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058일째, 2018년 5월 13일(일)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8. 5. 14. 09:45

천일여행 1058일째, 2018513() 애틀랜타/맑음

 

어제 조금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녘 깨서는 한 참 잠을 이어가지 못하고 뒤척였다.

그 순간 이렇게 자다 깨서 뒤척이는 것을 보니 시차적응이 되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약을 먹고 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다 깨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잠에 빠질 정도로 고단함을 느꼈는데 오늘은 조금 다르기에 그런 생각을 하였다.

두세 번 반복하다 결국 Amazon Tap을 전화기와 Link하여 나윤선 음악을 틀고

1시간 Sleep mode로 듣다가 어느 순간에 다시 잠들었다.

나중에 팔목에 찬 Gear를 보니 마지막에 1시간을 잤다고 표시되었다.

아해가 골프를 하고 있었기에 Alexa에 알람 Setting하고 자다 모닝콜에 몸을 일으키는데

약간 묵직했지만 그런대로 움직임이 나쁘진 않았다.

 

일요일 이른 아침의 I-85 North는 차가 많지 않고 오히려 고요하기까지 하였다.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다 요즈음 내가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하는 게

혼자 살기에 외롭고 몸부림치도록 힘들어 하는데 그걸 감추기 포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념에 빠졌다.

가끔은 나도 내 맘을 모르기에 나 자신을 위로하고자 하는 포장 같은 것 말이다.

 

일요일 아침에 골프를 하러 달리는 I-85는 깊은 상념에 빠지기에 적당한 조용함에

천천히, 곰곰이 내 자신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한 것인가?’를 되짚었다.

곁에 함께하지는 않지만 아해가 있는 내 삶,

아쉬움에 탄식이 절로 나오긴 하지만 틀림없이 충분히 행복하다.

회사의 일도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마음 한 편을 접으면 큰 문제는 없다.

영업실적이나 Cash flow가 작년과 비슷하여 조금은 불안하지만 현상유지를 하고

큰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니 순풍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불편하거나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들 가까이 가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니

마음 상할 일 없고 상처도 주지 않아 원만하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듯.

전체적으론 나쁜 것을 피하고 마음에서 독을 만들지 않으니 평온함이 충분하다.

그러니 내 생에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는 표현이 도망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아해와 함께하지 못하는 불편 말고는 불평할 것이 없다는 게 확실하다는 뜻이다.

 

그렇게 정리를 하니 몸과 마음이 신선한 공기가 몸속에 들어 간 것 같은 편안함이 가득했다.

오늘은 Amazon Tap을 충전해 음악을 들으며 걷는데 아침에 담았던 신선함을 유지에 도움되어

경쾌하고 날카로운, 남이 하면 얄미울 정도의 No double boggy로 골프를 즐겼다.

가끔 위기도 있었지만 퍼팅으로 잘 마무리하여

아마도 지난 번 아해에게 다녀 온 이후에 가장 말끔한 성적, 9over, 81타로 마쳤다.

내가 생각하는 점수는 12over는 잘 친 것, 15over는 참을 만 하고 17over면 잘 못 친 것이니

9over는 매우 잘 했다고 나에게 칭찬해줄 수 있는 점수다.

거기에 더블 보기가 없으니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날이라 할 수 있다.

 

운동을 마치고 내일 점심을 위한 샐러드를 Togo해 귀가 길에 아해와 보이스 통화

집에 도착해 점심을 먹으며 영상통화, 낮잠에 이어 다시 아해와 영상통화

이런 패턴은 아해와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는 또 다른 행복한 하루다.

4시를 조금 넘겨 잠자리로 향하는 아해와 영상통화를 마치고 혼자 앉아 골프중계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저녁준비를 위해 몸을 일으켰다.

 

멸치가루로 국물을 내고 우렁이, 호박, 감자와 풋고추를 넣은 된장찌개를 끓이다

두부를 추가해 팔팔 끓을 때 부추를 썰어 넣어 마무리,

그리고 연어머리를 오븐에 구워 무생채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자몽과 차로 후식을 즐기며 저녁 시간을 즐기다 설거지와 씻고 오늘 마무리.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