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355일 2019년 3월 6일(수) 야운데/대체로 맑음, 밤에 한 때 소나기

송삿갓 2019. 3. 7. 18:14

천일여행 1355201936() 야운데/대체로 맑음, 밤에 한 때 소나기

 

아해에게 도착 21일째

밤새 왼쪽 어깨가 쑤시며 아팠다.

지난 월요일 밤에도 그러긴 했지만 잠시 아프다 말았었는데

어제는 잠결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통증 때문에 힘들어 했다.

아마도 골프를 하면서 왼팔이 리드를 하며 풀 스윙을 하다 보니 무리하는 게 싶던가

아니면 팔을 짚고 섹스를 하면서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그런 것으로 생각되지만

어느 것 때문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해서 오늘 아침에 나갈 준비를 하면서는 어깨에 Bio Freeze를 바르기까지 하였다.

 

요즘 여기 날씨가 맑다고는 하지만 곧 비가 올 것처럼 어두워졌다 맑아지고

또 해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름이 많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이내 맑아지기를 반복하는 게

꼭 한국의 미세먼지가 많아 뿌연 날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오늘 아침에도 안개인지 아님 구름인지 산 중턱에 걸려 뿌연 날씨에도 햇살의 그림자는 있다.

몸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집에 있으면 2층 청소 하는 데 불편함을 주고

또 아해가 편치 않을 것 같아 운동을 핑계로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물론 집에 있고픈 마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약간의 갈등과 우왕좌왕 하는 게

갈 날이 다가오니 마음의 안정을 갖기 싶지 않다는 뜻 일게다.

 

운동을 시작하고 한두 홀 지난 후 정상 컨디션이 아니란 느낌이 들면서

다 마칠 수 있을까?’하는 갈등과 고민이 시작되었다.

가능한 18홀을 마치고 집으로 가자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 처지는 몸은 어쩔 수 없었다.

9번 홀 마지막 퍼팅을 하는 순간 여기서 멈추자.’는 최종 결정을 하곤

Emmanuel에게 "Stop hear!",

그리곤 내일은 오후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는 것으로 운동 종료.

 

집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대로 2층 청소가 한 창이라서 씻지 못하고 서재에 자리하였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찍 들어왔으니 미안한 마음에 청소 마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점심은 아해와 외출하여 힐튼 호텔의 식당에서 먹었다.

아해는 햄버거를 시켰지만 메인 식전에 먹은 게 많다며 프렌치프라이 이외엔 손대지 않았고

나를 위해 시켰던 생선을 조금 나눠 먹는 것으로 점심을 마쳤다.

나는 식전의 샐러드와 빵 그리고 생선까지 푸짐하게 먹었는데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런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소화제를 먹어야 했다.

 

오후의 날씨는 흐리면서 탁하여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면서 몸의 컨디션 악화에

일조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이런 날씨에 계속 여기서 살아야하는

아해의 건강이 걱정되었다.

이러한 날씨나 기후 역시 아해의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 날이다.

 

오후에 아해가 퇴근 했을 때도 저녁 생각이 전혀 없었다.

속이 불편하다고 했더니 저녁으로 누룽지를 먹을까하는 아해의 제안에 아니라는 대답,

이어진 다음 메뉴는 한국에서 만든 쌀 크림스프,

결국 스프에 낮에 호텔에서 아해가 주했다 먹지 않고 Togo해 온 햄버거를 메뉴로 선택했다.

스프에 푸아그라를 얹은 빵, 그리고 햄버거를 천천히 조심스럽게 먹고는

냉동시켰던 망고, 전에 썰어 두었던 파파야 등으로 갈아 만든 주스로 입가심을 했더니

속은 진정이 되는 듯하며 점점 편해졌다.

오늘도 아해와 목욕을 하였다.

물론 아해가 한참 먼저 욕조에 들어갔고 나는 후에 뒤따라 들어가선

토요일에 있을 골프토너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미국에 간 초창기에 ROTC 선배의 집에 컴퓨터를 수리하러 갔을 때

부부가 골프중계를 보면서 대화하는 모습이 부러웠던 일이 있었다.

이후로 그래보고 싶다는, 아니 어쩌면 그런 것으로라도 대화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 같은 부러움이 있었고 부부가 골프를 나온 모습을 보는 것도 로망 중 하나였다.

로망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나에겐 그런 일이 절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뜻도 포함,

아해를 만나고 몇 해를 지나지 않은 지금 내가 가졌던 부러움과 로망이 현실이 되었다.

거기다 커플 토너먼트까지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론 골프가 커플의 일생 전부는 아니지만 뚜렷한 공통관심사가 있으니 마냥 좋다는 뜻이고

가능성 이라곤 1도 상상하지 못하던 아프리카 대륙의 한 복판에서

커플로 토너먼트를 참가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내 인생엔 얼마나 일인가?

때문에 책이나 역사,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에도 활력이 됨은 분명하다.

우리가 욕조에 들어 있을 때 ! 비온다.”하는 아해의 소리에 몸을 일으켜 밖을 보니

천둥과 번개가 춤추며 많은 비를 쏟아 냈다.

내일은 골프코스가 제법 젖어 Tee가 잘 꼽히려나?

 

욕조에서 나온 아해가 갑자기 허리에 통증이 심하단다.

아마도 조금 불편한 자세에서 목욕을 했거나 아님 낮에 일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다리나 허리에 힘을 줘 그 때는 몰랐다가 편한 자세가 되니 통증으로 느꼈을 지도 모른다.

암튼 침대에 누웠지만 많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워 하다가 잠이 드는 것으로 오늘 마무리,

내일 아침엔 좋아지기를 기대하며 잠을 청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