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380일째 2021년 12월 25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1. 12. 26. 11:17

천일여행 2380일째 20211225() 애틀랜타/맑음

 

성탄절 아침이다.

내가 알기론 Costco1년에 이틀 Closed하는 데 그 중 하루가 1225

Sugarloaf는 요일에 관계없이 1년에 하루 Closed하는 날이 오늘이다.

해서 아예 나갈 일이 없는 날 이기에 늦게까지 늘어지자는 생각을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른 아침에 깼고 시리얼로 속을 달래곤 커피 한잔을 들고

아해와 내가 좋아하는 오렌지색의 여명이 아침의 존재를 알리는 아침이다.

도로는 고요했다.

아주 가끔 지나치는 자동차가 모든 찬을 꼭 닫고 있기에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눈의 정적을 깨뜨린다.

나는 혼자 있어야 하는 데 저 차는 이른 아침에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는 걸까?’

어제 오늘의 이런 아침을 예상하고 어디론가 자동차 드라이브를 할까?‘ 하다가

수시로 마음의 평온이 깨지는 이 때 가능한 움직이지 않는 게 안전하다.‘는 생각에 미처

그냥 집에서 늘어져 있는 걸로 정했다.

오후로 갈수록 혼자 있다는 허전함이 어떻게 마음을 흔들지 모르지만

약간 쓴 맛에 이어 속을 쓰리게 하는 커피를 음미하며 여명의 멍을 때려본다.

다시 침대로 가서 널브러져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몸을 일으켜 물을 끓여 따뜻한 오트밀 죽을 만든 건 배가 고파서긴 하지만

커피를 더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밝은 아침이 되었음에도 도로에는 자동차 이동이 새벽과 크게 다를 바 없고

오히려 걷고 뛰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게 혼자라는 나를 위로케 한다.

 

종일 늘어져 쉬었다.

TV를 보다 늘어지고, 낮잠을 자다 깨서는 먼지가 보이면 털거나 닦고 청소기를 청소하고

그러다 다시 늘어져 있었다.

무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고 회사 일을 생각하면 답답하다가 꾹 눌러 참으면

가라앉거나 잊혀 지기도 하고 그러다 또 늘어지기를 반복하는 그저 쉬는 일상이었다.

 

어묵국을 끓이고 소곡야채볶음을 데워 김치와 흑마늘 등의 메뉴로 저녁을 먹고는 설거지,

그러다 아해와 1시간을 넘게 통화를 하다간 마치곤 TV를 보며 쉬다가 오늘을 마무리한다.

크리스마스인 오늘 하루 잘 늘어져 잘 쉬다가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