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708일째 2020년 2월 22일(토) 애틀랜타/추웠지만 화창
천일여행 1708일째 2020년 2월 22일(토) 애틀랜타/추웠지만 화창
이럴 때 어떤 표현이 적절한가?
황당함, 아님 어이없음?
18번 홀 두 번째 샷을 마치고 클럽을 가방에 넣는데 전화기가 울렸다.
앞쪽에서 Eric이 샷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에 허둥대며 전화를 받았다.
마음은 ‘아해가 골프 마쳤는데 왜 전화를 하지 않느냐며 전화를 한 건가?’
하지만 전화기에 표시된 이름은 <Jonas Goodman>
‘토요일 2시 넘어 왜 전화지?‘라는 생각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자기 사촌이 Roofer인데 Georgian Stone의 Manu가 지붕을 고쳐달라고 했고
사촌이 우리 건물을 올라갔다 Sky light를 밟다가 떨어져 다쳐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갔는데 팔목이 부러지고 등등등...
뭔가 하나도 연결이 되지 않고 Sky line을 Sky Light르 잘 못 말한 것 같은 느낌에
"What's the Sky Light?"라고 물으니 한참 설명하기에 철판으로 된 지붕 중간 중간에
밝게 보이려고 설치한 플라스틱임을 알았지만 처음 듣는 Roofer사촌에, 왜 그가 우리공장
지붕에 올라갔는지 등 문장이 연결되지 않는 것은 물론 궁금한 게 많았지만
일단 사람이 많이 다쳤다니 더 이상 물을 수도 없었다.
회사의 Insurance이야기를 하기에 우리 직원도 아니기 때문에 Cover가 안 된다고 했더니
Chriatian에게 이미 전화를 걸어 수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자기는 엄마를 만나러 갔다가 다친 사촌을 만나러 병원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하곤
Just let you know라는 말로 통화를 끝냈다.
분명한 것은 누군가 우리공장 지붕에 올라갔다가 Sky light를 밟아 떨어져 팔목이 부러지는
등의 사고로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으로 갔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홀을 마치고 샤워를 하지 않고 바로 공장으로 향했다.
월요일에 비가 올 예정이기 때문에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어 공장에 도착하니
지붕엔 거리를 재는 롤러가 달린 줄자가 보였고 주차장쪽 지붕에 걸쳐있는 사다리와
Roofing이란 글씨가 있는 트럭 한 대가 주차해 있었다.
공장으로 들어가 보니 Polishing Room앞쪽에 지붕의 플라스틱 부분에 구멍이 나 있고
바닥에 적지 않은 피를 흘린 자욱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구멍난 지붕의 사진을 찍고 Christian에게 전화를 걸어 Jonas로부터 전화를 받았느냐고
물으니 받았고 2시간 공장까지 오는데 2시간은 걸릴 것 같단다.
그래서 서두를 필요가 없고 사진을 보낼 테니 지붕고치는 사람 찾아서 가능한 내일
수리하고 비용은 월요일 아침에 수표를 발행하겠노라며 통화를 마쳤다.
Jonas가 급히 전화를 건 내용과 상황을 점검하곤 이런 추측을 했다.
Georgian Stone의 Manu가 Warehouse 지붕 수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Jonas가 Roofer인 자기 사촌을 소개하면서 근처에 있는 우리 공장의 지붕도 수리를 하던가
아님 다시 공사하는 것에 대해 견적을 요청했고 그가 오늘 지붕에 올라가 측정을 하다가
플라스틱 부분을 밟아 떨어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공장의 지붕 새는 부분을 수리하거나 다시 설치하는 일이라면 왜 나와 사전에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자기 사촌에게 Estimate 요청을 했는지는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일.
거기까지 생각하다 이틀 전 저소득자들 아파트 혹은 타운하우스를 짓는 데
필요한 저가의 Countertop 비즈니스를 이야기하며 마진이 없더라도 learn을 위해 하겠단
말을 했던 것이나 오늘의 사고에 공동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Georgian Stone의 Manu다.
작년 11월 회사에 1도 필요 없는 인도 출장 또한 Manu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
최근 들어 자신이 뭔가 크게 할 사람처럼 부풀려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졌고
또 자기주변에도 Big man임을 과시하려는 마음에 Estimate까지 요청한 것으로 추측되어
나는 그가 나사 한두 개가 빠져 사는 것 같은 느낌인데 아해의 표현을 빌면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게 거의 확실하다.
에궁~ 사람이 많이 다쳤다고 하니 화를 낼 수가 없지만 이게 황당함인가, 아님 뭔가?
오늘 아침엔 기온이 많이 내려가 Frost Delay되어 첫 Tee time이 10시 35분 이었고
Eric, 그리고 안면은 있지만 한 번도 플레이를 해보지 않은 Kevin Purcell 등 셋이
10시 45분에 시작했다.
Eric은 Blue-White Combination, 나는 White, Kevin은 Green tee 등 셋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Tee shot을 하면서 골프를 즐겼다.
코스가 덜 마르긴 했지만 오늘 나는 실수를 거의 하지 않고 거의 내가 원하는 대로
플레이를 하면서 최근 들어 새로운 기록의 골프를 했다.
Pines 1~5번까지 연속 파를 했고 7, 9번에서 보기로 전반을 38타로 마무리
후반인 Meadows 3번에서 보기를 했지만 4번에서 드라이버 샷이 벙커에 빠진 것을
두 번째 그린에 올려 1퍼팅으로 버디, 5번에선 3온 1퍼팅으로 파를 하는 등 거의 완벽한
플레이를 했지만 7번 홀에서 1온 3퍼팅으로 보기를 하며 작은 실수를 했고
8번 홀에서 욕심을 내서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카트 길을 맞고 위기를 맞았고
세 번째 칩샷이 나무를 맞으며 카트 길에 멈춰 더블 보기 할 위기에서
1칩샷, 1퍼팅 보기로 마무리하며 가슴을 쓰러내렸다.
마지막 홀에선 두 번째 샷을 마쳤을 때 Jonas로부터 전화가 와선 마음이 흔들렸지만
세 번째 샷이 거의 그린에 올라가 2퍼팅 파로 마무리하며 후반 또한 2오버 38,
18홀을 4오버 76으로 기분 좋은 골프를 했지만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암튼 그럼에도 좋은 날씨에 충분히 즐긴 골프를 했다.
황당함의 오늘 호박을 잘라 호박전을 만들고 계란찜을 만들다 끝에 팽이버섯 추가
오이무침과 두부조림으로 상을 차려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는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잠자리에 들 무렵 갑자기 낮에 공장의 지붕에서 떨어져 다친 사람을 생각하며
오늘 아침만 해도 멀쩡히 하루를 맞이한 사람이 황당하게 다쳐 고통 받는 걸 생각하니
하루 잘 보내고 온전히 잠자리에 드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감사함으로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