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71일째 2020년 4월 25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4. 26. 10:09

천일여행 1771일째 2020425() 애틀랜타/맑음

 

내가 덜 여문 밤 같아 그런가 아님 인생 수양이 덜 되어 그런가?

어제 Jonas일을 덮고 잊고 편하게 지내자고 그렇게 다짐했음에도

조리로 쌀을 잘 걸러도 나중에 밥에서 돌이 씹히는 것처럼 마음을 끌어당기는 게 있었고

잠을 자면서도 그리 편하지 않고 그야말로 자는 둥 마는 둥 한 것 같은 묵직함이 있었다.

암튼 꼭 체기가 있는 것처럼 불편함을 안고 잠을 잤다는 게 거의 정확한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고민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이 아님이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도 나이가 들어 그런 건지 아님 조금 더 성숙해 그런건지 모르지만 말이다.

 

오늘도 안·박 사장, Eric 등 넷이 걸었는데 안 사장은 Match Game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심심해 그런이 참견하는 게 많았는데 내 전동카트의 조금 큼 모터 소리에

노이로제 걸릴 것 같으니까 내 가까이 오지 않게 해달라. 박 사장 안 그래라는 투덜에

저는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오히려 소리가 나지 않으면 송 사장님 어디로 갔는지 찾아요.”

그것 말고도 심심풀이 땅콩 씹는 소리처럼 투덜투덜 거리는 것에

가끔 장단을 맞추다보니 "안 사장님 거봐요. 송 사장님이 좋아하시잖아요.“라는 농을 친다.

Eric과 둘이 Match play를 하는 박 사장이 이번 주 성적이 좋지 않은지

그동안 거의 보지 못하던 Eric에 대한 불평도 털어놓았다.

골프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데 그의 투덜거림

“Eric볼에 F라는 두 글자가 있기에 Fucking이냐고 표시한 거냐고 물었더니

아니고 주워서 치는 볼 이라고 했는데 15번 홀 그린에서 보니 F자가 없는 겁니다.“

15번 홀 Tee shot을 한 Eric의 볼이 오른쪽 숲으로 갔는데 혼자 한 참을 찾다가

찾았다며 플레이를 했는데 그린에서 보니 볼이 F자가 없는 볼이란 의미였다.

"그래서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내가 이겨서 그냥 넘어갔는데 다음 홀(16) Tee shot

할 때 왜 F자 들어간 볼 안 치냐 물었더니 안 좋아서 다른 볼로 쳤다기에

그 볼 나 달라고 하려다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는 것 같아서 그냥 말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안 사장이 "그 놈이 그렇다니까. 볼을 잃어버렸다가 혼자 너무 잘 찾아요.

그러니까 같이 찾으면서 잘 봐야 한다고...“

원래 게임을 하다보면 숲으로 들어간 볼을 찾다가 다른 볼을 찾아서 내 볼이라고 하며

플레이를 하고픈 유혹이 많고 승부욕이 발동하면 더욱 심한데 승부욕이 강한 Eric입장에서

충분히 유혹을 받을 만 하고 진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암튼 15번까지 비슷하게 진행했었는데 그 이후로 박 사장이 플레이가 흔들리면서

결국엔 Match를 내 준 것으로 생각되는 데 박 사장 입장에선 기분이 나빴을 게 분명했고

계속 지는 게 얼마나 분했으면 거의 하지 않던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하는 생각에

나는 역이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나를 다독였다.

어쩌면 이 매치 플레이도 얼마가지 않아 중단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은 올 들어 처음으로 토너먼트가 있어 그 그룹 중간에 끼어 플레이를 해서

다른 날에 비해 훨씬 오래 골프를 해서 샤워를 하지 않았음에도 집에 도착하니 2시를 넘겼다.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며 아해와 영상통화를 했고 마치곤 의자에 앉아 깜빡 졸았다.

 

대체로 가자미를 구워서 먹었는데 오늘은 무와 양파 버섯 등과 함께 간장조림을 하였다.

한 마리만 하기엔 맛이 없을 것 같아서 두 마리, 오늘 한 마리, 다음에 한 마리....

콩나물국을 데우고 아스파라거스와, 초고추장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는 바로 설거지,

포도와 카모마일로 후식을 즐기며 족욕으로 몸에 혈액순환을 도왔다.

 

오늘도 명상수련을 했는데 중간에 자꾸 잠이 쏟아져 쉽지 않았지만 나름 잘 했다.

어제보다는 마음이 더욱 많이 편해졌고 포근해졌는데

이게 잊어서 인가 아님 단련이 되고 있다는 증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습관화를 시키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