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02일째, 2017년 8월 30일(수)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오후에 비

송삿갓 2017. 8. 31. 09:06

천일여행 802일째, 2017830()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오후에 비

 

휴스톤을 덮쳤던 Harvey가 미시시피와 알라바마로 북상하고 있어

조지아도 영향권에 들어 아침부터 흐리더니 점심 무렵부터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텍사스처럼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을 것 같다는 예보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사무실에 잠시 들렸다 클럽에 도착해 막 연습을 시작하려는데

Jim이 와서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내 비가 내린다는 예보로

대부분의 골퍼들이 취소를 했다며 앞에 Yang Kim이 출발했으니

나도 가능한 빨리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Time940, 20여분 먼저 출발하게 되었다.

하늘을 보니 당장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근히 조급증이 작용해 발걸음이 빨라졌다.

 

7번 홀의 그린에 다다랐을 때 혼자서 Cart를 타고 따르던 한국인으로 보이는 골퍼에게

Pass하라는 신호를 보냈더니 두 번째 샷을 하고 그린 근처에 와서 그린 쪽으로 오지 않고

골프백을 뒤지며 시간을 끌더니 카트를 타고 역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아마도 전 홀에 뭔가를 두고 온 것으로 생각되어 퍼팅을 마치고 다음 홀로 이동하였다.

9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려는 데 아까의 그 사람이 다시 보여 Pass 신호를 보냈다.

첫 번째 드라이버 티 샷이 오른쪽으로 구르면서 도랑으로 빠졌고

두 번째 티 샷을 하고 내려오는 사이 내가 두 번째 샷을 하곤 그의 첫 번째 볼을 건지는 사이

뒤 따르던 사람이 도착하여 볼을 건네주었다.

에궁~ 비가 온다고 모두 취소를 했는데 Single로 나란히 출발한 3그룹 모두가 한국인,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9번 홀을 마치고 샤워에 이어 점심을 Togo해 사무실로 내려올 때서야

약간의 비가 뿌리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앉아 일을 하고 있는데 Jonas가 다리를 절며 들어왔다.

지난 월요일 오른쪽 다리가 아파서 의사에게 간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

괜찮으냐?“고 물으니 의사에게 다녀왔는데 그냥 쉬라는 이야기만 했단다.

Advil로 통증을 달래면서 조심만 하고 있단다.

아마도 체중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할 수 있는 말은

"Take care well"

 

오후 일을 마치고 퇴근하려고 사무실을 나섰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도로는 촉촉이 젖어있고 이동하는 차들은 타이어와 물의 마찰을 일으키며 달렸다.

집에 도착해 아해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발령을 기다리는 마음을 대변하듯

어제보다도 더 수척하고 날카로움을 나타내곤 있었지만

그럼에도 속으로 억누르며 참아내려는 모습이 더 안쓰럽게 보인다.

내가 해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무국 데우고 계란프라이 2, 오이무침에 오징어젓이 오늘 저녁 메뉴다.

후식으론 아보카도를 먹고 저녁을 쉬었다.

 

늦은 저녁으로 갈수록 비구름이 많아지고 짙어지고

일기예보대로 정말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리려나 보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