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939일째 2020년 10월 10(토) 애틀랜타/아침/가랑비, 오후/대체로 흐림, 밤/비

송삿갓 2020. 10. 11. 11:03

천일여행 1939일째 20201010() 애틀랜타/아침/가랑비, 오후/대체로 흐림, /

 

무슨 조화였는지 모르겠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내려오며 나훈아의 [테스형]을 듣는데 자꾸 눈물이 나려했다.

리듬 때문인지 아님 가슴을 적시는 가사 때문이었는지

그도 아님 오늘 토너먼트의 결과 때문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잘 놀고 이게 무슨 조화람?’

정말 사치스러운 감정이란 생각까지 들며 어리둥절했다.

 

[Two Person Modified Alternate shot]

Tony Kim과 팀을 구성해 Meadows부터 시작했는데 첫 홀에 더블보기로 좋지 않았지만

두 번째 홀에서 파를 하며 이후에 찰떡같은 팀워크로 전반을 마쳤을 때 한 타차 1위였다.

이대로만 간다면 오늘 좋은 결과가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Tony가 후반 첫 홀에

퍼팅에서 엉뚱한 실수를 시작하더니 계속 난조를 보이며 허둥댔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졌다.

그러다 4번 홀에서 그의 어처구니없는 칩샷에 잡았던 끈을 놓는 듯하는 느낌이 들었고

5번 홀에서 연속 4홀의 티 샷 실수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5번 홀에서 그의 어이없는 두 번째 샷 실수에 나도 긴장감이 풀리며 어이없는 샷 실수

이후엔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플레이를 하며 와장창 무너져 회복불가가 되었다.

그러다 7번 홀에선 Tony가 상대팀에게 Ball Replace에 문제가 있다며 다툼을 하는 모습에

이 사람이랑 팀은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본인 플레이가 안 좋고 또 나에게 너무 미안해 그랬던 건지 아님 정말 따지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F가 들어가는 험한 말이 오고가며 분위기는 냉랭해져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의 의지를 뭉개는, 그러니까 기가 빨린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토너먼트의 마지막 결과는 중후반으로 밀려 치욕적인 성적이 되었다.

그렇게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음악을 듣는 데 자꾸 눈물이 나려했지만

잘 놀고 왜 그래?’라고 날 달래는 노력을 계속하는 중에 집에 도착했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안도감, 입은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안정감에

몸과 마음은 편해지면서 밀물처럼 고단함을 느낄 때서야 그래 이게 정상이지...’

오늘은 헛헛해서 그랬던 것으로 정리를 했다.

헛헛한 것?

토너먼트의 성적, 비 내림, 보고픈 아해 등등등....

 

아침에 골프장에 도착해서 연습할 때까지도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시작하고 몇 홀 지나지 않아 비는 그쳐 흐리지만 좋은 날씨에 골프를 했다.

마치고 막 출발할 때 몇 방울의 비가 떨어지더니 중간에 잠시 소나기가 내렸고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을 무렵부터 많이 내리는 비가 밤으로 갈 수 록 더 세차게 내렸다.

 

오늘의 명상 테마 감사를 수행하다 오늘 낮에 집에 오면서 눈물이 나려했던 감정도

그냥 버릴 것이 아니라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뭔가를 했으니 그것에 대한 감정의 변화가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운동을 하면서 집중하다 마치곤 내리막 감정이 있었으니 집에 도착해 오르막 감정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