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098일째 2021년 3월 18일(목) 애틀랜타/흐림, 비
천일여행 2098일째 2021년 3월 18일(목) 애틀랜타/흐림, 비
아침 어머님과 통화에서 “오늘 바쁜 하루였다.”고 하셨다.
내일이 할아버지 제사라서......
나물 세 가지게 부침개 등 간단하게 준비하실 거란다.
늘 상 비슷한 말씀을 하시지만 그래도 구색을 맞추자면 상이 빼곡히 차는데
올 해는 아무도 오지 않을 거란다.
“둘째하고 셋째한테도 아무런 말 안 했다. 그냥 혼자 지내지 뭐~”
언젠가부터 상을 차리지 않기로 하곤 아버지나 할머니 상은 차리지 않으시기에
“힘든데 그만 쉬시지.”라고 하는 내말에
“해 오던 건데 어떻게 그만 두니.”라 시는 데
작은 집이나 동생들도 안 오는 데 혼자 상을 차리고 바라볼 어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찡해서 “그럼 동생들에게 알리고 오라고 하세요.”라는 내 말에
“그냥 오는지 안 오는지 가만히 두고 보련다.”며 조금은 오기어린 말씀을 하시다
“지금 같은 시국에 먹고살기 힘든데 뭘 오라 가라 하니. 혼자도 괜찮다.”라 신다.
이건 내 생각인데 아마도 어머님은 존재의 이유를 자신에게 알리고 싶은 것 같다.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것 같지만 나는 어머님이 편하시면 그게 최우선이라 생각하기에
달리 다른 말로 혹여나 어머님 마음에 상처를 드리고 싶지는 않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여려지지만 성인군자인 것처럼, 어른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게
최선인 것임을 내 스스로 알기에
그리고 내가 어머님께 달리 할 수 있는 위치나 여건이 되질 않기에
“살살하세요.”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소의 표현이다.
오늘도 비가 내리고 흐렸다.
“꼭 장마처럼 비가 내리네.”라는 내 말에
“그게 봄비지.”라는 아해의 응수를 듣고는
“그러네.”라는 대답도 삶의 지혜라고 내 자신을 다독거리는 거다.
사무실에 들려 아침 일을 하곤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집을 나서 안경점으로 갔다.
지난 번 Order했던 안경 렌즈를 제작하기 위해 시력과 초점을 재서
안경을 맞추도록 하면서 오후에 찾는 걸로...
H-Mart에 이어 석 원희 병원에 가서 갑상선초음파, Roy 치과로 가서는 Night Guard를
점검하고 찾은 후 이동해 안경을 찾아 집으로 오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집에 도착해선 간단한 점심에 이어 쉬다가 저녁을 먹고는 치우고 늘어져 있다가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