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372일 2019년 3월 23일(토) 애틀랜타/화창

송삿갓 2019. 3. 24. 10:19

천일여행 13722019323() 애틀랜타/화창

 

오늘은 박 사장과 둘이 골프를 하였다.

오랜만에 둘이 그냥 즐기는 골프를 하다 보니 Eric이 함께할 때

그리고 6 Point Game을 할 때보다 훨씬 편하고 여유롭다는 비교가 되었다.

Eric은 다른 사람이 퍼팅을 마치지 않았음에도 먼저 다음 홀에 가서 Tee shot을 하거나

뒤에 사람들이 따라 온다며 속도를 올리자는 말로 조급하게 하는 등

조금 서두르는 느낌이 들 때가 많고 또 다른 사람이 어드레스를 하고 치든 말든

달가닥 거리며 걸어 신경이 쓰이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은 그런 일이 없다는 의미다.

 

셋이 있을 때 나는 거의 말을 하지 않으므로 박 사장과 둘이 신이 나서 떠들 때

약간의 소외감 같은 것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둘이 걸으니 박 사장과 서로 읽고 있는 책 혹은 읽은 내용에 대해 주고받으며 여유를

즐기니 더욱 비교가 되면서 상대적인 편안함이 컸던 것 같다.

Eric 그 자체는 매너가 나쁘거나 하는 편이 아니지만 상대적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박 사장은 사회성이 좋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란 게 확실하다.

 

우리 앞의 두 여성골퍼가 빠르게 플레이를 해서 거의 보이지 않고

뒤는 4골퍼가 Cart path only로 플레이를 하니 앞뒤가 두세 홀씩 비어 더욱 여유로웠다.

물론 우리가 플레이한 시간도 3시간 30분 정도로 빠른 편 이었으니 더욱 좋았다 할 수 있다.

골프를 마치고 안경점에 들려 안경을 찾고 집으로 돌아와 아해와 통화를 하며 점심을 먹는데

아침하고 똑같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요?”

아니, 난 질리지 않아.”

나는 이상하리만치 좋아하는 것은 계속 먹어도 질리거나 싫증을 내지 않는다.

하기야 혼자 밥을 해먹는 것도 귀찮아하지 않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으니 내가 특이한 건가?

암튼 시리얼에 Toasted한 빵, 치즈(Buri), 딸기잼에 아보카도는 아침과 거의 같으니

아해가 그런 말 하는 게 하나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 각자 쉬자며 통화를 마치곤 의자에 앉아 TV를 켜 놓고 잠시 낮잠,

한 숨 자고 일어 깨었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졸음이 왔지만 그냥 버티며 시간을 보냈다.

 

건너편 호텔은 오늘 무슨 파티가 있는 모양이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불을 밝히고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남자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움직이는 모습을 혼자 바라보는 내 자신이 허전해 보인다고나 할까?

때문에 가능한 눈길을 그리로 보내지 않으려 하는 데 들리는 소음으로 인해

귀에 이어 눈길도 움직임을 쫒는다.

오랜 만에 월드챔피언십 바둑중계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내다 하루를 마무리한다.

에궁, 많이 허전하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