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478일 2019년 7월 7일(일) 애틀랜타/맑음, 낮에 소나기

송삿갓 2019. 7. 8. 09:07

천일여행 1478201977() 애틀랜타/맑음, 낮에 소나기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일상적인 것 같은 일요일이었다.

골프, 샤워, 귀가, 낮잠, 빨래

 

오늘 나는 두 번째 그룹, 이윤재와 패밀리 Guest, 그리고 Luis

하지만 Luis는 오늘도 No Show, 이윤재 선생과 그의 Guest는 둘이만 치고 싶은지

시간이 되어 1번 홀 Tee box에서 기다려도 뒤쪽에서 오지를 않기에 혼자 출발.

내 티타임에 들어왔으면 인사를 하든가, 지네 둘이 치고 싶으면 양해를 구하든가

이도저도 아니면서 뒤에서 얼쩡거리며 내려오지 않는 매너 없음에 마음이 불쾌하였다.

미국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이기에 그냥 싫었다.

하지만 곧 잊고는 앞으로 전진...

 

내 앞 그룹의 첫 타임은 Dr. Fang 부부와 Han Liu라는 중국인,

두 번째 홀을 마치고 3번 홀 Tee Box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서 치라는 신호를 보내기에 드라이버 샷을 하고 내려가니 Dr. Fang

“If you don't mind, can you play together?"

거절할 수 없는 질문이기에 Join했는데 “Han Liu”라는 사람은

여러 번 보기는 했지만 함께 플레이는 처음이었다.

무더운 여름임에도 긴 팔 셔츠에 긴 바지, 아마추어로선 흔치 않은 복장이다.

하지만 옷에 주름이 많이 가고 색깔까지 밝지 않아 추레하게 보였는데

가까이서 인사를 하는 데 땀 냄새까지 진동한다.

시작한 지 두 홀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오늘 흘린 땀 냄새는 아닐 진데

잘 씻지 않고 자주 빨은 것 같지 않은 노동자들 혹은 홀아비들에게 나는 냄새다.

내가 가장 조심하는 냄새를 맡으니 안쓰러움에 절로 혀가 끌끌끌...

 

2번 홀 그린에 있을 때 그는 blue tee에서 드라이버 샷 하는 것을 보았기에

4번 홀로 이동하며 물었다.

"I'm playing Blue & White tee. How about you?"

"I don't care. I'll flow you."하면서 White tee로 따라와 치고는

“You look young. Why are you not blue?"

"I'm not too young. almost 60"라고 했더니 Still young이라며 뒤를 따르는 데

역겨운 땀 냄새가 훅하며 코를 찌르는 데 도망치듯 속도를 내서 앞으로 걸었다.

이후론 가능한 옆에 가지 않으려 하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그러면 안 된다고 자책을 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다 그는 9홀을 마치고 그만 하겠다며 떠났고 Dr. Fang부부와 셋이 후반 9을 즐겼다.

 

16번을 마치고 다음 홀로 이동을 하는 데 눈앞에 벌레 같은 게 머리 쪽으로 날아들었는데

잠시 뒤 모자 안의 머리가 따끔, 언 듯 보였던 벌레는 벌이었고 모자의 바람구멍을 뚫고

지도 무서웠던지 머리에 봉침을 놓은 거였다.

17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는 데 이마에 오른쪽 이마 위쪽이 따끔을 지나 욱신까지....

머리의 아픔에 신경이 쓰이면서 두 홀을 망쳤지만 충분히 즐긴 하루였다.

샤워를 마치고 집으로 내려오면서 아해와 통화를 하는데 오늘 경기에서 5등을 했단다.

목감기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참 잘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중반쯤 내려 올 때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하면서 앞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집에 도착해 간단한 점심을 먹고는 세탁기를 돌려 건조대에 널고 의자에 앉아 낮잠 한숨,

고개가 꺽이도록 단잠을 즐기곤 아해와 통화, 그리고 아해는 잠자리로 나는 휴식....

 

알찌개를 데우고 비트짱아지, 오이무침, 어제도 먹었던 김이 저녁 반찬이었다.

오늘도 밥에 세 가지 반찬의 기준에 부족함이 없게 저녁을 먹고는 카모마일을 마시며 쉬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