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50일째, 2018년 8월 13일(월)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1150일째, 2018년 8월 13일(월) 애틀랜타/맑음
오늘은 분주하고 고단한 하루였다.
일찍 출근해 내가 없는 동안 회사에서 지불해야하는 것들을 점검하고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머릿속에서는 Bridge Saw 고칠 때 주의해야 할 안전과 순서를 몇 번이고 점검한다.
아침 일을 마치고 치과로 가기위해 사무실을 나서는 데 Jonas가 직원들보다 조금 이르게 출근,
인사를 마치고 바로 치과로 올라갔다.
Cleaning을 마치고 CPA 사무실로 가서는 서류를 전달하며 설명을 마치곤 다시 공장으로 왔다.
Christian에게 Order한 Part가 도착했느냐 물으니 아직 안 왔는데 오늘 중 올 거란다.
‘이건 무슨 소리야?’하면서 오전에 오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LA와 거리와 시차 때문에
오늘 중으로 오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에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을 하니 어깨를 으쓱,
정말 확 패주고 싶은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그래봐야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참았다.
11시를 조금 넘겼을 무렵 Christian이 Box하나를 들고 급히 오더니 Part가 왔단다.
Box를 열어보니 내가 예상했던 대로 수백 개의 Ball Bearing 우르르 쏟아지는 게
지금 있는 Part에 Ball Bearing만 사서 끼우려던 내 생각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나선형으로 파인 홈에 Bearing을 넣는 게 쉽지가 않아 한 참을 고생해서 마치고 조립하는 데
얼마 들어가지 않아 Stop, 몇 번을 시도해도 같은 문제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난감했다.
잠시 생각을 하다 어렵게 넣은 Bearing을 모두 털어내서 그리스를 씻어내곤 다시 시도,
그래도 마찬가지로 중간에 멈춰선 더 이상 들어가질 않는다.
물리적으로 생각, 너무 많은 Bearing이 문제인 것 같아 일부를 덜어내고 시도 했더니 작동,
그 과정까지 진행했는데 몸이 고단하면서 지치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수리를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Christian과 함께 Bearing을 넣은 파트를 들고
Main machine으로 가서 장착을 시도했지만 먼저 번 것과 나사 홀의 위치가 달라 조립 불가,
네 개의 나사 중 두 개만 끼우고 더 이상 진행할 방법이 없었다.
Christian에게 일단 점심을 먹고 생각해 보자며 샐러드로 점심을 먹으면서
머리 회전의 속도를 높였다.
생각이 좁혀 갈수록 식사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서둘러 마치곤 Home Depot로 가서
머릿속에서 정리한 것을 근거로 몇 개의 부품을 사서 사무실로 복귀 조립을 마무리할 무렵
Jonas가 다가 와서는 “고쳐서 작동할 확률이 20 or 50퍼센트?“하는 말을 해도 집중,
그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립을 완료하였다.
마음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시험작동을 해보는데 문제가 없는 듯하였다.
몇 번을 시도해도 잘 되는 것 같아 마무리, tools 정리를 마치니 기진맥진......
집으로 향하면서 H-Mart에 들려 아해가 부탁한 자반고등어를 사서 집에 도착해선
바로 꿀물에 인삼정액을 타놓고 샤워를 마치고 꿀물을 마시니 몸이 약간 회복되었다.
아해와 통화를 마치고 지난주부터 읽은 책 후기를 쓰면서 쉬었다.
콘도에 산지 5년이 지나도록 억지로라도 저녁을 먹어야한다는 생각은 오늘 처음이다.
몸이 안 좋으니 입맛이 없고 딱히 배가고프지도 않아 저녁 생각이 거의 없었지만
미역국과 오징어볶음을 데우고 무말랭이와 조개젓, 김 등으로 저녁을 준비해 먹다가
‘내가 왜 이렇게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나?’하며 울컥 했는데
옛 어른들 흔히 하는 말 “복에 겨운 소리 하고 있네...“하는 생각에 이내 진정이 되었다.
식사에 설거지까지 마치고 간단히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Nordstrom Rack에 가서 여행가방을 사서 귀가 했을 땐 몸과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오늘 기계도 고치고 했으니 이제 여행 갈 mode로 전환하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잘 보냈다.
아해 이틀만 지둘려...
내가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