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635일째, 2017년 3월 16일(목)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635일째, 2017년 3월 16일(목) 애틀랜타/맑음
일기예보 상으론 오늘이 꽃샘추위의 고비라고 한다.
오늘 오후부터는 좋아지기 시작해
내일 아침 다시 조금 춥고 금요일 오후부터는 풀린다는 예보다.
에궁~
내내 춥다가 내가 따스한 곳으로 여행 한다고 하니까 풀리고······
크게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다.
아침 출근길에 어머님과 통화를 하는데 목소리가 가라앉으셨다.
놀라서 물으니 오늘 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 하신다.
안방의 이불빨래를 했더니 다리가 많이 아파 약을 먹고 쉬시는 중 이란다.
어머님 입에서 ‘이제는 안 되겠다’라는 말씀을 종종 듣는다.
작년 까지만 해도 “하는데 까지 해 보겠다“, 혹은 ”이제 얼마나 더 하겠니?“였는데
정말 “봄·가을로 다르다”는 것을 어머님을 통해서 깨우치지만
마땅히 도울 방법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늘 여행을 가기에 앞으로 2주 동안은 통화가 원활하지 않을 텐데
그 말을 하기위한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어찌하랴!
여행은 이미 정해진 일정이고 가능한 전화를 드려야지
오늘도 어제와 같이 클럽의 Gym에서 Treadmill을 걸었다.
도착했을 때 여전히 차가 많아 테니스 코트를 봤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제 보다는 Gym에 사람이 많았지만 그래도 여유는 있어 바로 시작할 수 있었고
운동을 마치고 나올 때쯤에서야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전부 여자인데 골프를 하는 여성 멤버들에 못지않게
테니스 패션쇼를 하는 것 같은 화려한 차림에 복장이다.
‘무릎이 견뎌 주려나?‘하는 괜한 걱정을 해 본다.
내가 할 수 없으니 그러는 것 같다.
샤워를 마치고 샐러드를 Togo해서 사무실로 내려오는 길에 메가마트에 들려 부추를 샀다.
H-Mart에서 샀던 것처럼 깨끗이 씻고 정돈되지 않은 두 단인데 양이 제법 많다.
사무실로 돌아와 공장식구들 주급 계산을 하며 Jonas와 검토를 마치고
월말까지 발행해야 하는 Checks을 모두 발행하고 Togo한 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Christian과 Liana의 점심시간 동안 사무실을 지키다 Liana가 돌아 와서야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치즈와 아보카도에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마시고 나서야
고단함이 조금 진정되었다.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면서 며칠 전 건조기에 널었던 빨래를 개서 정리하고
다 돌아간 빨래를 말리고 마지막 짐을 싸기 시작했다.
큰 가방 두 개에 각기 50파운드,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하나둘 씩 늘어나다 보니
한 쪽은 무게가 초과, 다른 한 쪽은 조금 여유가 있어 바꿔치기 등으로 한도에 맞췄다.
짐 정리를 마쳤을 때 다시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급도로 피곤해졌다.
우유에 시리얼에 이어 멜론까지 먹고는 잠시 쉬니 다시 좋아졌다.
집에 도착했을 때 공기정화기가 정신없이 돌아가 전원을 껐었는데
앞 뚜껑을 열고 가장 앞에 있는 필터는 물로 씻고 다음 것은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털어내곤
물기가 빠졌을 때 다시 조립하였다.
나가기 전에 우동이라도 먹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아 포기,
집안 정리를 마무리하고 이를 닦고 옷을 입는 등 치장을 마치고 집을 나섰다.
Marta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는데 한 시간
국내선 청사에서 국제선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사이
밤사이 별일 없었는지 궁금해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또 왜 전화했느냐며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는 데 목소리가 어제보다 맑아지셨다.
그리곤 “애비야! 어제 신경질 내서 미안하다”
“아니예요, 어머님이 저한테나 하셔야지 누구한테 그러시겠어요”
“아니다. 먼 데서 전화한 사람에게 그래서 미안하다”
오늘 아침에 어머님과 통화하면서 약 잘 챙겨 드시라고 했더니
“아픈 사람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라”며 투정을 부리셨다.
‘얼마나 아프면 그러셨을까?’하며 충분히 이해를 했는데 어머님은 걸리셨던 모양이다.
“병원에 잘 다녀오세요”
“그래 그러마, 미안하다. 애비야!”
Air France Ticketing 창구에 도착해 Check in을 하고 가방을 부치며
Korean Air Mileage로 바꿔달라니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 잘 될지 모르겠단다.
한 번도 그냥 해주는 경우가 없는 것에 뭐라던 대꾸도 안 하고 지켜 서 있었다.
하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자기는 못 하겠으니 Gate 앞에 가서 바꾸라며 카드를 거네 준다.
받아 들고 짐을 부치는 데 집에서는 0.5파운드씩 넘던 무게가 둘 다 정확하게 50파운드, 통과
물론 안 된다면 대한항공 모닝캄 멤버이기 때문에 10Kg을 더 보낼 수 있다고 하려했는데......
다음은 드디어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Security 검사
정말 아무것도 지니지 않도록 내 스스로 꼼꼼히 확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Scan Machine이 놀고 있는데 TSA직원들이 잡담을 하며 늦장을 부린다.
여기는 미국, 사람들이 끈질기게 잘 기다리기만 할 줄 알았는데 줄이 길어지자 어떤 사람이 항의,
담당 직원은 "Thank you"하고는 무시한다.
Scanner 앞에 있는 여자 직원은 상당히 뚱뚱한 African American,
늦장과 허세를 부리는 전형적인 타입으로 보인다.
한 참을 기다려 차례가 와서 기계를 통과하자 옆으로 서란다.
‘에궁, 왜 나는 한 번도 그냥 지나치는 적이 없나’
오늘에서야 느낀 기분이 내가 동양인이라 그런 것으로 생각되었다.
서서 뒤로 돌아서라기에 방향을 틀었더니 사타구니부터 발목까지 손으로 훑어 내린다.
다른 때 같으면 사전에 양해를 구하더니 오늘은 그런 것도 없이 후루룩~
그리곤 "Ok, you can go"
Laptop과 운동화 가방 등 모든 짐을 들고 의자로 와서 주섬주섬 챙기고 있는데
한 여자가 'TSA Atlanta's Comment'라고 쓰여 있는 Box 앞에서 뭔가를 열심히 쓴다.
아마도 ‘느리고 불편하고, 불친절하고‘ 하는 등의 내용을 쓸 것으로 추측이 되었다.
잠시 뒤 옆에 온 일행의 남자가 뭐를 쓰는지 한 참을 보는데도 아주 길게 뭔가를 쓰더니
카드를 하얀 Box에 넣고 투덜거리며 간다.
‘저런다고 반영은 될까?’
암튼 준비했던 모든 짐을 잘 부치고 잘 들어 왔다.
시간은 거의 두 시간이 남아 있고 배고 약간 고프기는 하지만 이제 비행기만 타면 간다.
파리에 도착하면 날이 바뀌어 있겠지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