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673일째 2020년 1월 18일(토)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간간이 비
천일여행 1673일째 2020년 1월 18일(토)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간간이 비
아침 6시 30분 몸을 일으켰다.
그냥 누워있고 싶은 마음에
‘오늘 운동 쉴까?’
‘차라리 아침부터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라면서도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와 밖을 보는 데 도로가 젖어있는 것 같아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그건 비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의 착각이란 걸 금방 알았다.
날이 밝지를 않아 흐린지 아닌지를 분간할 수는 없었지만
도로는 물기 없이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모습이 보였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변기에 앉아 시원하게 쏟아내니 게으름이 가셨다.
오늘도 안·박 사장에 Eric까지 넷이 플레이를 하였다.
우리가 세 번째 그룹이었지만 첫 번째 그룹인 Dr. Fang부부가 나오질 않아
첫 티 타임을 꿰어 차고 서둘러 출발한 것은 1시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두 번째 그룹이 베트남 사람들 4이 카트를 타지만 오늘은 Cart path only...
안 사장은 드라이버를 Ping으로 바꿔 조절한다며 혼자 플레이
박 사장과 Eric은 매치 플레이를 하며 티격태격....
어제 나와 걸었던 Eric이 Harrison이 없으니까 마음이 편해서 샷일 잘 된다며
박 사장을 만나면 그 말을 꼭 해달라는 농을 쳤었는데
오늘 2번 홀을 마쳤을 때 그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기에 “네가 직접 하라.“했다.
3번 홀 티 박스에서 그런 말을 주고받으며 자기 심장을 마비시킨다는 투덜거림은
오늘 골프를 마칠 때까지 수시로 하기에 ‘그럼 매치플레이를 하지마,’라며 읊조렸다.
15번 홀(Stables 6번) 플레이를 할 때 약간의 빗방울이 있었는데 17번 홀에선
굵어지더니 그린에 있을 땐 제법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홀 칠 거야?”라고 안 사장이 박 사장에게 물으니
“저는 상관없는데 Eric의견에 따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건 둘이 매치플레이를 하기 때문.
“송 사장은 어떻게 할 거야?”
“나야 어차피 걸어가야 하는 데 무슨 상관이야?”
“그럼 난 갈게.”라고 하더니 안 사장은 떠났고 우리 셋은 18번 홀까지 마쳤다.
물론 마지막 홀에선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말이다.
미리 우산을 준비 했기에 많이 젖지는 않았지만 제법 축축한 상태에서 걷기를 마치고
남을 힘을 쓰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땐 비가 멈췄다.
샤워를 하고 집으로 들어와 빵과 아보카도, 단호박·마 죽으로 점심에 커피까지 마시며
아해와 영상통화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해는 잠자리로 나는 골프 중계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애틀랜타 ROTC 동기들 만난 게 몇 년 만이지?
오늘 이야기를 하며 나하흥의 Wing가게에서 만남이 마지막이었다고 하니
어림잡아 7년은 된 것 같다.
오늘 만남에는 한완희, 장민희. 나하흥과 새로 온 동기 임창재와 나 등 5명,
고영준은 일이 덜 끝나 나올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낮에 보냈었고
박성민은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해서 5명이 6시에 청남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3시간 넘게 수다를 떨다 헤어졌는데
임창재가 1년에 한두 번이라도 만나자는 이야기를 반복했음에도 반응이 없었다.
오늘 오고 가는 길에 임창재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움직였기에
둘이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기에 나에게 하는 말
“왜 정기적으로 만나자고 하는 데 반응이 없지?”
“글쎄다. 모두 현역으로 일을 하다 보니 바빠서 그런 게 아닐까?”
“그래도 그렇지.. 먹고사느라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냥 가까이 있는 우리라도 종종 만나 저녁이나 먹자.”
“그러자.”
집에 들어오니 10시 15분, 아해가 원했던 가방의 Ebay Bid 종료시간이었다.
그래서 Ebay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Bid한 사람이 없어 그냥 초기 금액을 쓰고 기다리다
내가 구입하게 되었다.
11시가 가까워지는 데 계속 비가 내린다.
‘내일 운동은 갈 수 있으려나?’하는 생각을 하며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