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54일째, 2017년 7월 13일(목) 애틀랜타/맑음, 저녁 서너 차례 소나기

송삿갓 2017. 7. 14. 10:02

천일여행 754일째, 2017713() 애틀랜타/맑음, 저녁 서너 차례 소나기

 

쥐락펴락

EricConcentrate이 필요하다며 나와 골프를 할 때 Hole Match를 원하였고

언젠가부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경쟁을 하려든다.

대체적으로 내가 이기는 편이지만 가끔은 지기도 하는데

몸이 안 좋거나 특별히 잘 안 되는 날 그가 이기기도 하는데

그에게 지는 것이 썩 좋지는 않지만 가능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지난 주 목요일과 이번 주 화요일 연달아 그에게 지고 나니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있고 그도 나를 만만히 보는 것 같아

오늘은 내가 이겨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쥐락펴락 하다가 말도 못하게 꾹 누른 날이 되었다.

이렇게 표현하면 오만하다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토너먼트 하듯이 지키는 플레이를 하면

내가 이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늘은 그런 플레이를 했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안 사장도 비슷하게 시작해서 시간이 지나고 너무 지키는 골프를 하는게

실력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여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니

안 사장이 이기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나를 만만하게 보기 시작했다.

하루 날 잡아 바짝 붙이다 보니 중간에 그렇게 죽이자고 달려들면 어쩌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안 해, 더 이상 송 사장이랑 Hole Match 안 해!!”라며 중간에 포기한 일이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더 이상은 나에게 달려들지는 않지만 여전히 은근히 경쟁하는 것을 안다.

알아도 그냥 눈감아 주는데 조금 밀아 부치면 역시 토너먼트 플레이어는 달라하며 포기한다.

 

다시 오늘로 돌아와

1번 홀 내가 이기고

2번 홀 그가 이기고

3번 홀 비겨서 All square,

승부처는 4번 홀이 되었다.

 

그가 먼저 티 샷을 했는데 땅에 깔리며 물로 사라졌다.

내가 편하게 이길 것으로 생각하고 드라이버 티 샷, 페어웨이 중앙에 잘 날아갔다.

이어 그가 다시 드라이버 티 샷, 역시 힘이 좋아 내 볼보다 30여 야드는 더 갔다.

내 두 번째 샷,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페어웨이,

그의 네 번째 샷(티 샷을 두 번 했기에 네 번째) 페어웨이

내가 2 Stroke을 앞서고 있기에 세 번째 샷이 그린에 꼭 못 올려도 된다.

해서 안전하게 한 클럽 짧은 것 잡고 세 번째 샷을 한 게 화근이었다.

그린 앞에 떨어져 왼쪽으로 Bounce 하더니 그린 앞 Creek에 빠졌다.

Eric의 다섯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서 이제 상황이 같아졌다.

Creek 앞에서 Drop하고 다섯 번째 샷인 칩샷을 준비하면서 가까이 붙이자는 계획을 세웠다.

거리와 방향을 재서 핀 앞에 떨어뜨려 세우는 작전,

준비하고 샷,

볼이 1 Bounce를 하더니 홀로 그냥 들어가서 파,

Eric이 놀라며, "Wow! せんせい[先生], Okay 1down"

그가 질렸는지 이은 두 홀을 연속 실수하며 6번 홀을 마쳤을 때 3up.

이때부터 쥐락펴락이 시작되었다.

한 홀을 내 주면 다음 홀에서 받는 등 2~3up을 유지하다

14번 홀을 마쳤을 때 4up이 되어 나머지 홀을 모두 내주어도 비기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서움을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15번 홀에서 끝낼 작정을 세웠다.

비기기만 해도 Match는 내 것이 되기 때문이었다.

드라이버 티 샷, 비슷한 방향의 5야드 정도 차이,

그와 나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옆에 떨어지다 그가 칩샷 콘테스트한다.

그건 내가 이길 확률이 높지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결과?

나는 파, 그는 보기

그래서 세 홀을 남기고 5up으로 Match를 마치자

Eric"You are my せんせい"하며 넙죽 절하는 시늉을 한다.

나머지 세 홀을 연속 Par를 하면서 8 Over, 80타로 마무리하였다.

