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42일째, 2018년 8월 5일(일)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1142일째, 2018년 8월 5일(일) 애틀랜타/맑음
Roy Moscattini, Paul Ciaramello
두 백인은 한 때 나와 가장 가깝고도 편하게 골프를 어울렸던 백인이다.
Roy야 미국에서 내 이름으로 첫 집을 가졌을 때 바로 이웃이고 지금도 그의 치과에 다니는 등
가장 오래된 백인 친구이니 가끔 만나 골프를 해도 늘 함께하는 것 같은 Best Friend다.
한 마디로 앞으로도 미국에 살면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계속 봐야할 친구라는 의미다.
Paul은 TPC Sugarloaf Member된 후 한 때는 5년을 넘는 동안 거의 매주 골프를 하며
그의 Dirty한 성격, 거친 입, 하지만 한 없이 순진한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친구였었다.
또한 워낙 골프 클럽을 자주, 많이 바꾸는 사람이라 내 가방엔 그가 사용하던 골프채가
한두 개쯤은 늘 있는 그러니까 유상으로 무상으로 받는 관계였고 지금도 사용하는
5번 Hybrid가 6년여 전 그와 마지막 플레이를 하는 날 물려받은 클럽이다.
그의 거친 플레이에 견디기 어려워하던 안 사장이 “송 사장, 선택해. Paul이야 나야?”하는
초강수의 투쟁 같은 말에 나 역시 그의 거친 입과 플레이에 지친 탓에 결별한 게 6년이 되었다.
한 동안은 클럽에서 만나도 모르는 체하거나 앞에 두고서도 "Who is Kenny?"하며 야지를
놓기도 하다가 시간이 흐르고 2~3년 전부터 지나치다 만나면 손을 흔들며 하는 체를 하였다.
오늘 아침 나오 박 사장이 첫 티 타임이라 연습하고 있는데
Roy와 Brad(정식 이름은 Joseph Gilbert고 치과의사라 함)라는 친구가 나타나기에
인사를 하면서 Tee Time이 언제냐고 물으니 없이 나왔다기에
“내가 첫 Tee time인데 Marshal에게 이야기하고 내 앞에 나가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잘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서 그러면 ‘예약도 없이 나오냐?’하면서 불평을 수도 있지만
Best Friend이기에 불편한 생각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가까운 친구에겐 형평의 원칙이 깨진다.
암튼 그렇게 두 사람은 우리 앞에서 플레이를 하며 빨리 갔기에 1번 홀 이후론 볼 수 없었다.
18번 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 쪽으로 걸어가는 데 Paul이 9홀을 마치고 Back 9을 돌기위해
Pines 1번 홀 Tee box쪽으로 카트를 타고 오고 있다가 마주쳤다.
그동안은 그냥 먼발치에서 손만 흔들며 하는 체 하는 게 전부였었는데
오늘은 어쩐 일로 카트를 세우며 인사를 하기에 나도 반갑게 손을 내밀며 인사를 하였다.
그리곤 "What's new?“하기에 인생 비즈니스를 즐기고 있다고 하니 "That's lady?"한다.
어리둥절 하는 모습을 하자 클럽에서 함께 골프하는 Lady를 의미한다기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하자 축하한다는 말을 하곤 각자 갈길로 갔다.
내 주변에 애틀랜타의 한인사회에서는 아해가 있음이 노출되진 않았지만
골프장 내에선 내 곁에 아해가 있음이 알려진지 오래다(아해가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
그러니까 Paul도 달리 아는 체를 하진 않았지만 내 삶의 옆에 아해의 존재를 알고 있음이다.
오늘 그렇게 가까웠던 골프 친구들과 마주쳤다.
1 Tripple Bogie, 1 Double Bogie, 7 Bogies, 7 Pars, 1 birdie, 12 over pars
박 사장과 골프장을 걷는 오늘 비온 뒤 만끽할 수 있는 화창하고 푸른 하늘의 맑은 날씨에
몇 번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라는 표현을 하며 즐겼다.
오늘따라 내 볼 옆에 박 사장의 볼이 따라오거나 그린에서는 부딪친 일까지 많아
“박 사장이 나를 많이 좋아하나봐?”라는 농담을 했더니
“그걸 말로 해야 아나요? 송 사장님 볼 옆에 자주 가잖아요!”
“그래도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 기록을 위해서 말로 확인하는 거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말의 형태로 보아 둘 다 충분히 만끽하는 날임을 짐작할 수 있다.
