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36일째, 2017년 10월 3일(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10. 4. 09:17

천일여행 836일째, 2017103() 애틀랜타/맑음

 

쌀쌀한 아침 날씨,

처음으로 긴 바지를 입고 클럽으로 갔다.

첫 타임에 나와 Harrison Park, Dr. Yoon Jae Lee 부부가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이 선생부부는 자주 그렇듯이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고 Mr. Park만 나왔다.

시간이 되어 출발하려는 데 Jim이 오늘 RotationPines-Meadows라고 알려준다.

Meadows의 그린에 모래 뿌리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아침에 도착했을 때 Club House 앞의 그린에 모래가 잔뜩 있었기에 물은 것이었다.

 

Pines 1번 홀을 출발하여 5번 홀 그린에 다다랐을 때 Jim이 오더니

미안하다며 MeadowsPunch & Sand를 뿌렸으니 원하면 Pines를 두 번 돌란다.

내 경우 지금까지 그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냥 Meadows로 갈 마음을 가지고 전진,

하지만 어쩐 일인지 거의 모든 홀에서 난조를 보여 약간의 오기가 발동

Mr. Park에게 Pines을 한 번 더 돌자고 하니 좋다고 한다.

두 번째 돌면서는 나름 평소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5번 홀에서부터 다시 무너졌다.

5번 홀의 좋지 않은 징크스가 있어 그렇지만 다음 홀 부터는 좋아 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 나머지 네 홀에서 난조를 이어가며 좋지 않게 마쳤다.

그러는 사이 Mr. Park이 자기에 대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였다.

집을 Remodeling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고 미국에 오기 전 삼성에서 근무한 것도 알았으며

나이가 내가 예상했던 40대 중반이 아니라 나보다 5살 어린 53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몇 달 전 그가 나와 처음 18홀을 걷고는 너무 힘들다며 접근하지 않더니

오늘 내 시간에 들어 온 것을 보면, 그리고 18홀을 마친 걸 보면 많이 익숙해진 듯하다.

같은 코스 두 번 도니 더 힘드네요하는 말이 두 번째 9번 홀 마칠 무렵이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Togo한 샐러드와 차로 점심을 마치고 오후 일을 하였다.

뭐가 문제가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JonasCesar의 다툼이 있었다.

뭔가 사정이 있는 회사에서 필요한 일을 Jonas는 강권으로 밀어 붙이려 하는 듯 했고

Cesar는 곤란하다는 듯이 회피하려는 행동을 했다.

Jonas는 자기 말을 듣지 않거나 결론을 내지 않고 자리를 피하는 겄을 특히 싫어한다.

몇 년 전 언젠가 나와 논쟁을 하다가 답답해 집으로 가서는 전화를 끄고 잠수를 탄 일이 있었다.

하루 쯤 지나 내가 냉정을 되찾았을 때 사무실로 돌아와 조정하고 타협했는데

이후론 이야기를 하다 내가 자리를 뜨려면 못 떠나게 앞을 가로 막곤 한다.

나는 그가 흥분한 상태에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험한 말 하는 걸 듣기 싫고

그런 상황에 논쟁은 도움이 되질 않기에 서로 시간을 가지려하는 행동인데

그는 내가 떠나면 또 잠수타고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는 걸 두려워하거나

아님 예전에 뭔가 그런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짐작하지만 알 수는 없다.

해서 찾은 방법이 그가 열을 올리며 험한 말을 하면 눈을 감고 마음을 닫아

그의 표정을 보지 않고 그의 말을 담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고 들리는 것을 못 들은 체 하기 쉽지 않아

맛서 같이 소리를 질러 보기도 하지만 그건 직원들에게 못 보일 일이라 그도 그만 두었다.

그리곤 그가 지칠 때까지 보고·듣고 하며 나를 삭히곤 하는데 이젠 그도 피하려 한다.

그럼 어떻게?

멈추지 않으면 자릴 뜨겠다고 아님 어디 가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오라 할 예정이다.

물론 그런 일이 없는 게 제일이지만 말이다.

둘이 한 참 그러는 모습을 바라만 보니 둘이 사라졌다.

참 삶이 수월치 않다.

Cesar를 따라 나간 뒤 한 참 만에 자리로 돌아온 Jonas에게

문제가 해결되었느냐고 물으니 그렇다Cesar가 내일 아침에 가기로 하였단다.

다행이다.

 

오후 일 정리를 마치고 퇴근하려는 데 아해에게서 졸립다며, 자도 되냐?”는 메시지가 왔다.

잠시 기다리라 하곤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통화를 하다 자라하곤 집에 도착,

바로 저녁 준비를 하였다.

연어를 굽고 호박과 두 가지의 버섯만을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오이무침을 추가하여 상을 차려 저녁을 먹고, 후식은 딸기를 먹었다.

설거지가지 마치고 소화시킬 겸 동네 주변을 걷다 들어와 샤워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