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230일째, 2018년 11월 1일(목) 애틀랜타/흐림, 비

송삿갓 2018. 11. 2. 09:49

천일여행 1230일째, 2018111() 애틀랜타/흐림,

 

Early Bird

‘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

추측컨대 예전에 먹는 것이 풍족하지 못하던 때

일찍 일어나야 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이 아닐까?

그런 걸 모른다 쳐도 부지런하다는 뜻이니 분명 좋은 속담이다.

오늘 아침 골프장의 연습장에서 Scott을 만났다.

이번 주부터 화··3일은 위쪽으로 올라가야 연습을 할 수 있는데

카트를 밀며 올라갔더니

아래에 위로 올라오는 카트를 준비해 놓았는데 왜 힘들게 올라왔느냐는 말로 인사를 한다.

어차피 운동하러 나왔는데 밀고 올라오는 것 또한 운동의 일부라고 설명하니

나보고 'Early bird'라고 하며 대단하다는 듯이 양팔을 벌린다.

실은 지난 화요일에 Push Cart에서 Bag을 내려 Cart에 싣고 올라가 연습볼 있는 곳까지

카트를 끌고 갔더니 BillBaby 잔디라며 Cart는 끌고 오지 않는 게 좋다는 설명에

알았다는 설명을 하고 끌고 나가려 하니 가방만 내리면 자기가 옭기겠단다.

미안한 마음에 가방을 내리니 Cart를 운전하여 카트 길에 옮기는 것을 보며

기왕 운동 나왔는데 내 Push Cart를 밀고 올라오면 이런 수고도 필요 없겠다.’는 생각,

해서 어제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 중 이었는데 오늘 Scott이 보고는 "Why?"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곤 나에게 거의 늘 제일 먼저 나와 연습을 하고 먼저 나가니 부지런하다는 뜻으로

Early Bird라며 치켜세워준다.

 

먼저 생각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는지 아님 부지런해지고 의미를 부여한 것인지 모르지만

나는 돈 없고 빽 없고, 이끌어 주는 사람 없으니 먼저 출발해야한다.’는 생각을

대학을 졸업하고 어느 순간, 아님 그 이전부터 하였고 그렇게 행동으로 이어졌다.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행동하다보니 여유가 생긴 시간에 책을 읽거나 연구·탐독,

물론 조용한 시간에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효율이 좋아진 것은 덤이었다.

그게 습관이 되다보니 다른 사람이 늦는 걸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이 된 것은 약간 마이너스인가?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깜빡깜빡하면서 늦는 일도 조금씩 잦아지는 게 불만이기도 하다.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는 LianaChristian에게 몇 가지 일 점검,

그리고 10월의 은행자료를 검토하여 넘겨주는 것으로 한가한 목요일의 일을 정리하였다.

오후에 비가 많이 온다 하더니 수시로 장마철의 폭우처럼 세상을 적신다.

 

퇴근길에 풍년떡집을 들렸다.

이틀 전 전화를 해서 포기김치와 총각김치를 다음 주 언제쯤 담을 거냐고 물었을 때

재료가 있어야 담기에 일정을 확정해 말 할 수 없고 재료가 있어도 나쁘면 안 담는다며

내일 전화 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기에 전화하겠다는 말을 하고 끊었었다.

다시 전화를 걸까 하다가 직접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늘 방문하였다.

사무실을 출발해서도 비가 많이 내리기에 내일 갈까하는 마음이 잠시 들었지만

미루지 말자며 그냥 갔는데 이미 있는 손님맞이를 끝낸 사장님 왈,

전화를 끊고 나서 누군지 알았어요. 올 것 같아 어제 밤늦게 서둘러 담갔어요.”

그 말을 100%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를 생각한다는 말엔 기분이 좋아졌다.

포기김치하고 총각김치 있어요?”

, 그런데 포기김치는 한 병밖에 안 남았어요.”

그리곤 생각지도 못한 큰 병의 총각김치와 포기김치 한 병씩 불하를 받았다.

121,2주에 한국을 가기위해 쉰다는 말에 나도 한국가고 싶다.”라고 했더니

영문도 모른 체 같이 갑시다.”라고 응수한다.

늘 그렇듯 가래떡 한 줄을 건네주기에 받고 돌아서는 나에게

건강하세요.”라는 말엔 동갑내기의 걱정이 담겨있었다.

 

지난 번 먹고 남은 떡국에 오늘 풍년떡집에서 건네준 한 줄기 가래떡을 썰어 넣고 끓였다.

그냥 밥 보조로 먹으려 하였지만 떡이 제법 커서 그런지 한 끼의 양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며 쉬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