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815일째 2020년 6월 8일(월)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천일여행 1815일째 2020년 6월 8일(월)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김무현 사장이 수고가 참 많다.
아해가 한국으로 가면서 기거해야 할 숙소를 계약하고 잔금을 치루는 것에 이어 단장하는
모든 것들을 김무현 사장이 하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주 요인이긴 하지만 한국에 있는 지인 중 편하게 도움을 청할 수 있고
가장 믿는 사람이기 때문인데 최근 들어선 챙길 것이 많아 신경을 더욱 쓰고 수시로
숙소에 가서 침대나 와이파이 등 받고 설치하고 나르는 일로 분주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10건이 넘는 카톡 메시지를 통해 이제 거의 준비가 된 것으로,
그럼에도 아해가 도착하는 날까지 브라인드와 암막커튼까지 완료하겠단다.
‘아예 모르는 사람을 돈 주고 시킬 걸 그랬나?“ 할 정도로 미안함이 크지만
내가 원하는 바를, 그리고 미처 내가 챙기지 못하는 것까지 알아서 하는 사람이라
나로서는 최선의 방법을 택한 것에 안도한다.
밤새 잠을 설쳤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깨서 버둥댄 것은 아니지만 선잠을 자면서 소리와 불빛 등 모든 것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에다 수시로 잠을 깨면서 ‘잠자기 정말 힘들다.’를 반복하면서 결국 두통까지 왔다.
아침에 아해의 모닝콜에 몸을 일으켰을 때 ‘정말 고단하다.’라는 느낌이 몸과 마음을
지배하면서 묵직하고 멍한 상태로 출근준비를 서둘렀다.
아침에 출근 휴가를 떠난 Jonas의 책상을 정리하고 닦고 의자를 치워 Fooler mat를
들어내서 털고 바닥을 쓸고 나니 기운이 쏙 빠지는 게 어서 앉고 싶다며 의자에
몸을 던져 잠시 쉬었다가 바나나 한 개로 당을 보충하곤 아침 일을 시작했다.
지금 시각이 4시를 조금 넘겼는데 아해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전화로, 지금의 지역에서
마지막 통화를 조금 전에 하고 아해는 잠자리로 향했는데 지금 순간까지도 아해가 지금 있는
곳에서 떠난 다는 게, 이제는 새로운 패턴으로 만나야 한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아해는 오늘 직원들과 점심을 할 때 직원들이 내일부터 아해가 그곳에 없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는 데 나 역시 그렇다.
저녁을 준비하곤 사진을 찍어 아해에게 보내려고 하는 데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된 카톡을
뒤로 하고 낮에 맞춰보았던 이메일로 보내면서 바뀌는 게 현실로 다가왔다.
저녁을 먹고 치우고 잠시 쉬다가 명상을 하려는 데 어제까지만 해도 조용하게만 들리던 명상
음악이 오늘은 쓸쓸하게 들리는 것은 나도 이해 할 수가 없었고 명상을 하다가 문득
내일 아침 모닝콜은 없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우리의 바뀌는 패턴 현실을 깨달았다.
그러다 내가 이럴진대 7년 반 만에 한국으로 가고 업무의 형태가 완전히 바뀌는 아해는
얼마나 더 할까하는 생각에 접어들자 내 자신에게 징징거리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고 나니 뉘엿뉘엿한 땅거미가 쓸쓸하기보단 아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이 마음이 내일도 유지되기를 바라며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