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948일째 2020년 10월 19(월)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1948일째 2020년 10월 19(월) 애틀랜타/맑음
지난 토요일 골프장에서 먹은 아침 혹은 점심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님 토너먼트를 하느라 너무 고단해서 그런 건지 토요일 밤에 이어 어제 밤도
두통과 씨름하며 잠을 잤다.
어쩌면 두 가지 다 원인이 되었을 수고 있겠지만 평상시 잘 먹지 않는 것들을 먹어
체하듯 속이 불편하니 두통이 생긴 상태에서 고단함이 두통을 더 오래 끌고 가는 것 같다.
자기 전에 편두통약을 먹었음에도 머리는 아프고 속은 쓰린 건지 아님 더부룩한 건지
불편하고 아침에 거사를 치룬 후 냄새가 고약했고 커피는 쓰디쓰며 속을 뒤집는다.
자다가 약을 한 번 더 먹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판단 없이 버티면서 아침을 맞았다.
간단한 아침을 먹을 때서야 두통약을 먹었는데 사무실에 도착해서까지 잦아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신경이 날카로운데 사무실에 하루살이 같은 게 날아다니며 더 거슬리게 한다.
아무래도 2~3일 더 씨름하면서 보내야 할 것 같다.
아침에 어머님과 통화를 하는 데 독감예방 주사를 맞으셔서 그런지 약간의 투정을 부리셨다.
지난 금요일 둘째에게 어깨가 아프다고 하니 반응이 달갑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드셨고
그랬던 둘째가 어제 어딘가로 모시고 가서 소금구이 새우를 같이 드셨는데 그 또한 탈이 나서
어제 밤에 설사를 많이 하신데다 오늘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더욱 힘드셨던 게다.
거기다 자주 연락하지 않는 여기 사는 넷째에 대한 불만까지 하시는 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고 내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아 신나게 해드리지 못하고 그냥 웃어드리며
“원래 예방주사가 힘든 것이니 몸조리 잘 하시라.”는 다독이는 말을 하자 눈물이 핑 하는지
약간 울먹이시기에 우지마라 했지만 마음은 먹먹하다.
월요일 아침에 가능한 힘을 내서 신나게 시작하면 좋으련만 이래저래 몸과 마음이 처진다.
어제 박일청 사장이 내일 점심 같이 먹자는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왔다.
함께 불려진 권영일 사장은 Okay를 했지만 나는 내키지 않아 오늘까지 뭉기다가
선약이 있으니 다음에 Join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메시지를 받고는 반대 답변을 보내려다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오늘 답신했다.
코로나가 더욱 극성을 부리는 요즘 같은 상황에 식당에서 만나자는 게 옳은 건지,
나로선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사무실에서 거사를 치룰 때, 그리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 화장실을 찾았을 때
설사를 하며 고약한 냄새가 진동한 것으로 보아 토요일에 골프장에서 먹은 뭔가가
내 몸과 맞지 않았든가 아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거의 확실히 된다.
샤워를 하고 잠시 쉬다가 오트밀로 죽을 끓였는데 오늘은 조금 특이하게 버섯의 일부를
갈아 넣었더니 죽 색깔이 더 건강하게 보였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계란 1개를 넣어 단백질을 더해 고추짱아지로 점심을 먹고는
족욕, 그리고 음식이 위에서 안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침대로 가서 몸을 뉘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까지 두통이 있어 약을 한 번 더 먹어 그런지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거의 가라앉았고 속도 많이 편해져 더 이상 설사를 하지는 않았다.
가능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면서 몸을 달랬더니 저녁 무렵엔 두통은 감춰졌고
배는 안정이 되어 편해졌지만 조심스러워 냉동실에 있는 닭곰탕을 데워 김과 무생채로
저녁을 먹고는 차와 포도로 후식을 즐기며 또 늘어졌다가 내일은 좋아지기를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