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39일째, 2017년 10월 6일(금)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10. 7. 09:28

천일여행 839일째, 2017106() 애틀랜타/맑음

 

연습장에서 New Iron이 기가 막히게 잘 맞는 거야.

! 드디어 내 짝을 만났구나, 다 죽었어!’

 

1번 홀로 이동하니 Fang 부부가 함께하게 되었다.

원래 그들의 시간에 내가 들어 간 거니까 할 수 없다 싶었는데

Dr. Fang이 컨테이너 하나를 꺼내 들더니

"Do you Mochi? It made by Judy"

하면서 모찌 3개가 들어있는 컨테이너를 건넨다.

그리곤 냉동하지 않은 Fresh한 것이라며 자기 아내를 바라보며 설명하는데

순간 멈칫 했지만 고맙게 받아들었다.

내가 모찌 소화를 잘 못 시키는데 이를 어쩐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첫 홀 두 번째 샷을 하고 한 개를 꺼내 입에 물며 천천히 먹어야 한다며

꼭꼭 씹어 그린에 도착했을 무렵에 삼켰다.

정말 모찌나 찹쌀떡에 대한 Trauma가 있어 가능한 피하려 하고

먹을 때는 꼭꼭 씹어야 한다는 주문을 건다.

Iced 모찌는 훨씬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 차라리 얼려 먹기도 한다.

 

오늘 아이언 샷은 연습장에서와는 천지차이로 실수의 종합 선물 Sets.

1번 홀 두 번째 샷을 7번 아이언으로 했는데 짧았다.

2번 홀 두 번째 샷을 5번 아이언이 또 짧았다.

두 번 모두 핀 방향으로 정확하게 갔지만 설계자의 덧에 걸린 셈이다.

3번 홀 두 번째 5번 아이언 펀치 샷은 쌩크가 나면서 오른쪽 숲으로 사라졌다.

6번 홀 두 번째 8번 아이언 샷은 당겨지고 길었다.

8번 홀 세 번째 9번 아이언 샷은 짧아 물에 빠졌다.

단지 4번 홀 다섯 번째 피칭 웨지와 9번 홀 두 번째 6번 아이언 샷만 원하는 거리와 방향이었다.

연습장에서 피칭웨지의 연습 샷은 거의 같은 거리에 비슷하게 떨어졌고

7번 아이언의 10여개 연습 샷은 대충 5야드 범위 내에 모아졌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는데······

암튼 골프는 알 수가 없는 녀석이라니까~

 

Dr. Fang이 준 모찌는 8번과 9번 홀을 걸으며 다 먹고

9번 홀을 마쳤을 때 컨테이너를 돌려줬다.

물론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들었지만 속으론 이제 안 주셔도 되는데······

 

오늘 Dr. Fang의 골프하는 모습에서 부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큰 차이를 발견했다.

샷을 하곤 오른 발을 드는 게 약간 재롱 섞인 꾸러기 같다고나 할까?

나도 아해 앞에선 다른 뭐가 있나?

암튼 둘이 함께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는 의미다.

 

사무실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공장식구들 주급 계산하면서

LuisCesar의 불균형적인 일의 분배에 마음이 조금 편치 않았다.

작년 까지만 해도 수시로 Jonas에게 가능한 균등하게 분배하라는 잔소리를 했고

그래서 노력은 하며 균형을 고려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변명을 하였다.

올 해는 자꾸 의견 차이 보이는 것이 싫어 아무 말 안 하고 두었더니

일을 적게 배당하는 Luis는 늘 모자라 Advanced를 하다 보니 Balance가 많이 높아졌다.

때문에 Cesar는 풍족하고 Luis는 빚만 늘어나는 불균형의 연속이다.

또 잔소리를 해야 하나?

다투며 스트레스 받기 싫은데······

 

퇴근하면서 풍년떡집에 들려 들기름을 샀다.

오늘도 가래떡 한 줄과 먹고싶은 떡을 고르라기에 아해가 좋아하는 콩떡을 골랐더니

제일 비싼 걸 고르네요.”

그럼 다른 거 할까요?”

아니요, 그냥 취미로 하는 건데요 뭐~”

암튼 감사합니다.”

 

집으로 내려오는 길 Lenox Mall 가까이 왔을 때 차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해서 Phipps Plaza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집으로 왔다.

콘도의 바로 옆 3차선 도로를 2개의 차선을 막고 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제일 바쁜 주말에 공사하는 것으로 보아 뭔가 급한 건가 보다.

암튼 집에 들어와 서둘러 저녁을 준비하였다.

호박을 썰어 오늘 사 온 들기름과 새우젓으로 간하여 볶고

씨래기된장국과 갈치구이를 데워 무말랭이와 함께 저녁을

딸기와 차로 편안하게 후식을 먹고는 설거지를 마치고 나갈 채비를 하였다.

간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Phipps Plaza로 가서 차를 끌고 집으로 왔다.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길에서 한 참을 보냈어야 할 시간을 운동한 샘으로 쳤다.

 

요즘은 금요일이 오면 또 그냥 가는 구나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해가 기다리는 발령 없이 지나는 주말이기에 그렇다.

벌써 3개월을 넘게 기다리다 보니 은근 부아가 나지만

방법이 없으니 속절없이 한숨으로 토해도 마음은 편치가 않다.

내가 이럴진대 아해는 얼마나 더 할까?

정말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내가 더 미안함이 크다.

오늘도 저녁달을 그리며 소원일 빌어야 하겠다.

달님! 일하는 사람들 얼른 하라고 똥꼬를 찔러 주세요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