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85일째, 2017년 8월 13일(일)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8. 14. 09:29

천일여행 785일째, 2017813() 애틀랜타/맑음

 

오늘은 대놓고 건방진 마음을 드러내야 되겠다.

지난 목요일 마지막 홀에서 Eric이 이겨보겠다고

그린 옆의 벙커에서 그린이 아닌 러프 쪽으로 샷을 하는

흔치 않은 너무 얄팍한 플레이 하는 것에 아해는 확실히 이기라고 조언을 했었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어 시작하면서 오늘은 반드시 이기겠다라는 다짐을 하였다.

물론 골프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절대 약자나 강자가 없지만

실력 차이가 있음을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내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네 번째 홀, 5

내 드라이버 티 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물에 빠졌다.

물론 Eric의 샷은 약간 오른쪽 이기는 하지만 벙커 위 좋은 곳에 있어 절대적으로 그가 유리,

Drop하고 한 세 번째 샷이 오른쪽 나무숲에 들어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Eric의 두 번째 샷은 페어웨이 중앙,

나는 포기하지 않고 네 번째는 칩샷 아웃,

그러는 사이 Eric의 세 번째 샷이 감기며 물에 빠졌다.

내 다섯 번째 칩샷은 짧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Eric의 다섯 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 나와 상황이 같아졌다.

 

내가 먼저 한 여섯 번째 칩샷이 핀에 미치지 못하고 멈추고

Eric의 칩 샷은 핀을 지나 나 보다 조금 긴 퍼팅을 해야 한다.

그의 더블 보기 퍼팅은 홀을 지나 3over, 8

하지만 내 퍼팅은 홀에 들어가 2over, 7

 

전반 9을 마쳤을 땐 all square, 10번 홀 비기고

11번 홀에서 내가져서 1down,

그 상황에서도 오늘은 내가 절대지지 않는다는 생각은 불변.

 

오늘 이상하리만치 드라이버 티 샷이 왼쪽으로 감기는 일이 많았다.

하기야 몸 고단해, 속 더부룩하고 불편해, 살살 머리아파

최악의 조건에서 골프를 하니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12번 홀, 4

1upEric의 드라이버 티 샷이 훅이 나면서 물에 빠진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심호흡을 하고 한 티 샷이 또 감기며 물에 빠진다.

Ericdrop하고 친 세 번째 샷이 원하는 곳에 떨어진 듯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내가 원하는 곳에 떨어졌다.

 

Erip의 네 번째 샷, 그린의 왼쪽에 떨어진다.

갭 웻지를 사용한 내 네 번째 샷, 볼에 충분한 힘을 싣지 못해 그린 앞쪽에 떨어진다.

하지만 Eric은 또 Tripple 보기, 나는 Double 보기로 다시 all square,

내가 이길 것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13번 홀, 4

내 드라이버 티 샷이 또 감겨 벙커로, Eric이 흔들리며 따라왔다.

내가 먼저 한 두 번째 샷인 벙커 샷, 그린 왼쪽 깊은 벙커에 빠져 또 위기를 맞이한다.

그의 벙커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한 페어웨이, 절대적으로 그가 유리하다.

내가 먼저 벙커 샷, 핀을 훌쩍 지나 멈추고

그의 칩 샷은 그린 앞에 떨어졌지만 내리막을 굴러 핀을 한참 지난다.

Eric의 파 퍼팅은 짧아 핀에 한참 못 미쳤지만 다음 퍼팅 잘 해 보기,

나는 Side 내리막 파 퍼팅이 홀이 흡입하듯 들어가 파로 1up

 

14번 홀, 4

그 때가지 사용하던 tee를 버리고 다른 것을 사용하여 티 샷한 볼이 페어웨이 중앙

tee가 영향 있을 리 만무하지만 마음을 다잡기 위한 방법이었다.

Eric은 드라이버 티 샷을 나 보다 30여 야드는 멀리 날린다.

3번 우드 두 번째 샷, 조금 짧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 떨어졌다.

하지만 Eric이 확연하게 흔들리며 벙커로 들어가고

나는 칩 샷에 이어 파로 마무리, Eric은 보기 2up,

15번인 다음 홀에서 드라이버 샷 볼이 또 조금 감겼지만 나쁘지 않은데

당황한 Eric은 확연한 실수로 오른쪽으로 흘러 티 샷을 다시 하고 Double par를 하는 사이

나는 파로 마무리하여 세 홀 남기고 3up, 한 홀만 비겨도 내가 이기는 상황까지 되었다.

그야말로 neck,

다음 홀에서 내가 파를 하고 그 또한 파를 하였지만 2홀 남기고 3up으로 Match는 끝.

나머지 두 홀은 의미가 없지만 나는 파, 파로 Eric은 보기, 더블 보기로 마쳤다.

이겨야겠다고 작정은 하였지만 몸이 좋지 않아 위기가 있었지만 잘 마친거다.

속으로 봤지? 내가 이기겠다고 마음먹으면 이런 거야

Eric이 실력차로 완패하였음을 인정하고 인사를 하더니 전화번호를 묻는다.

그와 함께한 것이 몇 개월 지났지?

한 번도 전화번호를 묻거나 주고받은 일이 없었고

인터넷을 통해 운동할 시간을 정하기만 했었는데

화요일 조직검사 결과 나오면 Text하고, 필요한 것 있으면 연락하자며 묻기에

네 번호 알려주면 전화하겠다며 바로 전화를 걸어 번호를 기록하였다.

한국에서 요즘 하는 말로 <번호를 딴 날>이 오늘이다.

이런 걸 <Being real friend>라고 하는 건가?

 

집으로 돌아와 빵에 치즈, 시리얼을 먹는 사이 세탁기를 세 번이나 돌렸다.

일반 빨래, 손빨래, 흰색 등 구분해서 빨아야 해서 세탁기가 바빴다.

아무래도 다음 주말에 한국을 다녀오고 8월말이나 9월초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요일이 오늘 이었다.

 

누룽지,

다른 때 먹는 것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끓여서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먹었다.

동태찌개와 오이무침이 반찬이었고 후식은 멜론,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 조금이라도 개운치 못한 이것저것 다 꺼내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오늘 일요일의 일과를 마쳤다.

 

내일은 CPA에게도 가야하고 CBMC 박화실 회장도 만나러 가야한다.

지난 번 한인CBMC 북미주 행사에 선물로 주었던 내 책이 한 박스 남았다기에

여기 저기 굴러다닐 것이 걱정되어 받아 올 예정이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