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777일째, 2017년 8월 5일(토)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777일째, 2017년 8월 5일(토) 애틀랜타/맑음
배가 부르다.
저녁을 먹은 지금 엄청 배가 부르다.
닭고기, 가래떡, 만두, 계란을 넣은 떡만두국
그리고 체리로 후식까지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할 정도로 포만감을 넘어 숨쉬기 힘들 정도로 가득
혼자 있다는 그래도 무의식중에 나를 지배하는 외로움
함께 할 수 있다는 하지만 떨어져 있어 쌓여만 가는 그리움
그걸 달래기 위해서 생각 없이 무작정 먹은 것은 아닌지?
주말에 운동을 마칠 무렵
주중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야할 시간
가 봐야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때로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오늘이 좀 그랬던 것은 아닐까?
뭐~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고는 있지만
집에서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이 길면 뭔가 허전할 것 같음
그러다 나 말고 아해도 같다는 생각에 내 자신을 위로함과 동시에
‘역시 혼자여야 하는 아해는 얼마나 더 힘들까?’하는 안타까움이
하늘에 덩그러니 떠 있는 구름을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우리 나중에 정말 꼭 붙어있자” 다짐하듯 이야기 하던 것도 외로움을 달래는 것
누군가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자체가 늙었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 아니?“
라면서 “젊은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 절대 안 하거든”이라고
수학에서 명제의 증명 풀이하듯 꼭 집어 이야기하던 것과 비슷하다.
함께 운동을 하다가
함께 일을 하다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보금자리라는 곳을 돌아 갈 시각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듯 보일 때
나도 지금 내 집은 아니지만 기다리는 사랑이 있다는 읊조림이
조금은 공허하게 생각 되는 것 또한
집에 가 봐야 혼자라는 무의식이 자리를 하고 있다는 현실
그래서 함께 하고 있는 그 순간에는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은 애달픔
이것 또한 징징징?
내 자신에게 수 없이 다짐한다.
꼭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절대 떨어지지 않고 꼭 붙어 있을 것을 말이다.
오늘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클럽에 도착했다.
언제부턴가 주말저녁이면 I-85 남·북 양쪽이 공사를 하기에
토요일 아침 클럽으로 향하는 길이 좁아져 막히곤 하였다.
400번과 만나는 집 근처에서부터 조금씩 북쪽으로 이동하던 공사연장이
오늘은 지미카터 근처까지 올라갔고
그래서 I-85 북쪽으로 향하는 차와 I-285에서 북으로 가려는 차가 합쳐져 차가 더 많은데다
오늘은 5 Lane 중 4개를 막아 더욱 지체가 되었다.
다행이 조금 이르게 집을 나선 덕분에 크게 늦지 않았는데
I-85를 빠져나가 클럽으로 향하는 Local의 도로를 막았다.
돌아 오히려 북에서 거꾸로 내려오다 보니 마라톤을 한다고 한 쪽 방향을 완전히 막은 것이었다.
적어도 4~50분 전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이 20여분도 못 남기고 클럽도착
연습볼 많이 치지도 못하고 바로 시작해야했다.
그런데 잘 모르는 두 멤버가 우리 시각에 들어 와 있었지만 No show,
Starter John이 예상하길 I-85가 막혀 제 시각에 나타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에게 그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대변하듯 미안함을 표시한다.
안 사장과 정말 오랜만에 둘이 하기에 여유를 부려봤고 매너 길들이기 또한 할 수 있었다.
안 사장도 자기가 잘 안 될 땐 다른 사람 도와주지 않고 먼산 보듯 카트에 앉아 있거나
그린에서도 퍼팅하러 내려오지도 않는 경우도 있는데
둘이만 하니 조금 문제가 있어도 꼬박고박 그린까지 내려와 깃대도 뽑고 디봇 정리도 하였다.
무슨일이 있는지 앞 그룹 또한 두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Yang Kim과 대만사람이라는 Kuo Fang이라는 멤버 둘이 플레이를 하다
그나마도 Back 9에서는 Kuo 혼자 플레이를 하였다.
Kim 선생은 가끔 그러듯 9홀만 치고 그만 둔 게 분명하였다.
12번 홀 Tee Box에 다다랐을 때 김 선생이 조그만 Ice Box를 들고 내려왔다.
"이 때쯤 되면 출출할 것 같아 배달왔어요“하며
Can Cola와 Chip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펩시는 받아 들었지만 칩은 먹지 않고 버릴 게 분명하여 거절하였더니
“대신 안 사장이 두 개 드세요”하며 건네자 안 사장이 받아든다.
하지만 그도 하나는 마칠 때까지 먹지 않아 버리게 되었다.
암튼 마음씀씀이에 고마웠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는 빵에 치즈, 에스프레소로 요기를 하면서
아해에게 징징징
그걸 다 받아준다.
그랬음에도 저녁 식사를 마치곤 배가 부르다며 앉아서는
혼자 처량한 척, 외로운 척, 징징징
나 참 못났다.
그래도 좋다.
이렇게 하루가 또 간다.
징징징
I'm happy.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