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633일째, 2017년 3월 14일(화) 애틀랜타/비, 흐림
천일여행 633일째, 2017년 3월 14일(화) 애틀랜타/비, 흐림
아침 온도가 그리 심하게 낮지는 않았는데
바람이 불고 가랑비가 내려 운동하러 갈 상황으론 좋지 않았다.
하지만 Eric이 나온다 하여 고민하면서 어차피 오늘의 일기예보대로 내일과 모레 아침 춥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 운동한다는 것은 포기해야할 것 같아 클럽에 전화를 걸었다.
"TPC Sugarloaf, This is Ryan, may I help you"
"This is Kenny Song"
"Good morning? Are going to cancel tee time? Oh, no!"
"Raining and gust"
"I know. Thank you for calling it, stay warm"
"Okay, I will"
"Thanks"
오늘 Tee sheet를 보니 서너 그룹밖에 없는데
일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어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
조금은 미안함이 있지만 혹여나 몸이 상할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Cancel 전화를 했다는 것에 내 자신이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아무런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도 않는
한굯식 표현으로 ‘No show'가 심한데 ’나라도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실천에 혼자 뿌듯했다.
그러나 저러나 어쩌나?
별로 할 일은 없는데 사무실에 하루종이 있어야 하니 그것도 고역 일게다.
오전에 적당히 자리를 지키다 퇴근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갑자기 집 욕조의 꼭지에서 물이 새는 것이 생각 났다.
매일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을 때마다 ‘고쳐야지’하는 생각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날을 보내고 있다가 오늘 갑자기 ‘고칠까?‘
사무실을 나서는데 잠시 햇살이 바치면서 ‘운동하러 가도 되겠다’는 갈대 같은 마음이 든다.
그 만큼 운동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Tools를 모두 챙겼지만 차 방향은 클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았는데 차창에 맺히는 빗방울로 인해 다시 마음을 바꾼다.
‘방향을 북으로 잡았으니 PGA Super Store로 가자’
아해의 Push Cart에 나사 하나가 빠져 달아나 선생이 하나 끼워줬는데
녹이 슬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받아 위치를 확인하고
매뉴얼을 뒤져 맞는 Screw를 찾으려 했지만 Sun Mountain Home Page에도 매뉴얼이 없다.
PGA Super Store에 가서 직접 실물을 보고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도착해서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아 물으니 Screw의 Size를 알려준다.
바로 Home Depot로 달려가 제대로 찾았다.
그러는 사이 자동차 Insurance회사의 appraiser에게서 전화가 와서 한두 시간 내 오겠단다.
때문에 집으로 향하려던 방향을 사무실로 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도착해서는 사고 난 부분을 꼼꼼히 확인하며 사진을 찍고는 돌아갔고
지난 번 Costco에서 샀던 생생면우동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공장 두 Crew 중 하나의 Leader인 Cesar가 나를 찾았다.
“지난 주 주급 계산에 똑같은 Size의 집 Inatall에 왜 금액이 다르냐?“
Invoice에 확인해 보니 정말 그랬다.
Liana가 식사 중이라 바로 확인 할 수가 없었기에 기다려야 했다.
그녀가 돌아와 다시 조정하라 지시하곤 얼마 지나지 않아 퇴근하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뭘 먼저 할까 하다가
Bath의 꼭지에 물이 새는 것을 먼저 하기위해 뜯었다.
그랬더니 웬걸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지더니 해체하니 물이 더 많이 샌다.
당황하면서 이것저것을 해 보아도 멈추질 않는다.
일단 물을 잠그고 1층에 내려가 Plumber를 소개해 달라고 하니
3년 전까지 이 건물에서 일했다는 Handymen의 연락처를 준다.
전화를 했더니 두 시간 안에 도착하겠노라는 대답을 듣고 안심을 하였다.
만일 내일 혹은 그 이후에 온다고 하면 상당히 곤란할 뻔 했다.
아해와 통화를 마치고 9층에 내려가 운동을 거의 마칠 무렵 그가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내려오니 통화했던 사람과 조카가 문 앞에 도착해 있다.
집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현상을 보더니 문제가 무엇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어쩌면 나와 통화를 하면서 자신이 예측했던 문제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욕조의 수도꼭지 안에 고무 Gasket이 있는데 뜨거운 물을 사용하다보면
Gasket이 열의 영향을 받아 얇아지는 등으로 변형이 되어 물이 새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갈아주면 되는데 Part 값이 $165 정도 되는데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새것으로 갈라”고 했더니 Homedepot에 가서 사오겠다며 Tools 가방을 두고 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 온 Part을 보여 주더니 20여분도 안 돼서 마친다.
참 어이가 없어서,
알기만 하면 이렇게 간단한 것을 몇 달을 물이 새게 만든 것은 물론
화장실에 앉아 있거나 밤에 잠을 자면서 화장실 문이 열려 있으면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저걸 언제 손 본 담?’하며 고민 했으니 말이다.
내친 김에 Sink 배수구의 음식물 거르는 것이 오래되어 사무실에서 새것을 가지고 와
오늘이나 내일 바꾸려 했던 것을 해 줄 수 있느냐 물으니
‘of course!'
먼저 있던 것을 풀어내려는데 너무 꽉 조여져 있어 조카와 둘이 한 참을 끙끙대더니
오래 사용하여 낡고 이물질이 많은 헌 것을 쓰레기통에 과감하게 버리고
내가 건네 준 새것으로 교체하는 데 20여분,
나름 완벽하게 일했다며 자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연락하고
집 안의 어느 것이든 다 할 테니 언제든 찾아 달라며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불한 금액이 부품 값을 포함하여 $240,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고마움과 이런 걸로 몇 달을 끌었다는 탄식이 교차하였다.
그들이 일을 마치고 떠난 후 보니 뒷마무리는 깔끔하지 않은 것을 보고
‘그리 큰일을 부탁할 사람들은 아닌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럼에도 뭔가 문제가 발생해 급히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알았다는 것에 큰 만족
저녁으로 먹을 무국을 데우기 위해 Cooktop에 올려놓고
일을 위해 옮겼던 Sink 밑에 있던 물건들 중 버릴 것은 버리고 나머진 정리하고
그들이 어지럽힌 잡다한 것들을 치우며 저녁 준비를 완료하였다.
준비래야 있는 녹두전, 소고기야채볶음 데워 따스한 무국과 함께 식사를 하고는
카모마일 차에 멜론으로 디저트로 저녁을 마쳤다.
원래 오늘 CBMC 3월 모임이 있는 날이었지만 날씨도 추운데 늦은 시각까지 있어야 하는 게
내키지 않은데다 목욕탕의 수도꼭지와 Sink 수리하는 것을 핑계로 가지 않았다.
물론 일을 마친 시간에라도 갈 수도 있었지만 그냥 건너뛰는 것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 클럽에서 전화가 왔었다.
실은 내일 아침 8시 30분인 티타임을 춥다는 일기예보에 Cancel하고
해가 나면 늦게라도 갈 요량으로 11시 20분에 이름을 올렸는데
내일 아침이 추울 것이기 때문에 8시 30분에 첫 시작을 못하니 늦어 질 것 같다는
친절한 안내를 위해서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다.
지금 예보대로 한다면 내일도 운동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오늘 클럽에 운동하러가지 않아 나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뢰로 많은 일들을 하느라 분주하게 지나가는 날이 되었다.
클럽에서 운동은 못 했지만 나름 알차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