Stables 1번 홀 보기, 2, 3번 홀 연속파를 할 때까지만 해도
‘오늘 허리가 아파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살살 달래면서 치니 잘 할 수도 있어.’.
4번 홀(Par 5), Driver tee shot 나쁘지 않고 4번 Hybrid 두 번째 샷 나쁘지 않았다.
세 번째 샷이 조금 멀기는 하지만 3번 우드로 올릴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러프라서 4번 Hybrid로 그린 가까이 가서 칩 샷으로 붙여 파를 노리든가
아님 보기로 만족할까? 뭐 토너먼트도 아닌데 이럴 때 과감하게 해 보는 거지 뭐~
러프인데다 조금 먼 거리라 3번 우드로 조금 세게 치자는 것이 몸이 많이 틀어지면서 당겼다.
그린 한 참 앞의 벙커에 빠졌지만 핀과의 사이에 Creek 등의 해저드, 짧으면 빠진다.
그런 것쯤이야 하며 친 볼이 약간 두텁게 벙커를 파고들어 볼은 물로 빠졌다.
결국 6on에 2putting, Tripple Bogie
다음 홀로 걸어가서 Tee Box로 올라가는 데 박 사장왈
“잘 치세요. 지금부터 마음속으로 Match count 할 겁니다.”
박 사장이 나에게 한 번도 도발 한 일이 없어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기에
그의 말에 그러려니 하며 앞으로 가다가 7번 홀에서 나는 파, 그는 보기를 하였고
8번 홀에서 둘 다 파를 하자 "All square입니다.“라고 말하기에
“마음속으로 한다더니 정말 나랑 해 보자는 거야?”
“재미있잖아요.”
‘이 친구 봐라? 정말 도발이네.’
5번 홀 그는 3on, 나는 Driver tee shot을 실수해 4on
그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2put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몇 홀 남았지? 여기서 내가 2put을 하면 1down이네. 그리고 네 홀이 남는 거네.“
“네.”
“그럼 넣어야지.”
조금 먼 거리라 꼭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운이 좋았는지 in,
둘 다 Bogie로 여전히 All square로 다음 홀로 갔지만 그의 도발은 그게 끝이었다.
6, 7번 홀을 내가 Birdie, par를 하는 동안 그는 Bogie, double bogie
그리고 8번 홀에서 둘 다 par로 Match는 끝났다.
골프라는 게 늘 잘하거나 매일 못하지는 않듯이 가끔은 그가 나보다 좋은 성적의 날이 있다.
이는 Match를 하더라도 내가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실력의 차이라는 게 있어 내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50%를 훌쩍 넘는 데
Hole Match의 경우 심리적으로 유리한 사람이 확률이 높기에 더욱 차이가 난다.
그는 젊은데다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골퍼라 언젠간 나를 충분히 앞설 수 있지만
오늘 현재는 분명 실력의 차이가 있는데다 토너먼트를 많이 경험한 내가 앞설 수 있다.
그는 재미라고 했지만 Eric을 한두 번 이기고 가끔은 나 보다 성적이 좋은데다
Stables 4번에서 Tripple Bogie하는 나을 보곤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가 마음속으로 Match count한다는 말을 하고 몇 홀 지난 뒤
내가 아픈 허리를 위해 아스피린을 먹으며 달랜 것으로 보아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가 보다.
18번 홀을 마쳤을 때 박 사장이 안 되겠다는 듯이 절래 고갤 흔드는 모습을 보며
“박 사장 실력 많이 늘었어요. 특히 퍼팅!”
아해는 오늘 골프장에서 아침에 토너먼트가 있는데 참가하지 않아 오후에 혼자 골프를 하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혼자 쳐서 2시간 30분 만에 마쳤다고 한다.) 마치고
내가 마쳤을 땐 집에서 쉬며 통화를 하면서 전반엔 잘 쳤는데 후반이 안 좋았다며 투덜투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본인이 생각한 것 보다 좋지 않았다는 뜻으로 이해.
이후엔 예의 점심을 먹으며 영상통화를 하고 잠시 졸고, 세탁기를 돌려 건조대에 너는 등
일요일의 Routine한 오후를 보내며 쉬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이런 기사를 봤다.
미국의 에드 디너 교수가 정의 한 진정한 행복은 이렇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affect)"
행복을 찾는 것은 Become(~이 되는 것)이 아니라 Being(~으로 사는 것)이라는 의미란다.
나는 오늘도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아해만 옆에 있다면 늘 마음껏 행복하게.......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