 놀이터가 아니니 나가라고 하자 천천히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걸어간다.

에궁~ 골프장 안에 사는 사람이 왜 저런데?’하면서 기다렸다 그린을 향해 세컨 샷을 하였다.

클럽을 가방에 넣고 막 출발하려는 데 볼 때리는 소리가 나더니 바로 내 뒤에 떨어진다.

뒤를 바라보니 “Sorry!" 하더니 그냥 걸어 내려온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다시 쳐다보는데 딴청을 부린다.

이제 너무 신경이 쓰여 기다렸다 한 마디 해 주고 싶지만 음료를 파는 Mary Ann이 와서 포기

그린에서 뒤를 보니 뭔가 불만이 많다는 듯 짝 다리를 짚고 바라보고 있다.

 

8번 홀, 3번 우드 티샷이 훅이 나서 왼쪽에 떨어진다.

뒤가 신경이 쓰여 참 불편하다.

칩샷을 하려는데 티 박스에 와서는 좌·우로 서성인다.

갑자기 심통이 일고 오기가 생겨 보라는 듯이 천천히 움직인다.

퍼팅 준비를 할 때나 퍼팅 자체도 신중을 기하는 척 느리게 플레이를 한다.

전반 9 끝나면 기다렸다가 Pass 시키면서 주의를 줘야지하는 생각을 하며 9 번 홀로 이동한다.

 

전반을 마치고 느린 동작으로 화장실을 다녀와 10번 홀로 이동하는데

뒤를 따르던 사람은 나타나지를 않고 앞에 한 쌍의 남녀가 보인다.

아마도 1번 홀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와서 내가 도착할 시간이 안 되었다 싶어

한 팀을 넣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예정보다 늦게 마칠 수도 있을 것 같네하며 비를 걱정한다.

그런데 걷는 스타일이 남자는 곽 회장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세컨 샷을 하고 앞으로 가는 데 앞 팀의 남자가 손짓을 하는데 곽 회장이다.

에궁, 내가 올 시간에 맞춰 나오셨구만하면서 세 번째 샷을 하고 그린으로 가며 인사를 한다.

송 사장! 내가 메시지 보냈는데 못 받으셨나?”

네 제가 운동하는 동안 전화기를 가방에 넣어 잘 못 듣습니다.”하며 Mrs. Kwak에게 인사한다.

Mrs. Kwak은 플레이는 하지 않고 남편이 치는 볼과 Cart 운전을 위해 나왔단다.

Mrs, Kwak 하는 말 혼자 나간다기에 안쓰럽고 불쌍해서 같이 나왔어요

아마도 나에게 걷고 있느냐는 메시지를 보내고 그렇다고 하면 혼자 나오셨을 텐데

내가 응답이 없으니까 도와주시려고 함께 하신 것 같다.

18홀을 끝낸 시간이 1230, 예정했던 시간보다 10분 더 걸렸다.

 

샤워를 마치고 차로 나오니 약간의 빛방울이 맺혀있었다.

어제 저녁에 비가 많이 왔는지 대부분의 벙커는 빗물에 쓸려 함몰 되거나

꼭 그랜드 캐년의 계곡처럼 깊은 물골이 나 있었고 어떤 곳은 물이 찰랑찰랑 하였다.

페어웨이의 대부분은 물이 흥건하여 카트나 발이 빠지는 곳이 많았지만

지난 2일 아해가 코스를 걸으며 푹푹 빠졌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위안을 삼으며 물이 덜 한 곳을 찾아 걸었다.

 

오후에는 Atlanta Falcons의 풋볼 Playoff 경기를 TV로 봤다.

며칠 전부터 난리를 쳤는데 안 보면 내일 할 말이 별로 없거나 슬슬 피하기 싫어 열심히 시청

게임 직전에 유리냄비에 담가놓은 황태를 게임의 전반이 끝났을 때 끓이기 시작했다.

약한 불로 오래 끓이니 집 안에 약간의 고린내가 나는 황태 냄새가 구수하게 느껴진다.

중후반에 들어설 때 본격적으로 황태콩나물국을 끓이면서

며칠 전 삶아 놓은 배추를 길게 찢어 들기름과 된장을 넣고 무쳤다.

저녁상은 여러 가지 잡곡을 넣고 해 놓았던 반반현미(쌀과 찹쌀),

콩나물북어국에 배추무침, 멸치볶음에 지난 금요일 박일청 사장 집에서 가져 온 녹두전

TV를 보면서 천천히 우아하게(? 꼭꼭 씹었다는 의미) 잘 먹었다.

 

게임은 애틀랜타가 일방적으로 이겨서 2월 첫 일요일에 있을 수퍼볼에 진출하였다.

그나저나 그 때 나는 한국에 있을 텐데 조금은 아쉽다.

며칠 전 리쿼 스토어를 하는 후배가 애틀랜타가 수퍼볼에 진출해서 덕 좀 보자고 했는데

그 친구가 희망한 대로 되었으니 장사 잘 되기를 바라야 하겠지?

 

설거지를 하고 밥솥에 남은 밥 퍼서 냉동실에 얼리고, 내일 먹을 도시락 준비하고

캐나다 산() Maple Tea를 만들어 저녁을 쉬었다.

어제 저녁을 먹고 집 안에 있는 모든 불 다 끄고 있을 때 아해에게서 전화가 와서

그러지 말라고 했었는데 오늘 운동하러 갈 때 또 같은 주문을 해서

오늘은 환하게 불 밝히고 캄캄해진 숲을 보며 차를 음미하였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