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584일 2019년 10월 21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9. 10. 22. 09:54

천일여행 158420191021() 애틀랜타/맑음

 

꾸역꾸역

가끔은 식사를 하기 싫어 건너뛸까 해도

억지로라도 먹어서 건강을 챙겨야 한다.’

뭔가 라도 먹고 힘을 내야 한다.’

먹을 때 꾸역꾸역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자려고 하는 때는 어떻게 표현하지?

어제 밤 몸이 많이 힘들어 그런지 아님 뭔가 관리를 잘 못해 그런지

수시로 잠에서 깼고 두통까지 있어 그야말로 자는 둥 마는 둥....

그럼에도 몸을 일으키거나 불을 켜지 않고 두통을 달래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얼마간 잤다 싶으면 또 깼고 두통, 너 내가 그렇게 좋아!’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또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하면, 또 얼마간 자기를 반복...

얼마를 잤는지 확인하면 실망할까봐 시계도 보지 않고 말이다.

그러다 눈을 떴을 때 일어날 시각이 지났고 아해의 모닝콜도 없을 때 더럭 겁이 났다.

그 못된 놈이 있기에 혹시나 해코지라도 한 건 아닐까하는 것 말이다.

물론 알아서 잘 하고 있고 문제가 없을 것이란 믿음은

겁나는 첫 느낌 이후에 따르는 나를 안도하려는 마음일 게다.

내가 곁에서 함께하면서 보고 있지를 않으니 쓸데없이 하는 걱정이긴 하지만 마음이 그렇다.

가끔은 바빠서 조금 늦게 모닝콜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보자며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려도 연락아 오질 않아 전화를 거니 회의 중이라는 말을 듣고는 안심.

 

묵직한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내니 두통도 슬그머니 물러난다.

꼭 호적을 만나면 꼬리를 감추듯 말이다.

오늘 할 일은 아침에 Jonas Monitor 설치

(지난 주 고장 나 임시로 대체하고 주문했는데 금요일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었다.)

3개월에 한 번씩 가는 비뇨기과, 이어서 자동차 엔진오일을 Change하는 게 오전 일정이다.

오후엔 별 일이 없고, 또 별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사무실에 도착해 간단한 일을 점검하곤 Jonas 모니터를 바꿨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의 발달로 성능은 좋아졌지만 두께와 무게는 가벼워져 모양도 좋았다.

내가 몇 년 만에 새로운 모니터를 접한 거지?

 

비뇨기과에 도착해 소변 검사를 하고 의사를 만났다. 최근 얼마동안 소변 이후에 남는 느낌이

있어 이야기를 했더니 원하면 다른 약을 주겠다기에 일단 한 Term 더 보기로 했다.

PSA가 지난 번 엔 약간 올라 0.72였는데 이번엔 0.70으로 약간 내려갔다.

지난 2년간 큰 변동이 없고 MRI 결과도 별 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뇨기과에서 BMW로 이동하여 Oil과 몇 가지 점검을 하겠단다.

적어도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자리를 잡고 읽던 책(말센스)을 잡았다.

책 읽기를 마치고 후기까지 작성하였음에도 기다림은 끝이 나질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가능한 전화기를 보지 않으려 애를 썼다.

환한 화면을 자꾸, 자주 보는 게 눈을 나쁘게 할 것 같은 이유가 있지만

더 큰 이유는 그냥 편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무음으로 해 놓은 벽에 걸린 TV를 보다가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표정을 관찰하고

또 일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은 물론 그들의 얼굴 표정을 보며

어떤 사람은 즐겁게, 어떤 사람은 표정이 거의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시장기가 있어 몇 가지 Nuts가 들어간 것을 꼼꼼히 씹어가며 브라우징 하듯 즐겼다.

Drop한지 2시간을 넘긴 12시를 조금 넘어 자동차가 다 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세상 좋아져 사람이 오기 전 전화기에 Text로 먼저 알리니 미리 채비를 할 수 있었다.

잠시 뒤 담당자가 와서는 다 끝났다며 페이퍼 뭉치에 서명을 하란다.

뭘 어떻게 바꾸고 고쳤는지 알고 싶지 않아 그냥 서명하고 Pick up하는 장소로 갔다.

 

사무실로 이동하는 중간에 샐러드 하나를 샀고 도착해 점심을 먹고 자리를 지켰다.

모두가 점심을 마치고 돌아왔을 몇 가지 일을 마치곤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선 샤워, 그리고 1주일 만에 아해와 영상통화.

못 보는 사이 많이 야위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져 한 참을 닦아내야 했다.

그럼에도 반가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길게 통화하고 싶지만 고단해 보여 간단하게...

아해가 잠자리로 가곤 다음 주말부터 시작되는 여힝일정 동안 먹을 약을 정리하였다.

그리곤 잠시 뒤 황태해장국을 데우고 고등어를 구워 저녁을 먹고는 설거지,

이어 휴식을 하며 저녁시간을 보내다 오늘을 마무이하였다.

오늘도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