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47일째, 2017년 10월 14일(토) 애틀랜타/오전/대체로 흐림, 오후/맑음

송삿갓 2017. 10. 15. 10:11

천일여행 847일째, 20171014() 애틀랜타/오전/대체로 흐림, 오후/맑음

 

진통, 중독

밤사이 두통에 시달리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약간의 두통이 있을 경우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나면 7~80퍼센트는 사라진다.

몸이 무겁고 여기 저기 통증이 있다가도 골프장으로 올라가 몇 홀을 돌다보면

적어도 7~80퍼센트는 씻은 듯 사라진다.

아니 어쩌면 골프에 집중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거나 약하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고

특히 오늘처럼 코스를 걷는 날은 말끔해 지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물론 걸을 때 무릎이나 등 같은 곳에 갑자기 통증을 느끼긴 하지만 몇 홀 지나면 사라지고

남아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잦아진다.

오늘도 오른쪽 팔목과 엄지 윗부분, 그리고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

Bio Freeze를 바르고 코스에 나갔는데 몇 홀 지나지 않아 느끼지 못했다.

만성처럼 되어 있는 어깨 통증도 미미하다 할 정도로 불편함을 못 느꼈다.

나에겐 스트레칭이나 운동이 분명 진통제 역할을 하는 게 틀림없다.

이게 운동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나?

가끔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있는 대부분의 경우 발을 잘 못 디뎠을 때고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 중 많은 경우 너무 많이 걸어서라는 말을 하지만

그건 거의 무성의한 관심표시 일 경우가 많고 내가 걷는 것에 대한 jealousy 일게다.

 

오늘은 주말이기에 아침에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클럽으로 갔다.

밤사이 꿈에서 아해와 도망을 다니느라 그랬는지 몸이 무겁고 여기 저거 쑤셨다.

연습장에서 샷을 하는데 온 몸에 통증이 있는 듯하고 회전도 잘 안 되며 불편했다.

몇 홀 지났을 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몸이 가벼워지며 마음도 상쾌했다.

뻐근한 허벅지를 통해 느껴지는 쉬지 않고 근육이 생성되는 듯한 묵직한 약간의 통증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물론 끝나고 나서 샤워할 때 느끼는 뻐근함도 아드레날린이 분수처럼 뿜어 올랐다.

내가 운동에 중독 된 건가? 아님 골프에 중독 된 건가?‘

내 스스로의 결론은 아마도 둘 다.‘

 

오늘 골프는 최근 몇 달 중에 가장 편안한 18홀이었다.

특별히 잘 한 것이 아님에도 안정과 편안함, 그리고 안락함까지 수시로 느꼈다.

왜 그렇지?’

골프는 누구와 함께 플레이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누군가에 해당되는 사람이 함께하는 골퍼를 충분히 배려하는 매너다.

오늘 나와 함께 플레이를 MemberSean ShannonKuo Fang이었다.

Fang는 함께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며 그린의 깃대는 항상 자기가 Handling하려는

어쩌면 조금 지나친 배려까지 하기에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않는 멤버고

Sean은 남을 배려하고 친절하기론 Sugarloaf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멤버다.

거의 매주 플레이를 하는 안 사장도 매너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나를 이겨보겠다고 내가 샷을 할 때 슬쩍슬쩍 움직여 시선을 빼앗는 등의 견제를 수시로 한다.

토너먼트를 할 때 전략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멤버도 있고 그 정돈 애교로 봐 주기도 하지만

반복되면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 편치 않음을 느낄 때도 있다.

물론 Eric도 배려하는 마음이 적지 않고 매너 또한 좋은 편에 속하지만

Match Play를 하자는 통에 조심스러움이 많은 편이다.

오늘은 상대가 조금 잘 하면 추임새를 넣으며 칭찬과 격려가 이어지면 편안하게 즐겼다.

해서 두 사람 다 오늘 Perfect Patner...

 

세상에 비밀이란 게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오늘 또 경험하였다.

오늘 원래 안 사장이 내 티타임에 들어 왔고 이어 Mr, Fang에 이어 김호진 사장이 따라왔다.

지난 주 안 사장이 오늘 회사의 손님이 있다며 함께 못한다고 나가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김호진 사장도 따라 나갔다.

원래 김 사장이야 나와 자주 하지 않은 사람이라 안 사장이 없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다음 날 보니 안 사장이 손님과 함께하는 시간에 이름이 들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때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안 사장의 자리에 하나 비었으니 따라 들어갔겠지.

오늘 아침에 연습장에서 김호진 사장을 만났다.

티 타임에 들어왔다 나간 게 미안해 그런지 묻지 않은 말을 한다.

송 사장님과 함께 하려고 했는데 안 본부장이 손님이 2명 오는 데

거기서 함께 하자기에 옮겼습니다. 미안합니다.“

순간 안 사장에게 드는 생각

이 사람 봐라. 자주 플레이를 하는 나한테는 물어 보지도 않고 사람을 빼가?‘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

그래 내가 편한 골퍼는 아니지. 자기와 비슷하거나 못하는 사람이 쉽겠지.

그래 끼리끼리 편하게 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만 유쾌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대신 Sean과 편안하고 즐겁게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또 새긴 것 불가근불가원

 

집으로 돌아와 카프레제와 차를 마시면서 아해와 영상통화를 하였다.

둘의 간절한 공통 희망은 내주 중에 발령 나는 것인데 그럴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

내가 통화가 끝나면 저녁음식을 만들기 위해 마늘을 깐다고 하니까

귀찮지 않아? 깐 마늘도 있잖아하는데

나는 이상할 만치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 등의 부엌일 하는 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주변의 사람들이 혼자 사는 내가 거의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면 하는 말

대단하다.”

당연히 내가 할 밖에 없기 때문에 기왕 하는 거 즐기자는 생각을 하지만

그 이전에 내가 해 먹고 치우는 게 편하고 즐겁기까지 할 때가 많다.

물론 사람이기에 가끔은 굼뜨게 움직일 때도 있지만 잠시 그러다

게을러지면 안 된다는 다짐을 하며 후다닥 해 치우곤 한다.

그런 것은 타고났기 보다는 어릴 적부터 요리를 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몸에 입력 된 것 같다.

운명이란 게 있다면 내 음식을 즐기는 아해같은 사람을 위해서 훈련되었다고 해도 기분 좋다.

마늘을 한 공기 까고 어제 산 인삼을 잘 다듬고 씻어 불린 찹쌀을 품은 닭과 함께

압렵밥솥에 안쳐 30분을 끓이다 불을 끄고 20분 추가로 끓이면 닭백숙 완성,

무짱아지, 생 고추와 쌈장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는 자몽과 차로 후식, 그리고 설거지.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