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513일째 2022년 5월 7일(토) 강화/맑음

송삿갓 2022. 5. 8. 07:01

천일여행 2513일째 202257() 강화/맑음

78/10/127

 

이거 먹어야지?”

어머님 집에서 맞이한 첫 날의 아침

어머님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뭔가를 먹으란다.

예전에는 콩을 갈아 생삼 한 뿌리와 함께 주셨는데

삼을 먹고 소화가 안 된다는 내 말에 일단 삼은 생략되었고

시중에서 파는 검은콩두유와 사과 한 개를 깍아 접시에 담겨있었다.

아침부터 차가운 것 좋지 않다며 두유를 데웠는데

더운 두유는 처음 마시는 거라 생경했다.

왜 맛이 없어요?”

따뜻한 두유는 처음이라서요.”

그럼 안 데운 거줄까요?”

아니요. 오늘은 그냥 이거 마실게요.”

그렇게 간단한 아침을 먹고는 늘어졌다.

달리 계획된 할 일어 없었던 터라 일단 그냥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침은 몇 시에 먹을까요?“

어머님은 몇 시에 드세요?”

열시 즈음에 먹어요.”

그럼 그 때 먹지요.”

누룽지 끓일까요?”

네 좋지요.”

그리곤 누룽지를 만들겠다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셨다.

어머님은 그렇게 분주하게 보내시다가는 들통과 플라스틱 고추장통을 들고 나서기에

어디가세요?”

옥상에 가요. 고추장이 넘쳤다기에..”

그래요? 그냥 다 두고 앞서세요. 나머지는 제가 들고 갈게요.”

그럼에도 들통만 내게 맡기고는 나머지를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열기 때문인지 고추장에 넘쳐 바닥까지 흘렀다.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덜 짜게 했더니 햇살을 받아 넘친 거란다.

그리고는 내려와 한참 지났을 때 어머님이 고추장 항아리를 들통에 담고

넘친 건 고추장통과 소쿠리 등에 담아 들고 밀며 집에 들어선다.

에구, 이렇게 무거운 걸 어떻게 가지고 오셨어요. 저를 부르시지.”

아들이 쉬고 있는데.. 그냥 내가 해도 되요.”

아차다 싶었다. 아까 올라갔을 때 옆에서 대기하다 같이 내려올 걸....

아들, 들통에 물 받아서 옥상에 올라가 뿌려 주실래요?”

, 시켜주셔서 감사해요.”

들통에 반쯤 물을 채워 옥상에 올라가 고추장 넘친 흔적을 지웠다.

 

늘어져 쉬고 있던 중 동생이 들이닥쳐

엄마, 얼른 가요.”

그래 금방 준비 할게요.”

어딜 가는데?”

, 인삼 다린 거 사러.”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강화인삼매장으로 갔다.

다린 인삼에 찐 인삼까지 사고는

(어머님과 서로 돈을 내겠다고 실랑이를 했지만 엄마가 아들을 위해 주는 거라는 어머님의

주장에 져야했다.) 동생이 수시로 그랬듯 어머님을 위한 드라이브를 하고는 집으로 왔고

동생은 바쁘다며 바로 떠났다.

 

열시에 먹으려던 누룽지는 인삼매장으로 다녀 온 12시 경에 점심이 되었다.

몇 가지 젓갈과 김치를 곁들여 누룽지를 먹고는 쉬는 데

어머님은 고추를 심겠다며 1층으로 가셨다.

어제 어머님의 부탁에 이른 아침 동생이 고추모종과 거름을 사다 놓은 걸

1층 공동화단에 심으시는 건데, 공동화단의 상당부분은 어머님 전용 밭이 되어

상치와 호박, 그리고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꽃밭으로 가꾸신다.

도와주겠다는 걸 굳이 거절하시고 혼자 모종을 심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와

참견하는 것도 어머님의 일과 중 하나인 게다.

 

모종심기를 마치고 올라온 어머님이 곁에 앉아 뭔가 이야기를 하시면 맞장구를 치며

그야말로 어머님 말동무를 하며 오후시간을 보냈다.

뭔가 반찬을 더 하시겠다는 걸 참견, 상 차리는 걸 돕고는 앉아 저녁을 먹었다.

조금 움직이자며 동네 어귀를 걷다가 주말연속극을 보시는 어머님 곁에 있는 데

반은 주무시기에 슬쩍 일어나 방으로 가는 것으로 오늘을 마친다,

 

오늘 좋은 날씨에 감사하고

동생과 잘 보낸 것에 감사하고

특이 어머님의 말동무를 하며 잘 보낸 것에 감사하며 잠자리로 향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