아해에게 하는 말 오늘 그 분이 오셨다

 

아침 이르게 사무실에 도착 했을 때 휴가를 갔었던 Jonas가 이미 출근해 있었다.

어제 오후에 도착하여 이르게 잠자리에 들었다 4시 조금 넘겨 일어났단다.

만나자 첫 말이 사무실 에어컨이 안 된다는 것 이었다.

안 그래도 문을 활짝 열고 있는 것이 이상했었지만 그건 그냥 그런 줄 알았다.

공장 사람들이 퇴근하면서 사무실 에어컨 스위치를 내리고 가니

아침에 에어컨이 안 되면 먼저 확인하라고 몇 차례 이야기를 했건만 잊은 거였다.

스위치를 올리러 가니 내가 붙였던 스티커도 없어진 것에 은근 부아가 치밀었다.

오후에 Christian을 통해 확인하니 새로 온 친구가 친절하게 떼어냈단다.

에궁~ 시키지 않은 일들은 참 잘 한다니까

 

운동을 마치고 클럽의 Grill에서 Eric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샤워 들어가기 전에 점심을 Order하러 갔더니 평상시와 다르게 Eric이 앉아

팝콘과 물을 마시고 쉬고 있어 점심을 함께하게 된 것이었다.

Eric은 오늘 Match를 일방적으로 진 게 못내 아쉬웠는지

운동을 마치고 오는 아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친절하게 오늘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Dennis라는 멤버는 너는 왜 KennyMatch를 하느냐?“

안 되었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무실로 내려오는 길에 CPA 사무실에 들려 서류를 전달하고

어제 Insurance Audit 준비 도와 준 것에 감사를 표하였다.

 

LianaJonas가 밀린 일을 마무리하지 않아 내일 Crew Pay Report를 하지 못했다 하고

나는 Sales Commission 계산을 끝내고는 퇴근했다.

그 사이 Sugarloaf Cup Match1차전 상대인 Phil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이번 달 안에 Match를 마쳐야 하는데 본인은 Retire를 했으니 내가 괜찮은 날

며칠을 골라 보내면 자신이 선택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금요일을 제외한 주중이나 일요일 오전이면 상관없지만

다음 주와 그 다음 주 수요일 8:30amTee Time을 예약해 놓았는데

그 이틀 중 하루면 좋겠지만 다른 날이라도 당신이 좋은 날 선택하라는 답신을 보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주 수요일 내가 예약한 시각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메일이 도착했다.

아해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오늘 같은 컨디션이면 좋겠다는 응원을 한다.

내심 나도 같은 생각이었긴 하였지만 그렇게 까지 되겠냐?“며 겸손 Mode.

 

저녁의 메인 메뉴는 동태국? 아님 동태찌개?

아침 출근 전 저녁 메뉴를 생각하며 냉동실을 확인하니 손질한 동태 남은 것이 있었고

무 조금 남은 것을 확인해서 결정한 메뉴였다.

동태를 깨끗이 씻어서 유리 냄비에 넣고 끓이면서 무와 버섯, 양파를 썰어 넣고 끓이다

고춧가루와 소금, 다진 마늘로 양념을 해서 충분히 익혔더니 맑은 국물이 제법 칼칼하였다.

아마도 아해가 준 고춧가루가 매운맛이라 그랬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곤 아보카도와 카모마일로 후식까지 마치곤 편하게 쉬었다.

올 들어 가장 땀을 많이 흘리며 걸어 그런지 몸이 늘어지고 지쳤기 때문에 푹 쉬었다.

오늘 시작할 때 Eric에게 오늘같이 더운 날 걷는 게 건강을 위해 좋은 거냐, 아니냐?를 물었더니

언제든 걷는 것은 건강에 좋은 것이라 했지만 흘린 땀을 생각하면 물을 충분히 마셨음에도

몸이 느끼는 고단함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쉬었다.

아해도 내일 걸으려면 땀이 많이 나고 힘들 텐데 괜찮으려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저녁을 보내는 데 서너 차례 소나기를 퍼 부으며 열기를 식힌다.

그러다 저녁노을도 없이 흐린 하늘로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