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34일째 2020년 3월 19일(목) 애틀랜타/맑음, 짙은 안개

송삿갓 2020. 3. 20. 10:42

천일여행 1734일째 2020319() 애틀랜타/맑음, 짙은 안개

 

존재의 인식

오늘도 잠시 사무실에 다녀왔다.

안 갈 생각도 했었지만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려는 생각과

Jonas에게 조금이라도 틈을 적게 보이려는 영악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어제부터 거슬렸던 잔디의 길이를 보곤 Christian에게 깍으라는 메시지,

데이터 Back up과 어제 Liana가 메시지를 보내왔던 수표발행과 서명,

그리고 사무실을 나오며 주차해 있는 Crew 직원들의 자동차를 보곤

주의를 주라는 잔소리까지, 수캉아지가 자기의 영역을 알리려 여기 저기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나만이 할 수 있는 존재를 알리곤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흔적만 남길 수 있는 지금의 내 여건에 대해 고마워했다.

만일 내 비즈니스가 아니고 월급쟁이로 있었다면 이렇게 잠시 사무실에 다녀가기만 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여러 가지 설명과 사정이 필요하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감사....

 

어제부터 소화가 원활하지 않다.

지난 1주일 내내 먹은 진통소염제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어 오늘 아침부턴 중단....

때문에 그런지 집에 도착해 주차장을 걷는 데 왼쪽 엄지에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적어도 지난 1년 동안 이번처럼 오랫동안 계속 진통소염제를 먹은 적이 없다.

길게 먹어 그런지 발뒤꿈치를 비롯한 종아리, 옆구리와 어깨에 느끼던 통증은

한결 좋아져 이번 다친 게 나쁘지만은 않다며 나를 다독였다.

 

점심은 퇴근길에 산 샐러드로, 오후엔 쉬면서 시간을 보냈고

저녁은 닭곰탕에 샐러리와 명랑젓으로 구색을 맞춰 먹고는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조지아에서만 100명이 넘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생겼고 미국정부는 해외 여행

금지령을 내리고 해외에 있는 모든 미국인은 당장 입국하라는 요청을 하였다.

아무래도 미국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니 그러는 것 같다.

우리 회사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결정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

내일 Jonas를 만나면 뭔가 이야기가 되려나?

일을 안 하는 것까지는 견딜만 한 데 다른 말썽이 없었으면 참 좋겠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