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296일째, 2019년 1월 6일(일) 애틀랜타/화창
천일여행 1296일째, 2019년 1월 6일(일) 애틀랜타/화창
1월의 날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화창하고 더운 하루였다.
아침 시작은 40도 아래까지 내려갔지만 골프를 마치고 자동차를 탔을 때 온도는 67도
I-85를 타고 집으로 내려오면서 I-285를 2~3마일 지났을 때 70도였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에어컨이 돌기도 했으니 족히 3~4월의 날씨였다.
하지만 봄과는 다르게 꽃가루가 없었으니 오히려 봄 보다 좋았다고 해도 무방할 하루였다.
어제 생각했던 대로 오늘 박 사장과 Eric 등 셋이 함께 Match Play를 하였다.
결과는 내가 꼴찌를 하였지만 장장 6개월을 하기로 했으니 아직은 모르는 터다.
어제만 해도 박 사장은 Eric에게 일방적으로 깨지기만 했는데 오늘은
내가 충분한 견제를 한 탓인지 아님 Eric이 유난히 힘든 플레이를 했는지 모르지만
박 사장이 많은 선방을 한 날이기에 내가 박 사장의 Pace maker가 된 형태였다.
18번 홀을 마쳤을 때 박 사장은 한참 만에 Eric을 이겼기에 즐거워하며
두 손을 들고는 "first time in last few months, Beautiful Day!"라며 집으로 향했다.
암튼 그렇게 즐겁고 행복한 골프를 즐겼다.
집안 일을 하면서 어떤 날은 뭉그적거리거나 ‘다음 날 하면 안 될까?’하는 게으른 생각이 든다.
세탁을 하는 건 세탁기가 돌려주니 덜 한 편인데 마른 세탁물을 정리한다거나 다림질을 미루거나
밥을 먹고 설거지를 바로하지 않고 ‘조금만 더 있다가 혹은 이것만 하고‘라는 등의 생각이다.
그런 날은 억지로 하다보면 정렬이 잘 되지 않아 삐뚤삐뚤하거나
설거지를 해도 고춧가루 같은 게 잘 떨어지지 않고 바닥에 뭔가 많아 발바닥에 달라붙고
끈적거리는 등 신경을 거슬리는 경우가 많아 일이 더뎌지고 미루고 싶은 유혹이 끊이질 않는다.
그런 날은 일을 해도 빠뜨린 게 많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할라치면
‘에궁, 이것도 안 하고, 저것도 안 하고 이제 게을러지나보다.’하는 나에 대한 못마땅함이 쌓인다.
그리고 출근을 하거나 운동을 하러 가서도 작은 것도 신경이 쓰이며 실수가 반복된다.
반대로 어떤 날은 일을 하면서 즐겁고 원하는 대로 착착, 빠뜨리지 않고 한다.
다른 때는 보이지 않던 것도 잘 보여 더욱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다 닦고 나서도 자국이 남지를 않아 마음까지 청결해지는 듯하다.
오늘이 그런 날로 집안일을 하면서는 하나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마른 옷을 정리하는데 군대 있을 때 하던 관물정돈 만큼이나 자로 잰 듯한 게 그야말로 칼 같다.
끓인 국이 입에 딱 맞을 정도로 맛과 간이 좋았고 과일과 차로 후식을 했음에도 속이 편하다.
설거지는 또 어떤가?
손으로 쓱쓱 문지르는 대로 말끔해지고 물기마저도 영롱하게 보일 정도로 깨끗했고
Sink의 구석구석까지 잘 닦아 내장 청소까지 마친 것 같은 기분 좋은 상쾌함이 즐거웠다.
그리곤 앉아서 저녁을 쉬는 데 밀려오는 노곤함이 밀려오면서 숙면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주부가 다 된 건가?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