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55일째, 2017년 7월 14일(금)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7. 15. 10:09

천일여행 755일째, 2017714() 애틀랜타/맑음

 

마음 따로, 생각 따로, 몸 따로, 손 따로

나이가 들어 갈수록 생각한 대로 마음이 가지 않는 일이 많아진다.

최근 들어 생각한 대로 몸이 움직이질 않는 경우가 많아진다.

오늘도 몸이 하자고 하는 대로 손이 따라 움직이지 못했는데 그런 일이 잦아진다.

 

아침에 출근해서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와 Alarm을 해제하기 위해 비밀 번호를 눌렀다.

돌아서 들어가려 하는데 알람이 해제되지 않아 사이렌이 발광하듯 소리를 낸다.

당황해서 돌아서 비밀번호를 다시 눌렀지만 해제되지 않고 계속 사이렌이 울렸다.

알람 회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를 않는다.

다시 비밀번호를 눌렀지만 사이렌을 꺼지지 않는다.

잠시 뒤 사무실의 전화가 울려 받았더니 알람회사

“Are you okay?"

"Yes, no problem"

"Password?"

"0000(전 회사의 이름이다)“

“Okay"하고 전화를 끊기에 사이렌이 꺼질 줄 알았는데 계속 울리고

당황하니 발작하듯 들렸다.

알람회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한 참 만에 자다 깬 목소리가 들려온다.

"Hello"

“Hello, This is Good and Song inc."

"So?"

"Are you not alarm company?"

"Did you call to office?"

"Yes"

내가 전화 건 번호는 분명 사무실인데 전화를 안 받으니

사장의 핸드폰으로 Transfer 되었나보다.

목소리가 내가 알고 있는 잠자다 엉겁결에 받은 사장이다.

사정을 설명하니 4 Digits Code를 누르라기에 몇 번을 해도 안 된다하니

다른 코드를 알려주기에 눌렀더니 사이렌의 발작이 멈췄다.

 

분명 내가 비밀번호를 눌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손가락으로 눌렀다 싶었는데

다른 번호를 눌렀던 것이 분명하다.

아님 누군가 나 모르게 비밀번호를 바꿨나?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이렇게 생각, 마음, , 손이 따로 노는 횟수가 많아진다.

컴퓨터의 PW, 그리고 어떤 때는 인터넷 뱅킹의 PW

그리고 또 어떤 때는 손으로 쓰는 숫자를

엉뚱한 것으로 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에궁~, 나이 들어가는 것 티를 낸다니까~~~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러 Rocker Room에 들어갔더니 MarkCounter에 있었다.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눈알이 빨갛다.

"What's wrong?"

"Why?"

"Your eyes red"

"Oh, yes. Because my mom past away"

"Oh, Mark, I'm so sorry"

불과 2~3일 전에 연습장에서 이야기할 때 엄마가 아파서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걱정이 되어 엄마가 몇 살이냐고 물어, 88살 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날 만났을 때 내가 "Hello, my brother!"라고 인사를 하니

엄마 다른 형제라며 손을 꼭 잡고 인사를 했었다.

언제나 밝고 명랑하게 멤버들을 맞이하는 그가 나이가 비슷해서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는 나 보다 두 살 많아 더욱 친근감이 들어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오늘 그런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나도 처지가 비슷하다기에 안타까워하며 내가 너무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눈이 더 빨개지며

"Maybe my mom's okay, beautiful life, a lots of good things······"

할 말을 잊지 못하고 서 있자 혼자 조용히 있고 싶다는 말에 자리를 떴다.

 

샐러드를 Togo해 사무실로 오는 길에 이용실에 들려 머리를 잘랐다.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샤워를 마치고 나서도 귀 위의 머리가 말려 올라가는 것이 거슬렸다.

내가 생각하는 이발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사무실로 들어와 점심을 거의 마칠 무렵에 Jonas가 외출했다가 돌아왔다.

자기도 골프를 할 계획이고 클럽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을 곳을 생각한다는 말이다.

전에도 한 번인가 이야기 했었던 곳이다.

주말엔 아이들 때문에 골프를 못 할 것 같고 주중에 할 계획이라며

거래처 손님들과 어울리며 좋겠다는 설명을 주절주절 한다.

아이들 키우며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이 불만인 것처럼 들리기만 한다.

이어 우리가 다시 Bridge Saw를 산다면 Matrix의 것을 살 필요성이 있어

회사를 Contact하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아무런 메시지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Water jet이나 CNC Machine을 사는 것은 어떤지에 대해 내 의견을 묻는다.

이미 여러 차례 설명을 하였기에 우리 정도 규모에서는 절대 필요 없는 기계라고 잘라 말하였다.

이 모든 게 뭔가 일을 저지르고 싶어 근질거린다는 이야기로 들리기만 한다.

또한 자기가 뭔가 많이 고민하고 있음을 털어내고 있는 중이라는 것도 안다.

이미 여러 가지 사고를 쳤기 때문에 내가 있는 한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기도 하다.

 

SalesmenCommission과 공장식구들의 주급 Checks을 발행하여 서명하고는

전화통신 회사에 장문의 편지를 썼다.

아니 장문이라기보다는 내가 잘 하는 1st, 2nd, 3rd 등의 중요 순으로 한두 줄짜리 상황에

요구나 필요한 사항을 정리해서 검토 후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이런 다고 우리가 얻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단지 사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의지를 보였던 내용의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상대방이 충분히 알아듣던 아님 무시하던 별 상관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어려울 때 가장 효과적인 것 이라는 것을 깨우친 거다.

오늘 보낸 것에도 만족할 만한 회신이나 결과가 없으면 다음 투쟁을 위한 것 이기도 하다.

 

마치고 낮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Mark를 위해 짤막한 편지와 $100 지폐를 준비하였다.

내일 만나면 건네 줄 생각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잠시 쉬다가 저녁을 준비하였다.

북어콩나물국, 닭볶음탕, 오이무침, 조개젓, 모두가 집에 있는 것들로 상을 차렸다.

후식은 포도와 아보카도, 배가 조금 부르기는 하였지만

너무 말리는 거 아니야?”하며 걱정하는 아해를 위해서 충분히 먹었다.

 

구름이 잔뜩 낀 저녁에 멀리 숲평선과 맞닿은 하늘은 조금 흐리긴 하지만 노을로 물들었다.

저물어 가는 것이 아니라 꼭 아침의 해가 돋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 이런 풍경 사하라의 아세크렘에서 보았고

알래스카 크루즈 때 빅토리아 호수에서 즐겼던 노을과도 비슷하다.

그 때 하얗게 차려입고 동상처럼 서 있는 사람과 사진을 찍고는

둘이 Hug하는 모습을 보며 순간적으로 살짝 질투를 느끼기도 했었는데·······

 

이번 주 지난 월요일 몸이 조금 아픈 듯해서 약 먹은 것 말고는 잘 보냈다.

이렇게 금요일 저녁을 보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