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870일째 2020년 8월 2일(일)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8. 3. 10:14

천일여행 1870일째 202082() 애틀랜타/맑음

 

골프는 누구와 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마음에 맞는 사람과 만나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오늘 골프는 Brandon, Eric, Guy 등과 함께 했다.

Eric은 나와 Guy와는 말도 잘 섞지 않으면서 Brandon과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가까운

친구처럼 수다를 떨며, 그러니까 청소년들 하는 말로 단짝처럼 붙어있고 수다를 떨었다.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이제는 가능한 무시하고 연습하듯, 즐기는 골프를 다짐하고

실제 그렇게 플레이를 하며 간간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려 노력했다.

노력이라는 게 어떤 결과를 바라는 게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위로라면 슬픈 건가?

Brandon4일 연속 18홀을 걷게 되어 그런지 오늘 플레이가 좋지 않고 많이 힘들어 했다.

뭔가 잘 안 되는지 "All day long!“이라는 탄식을 쏟아낼 때

"Brandon, 4일 연속 18홀 걷는 거지?“

", 그래요.“

"힘들어서 그래요.“

11년째 걸으며 골프를 하며 느끼는 건데 18홀을 4일 연속 걸을 라 치면 정말 힘들다.

4일차도 다른 날처럼 채를 휘두르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플레이는 엉망이 된다.

그래서 프로 선수들이 4일 동안 대회 하는 모습을 보면 마지막 날은 정신력이란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는 그래서 3일까지는 연속하지만 4일이 될 것 같으면 하루는 건너뛰든가

아님 중간 하루는 9홀을 치곤한다.

물론 가끔은 4일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병이 나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피한다.

넷이 플레이를 하면서 내가 했던 대화는 그 정도, 그리곤 굿 샷!”이 전부였다.

9번 홀 그린에서 퍼팅을 준비하는 데 Eric이 갑자기 "See you next week!"하기에

"Are you leaving, what happen?"하니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I'm too old, so nine hole today!"라고 대답한다.

그는 연속 218홀을 걷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Brandon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른

아침에 Tee time을 잡고 있으니 그냥 따라 나와선 힘드니까 그러는 것 같았다.

그는 떠나고 Back 9은 셋이 걷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내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전반 9에 불편했던 것은 아님에도 후반 들어선 홀가분한 마음이 되어 거의 원하는 대로

마음껏 즐기며 플레이를 하였다.

8번 홀에선 세 번째 샷이 물에 빠져 위기를 맞이했지만 Drop하고 친 볼이 홀에 쏙~

칩 인 파를 기록하며 위기를 탈출하며 다른 두 사람에게 인상에 남기는 플레이도 했다.

다른 두 사람은 모르겠고 나는 Eric이 빠지니 평온함이 그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것인가?

암튼 골프는 누군가와 치는 게 중요한 것은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다.

 

골프가 거의 끝날 무렵에 오늘 저녁 메뉴를 결정했다.

물론 그렇게 결정하고도 저녁이 되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오늘은 그 때 생각했던

메뉴 그대로 떡 만둣국......

 

얼마 전 만들어 먹고 남은 것을 얼렸던 닭곰탕을 꺼내 오후 내 해동을 시키며 냉동실에

있는 떡국 떡을 찬 물에 담갔다.

저녁이 되어 닭곰탕에 물을 추가해 끓이다 찬물에 담갔던 떡국 떡을 넣고 펄펄 끓였다.

냉동만두를 넣고 추가로 끓이다 다진마늘과 소금으로 양념을 하고 거의 마칠 무렵

계란을 한 개 넣어 휘휘 저어 풀어내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을 썷어 넣는 것으로 완료,

어제 만든 오이김치와 함께 저녁을 먹곤 설거지, 이어 카모마일과 포도로 후식을 즐겼다.

 

잠자리에 들 무렵 길 건너 숲의 하늘에 구름에 살짝 가린 둥근달이 보였다.

보름이 다가오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다 문득 이 즈음이 아버지 제사인데...‘라는 것 까지.

얼른 음력이 표시된 큰 달력을 보니 보름은 이틀 뒤고 아버지 제사는 한 참 남았다.

올해는 왜 이리 늦지, 올해 윤달이 있었나, 아님 내가 아버지 제삿날을 잘 목 알고 있나?’

음력에 별 관심이 없는데다 나이까지 들어가니 날이 헷갈리기까지 한다.

아님 내가 아버지에게 너무 무관심한 건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생각해보니 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12년이 되었다.

그 때 형편이 지금만 같았어도 아버지께 조금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을....

후회가 아니라 어머님께 후회되지 않게 잘 해드려야 한다는 다짐이다.

그리곤 잠시 어머님을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아리다.

 

오늘 하루를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며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