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남자의 본능
송삿갓
2015. 6. 18. 01:11
남자의 본능
깨끗하게 사용하세요,
담배꽁초를 버리지 마세요,
모든 작업 후 꼭 물을 내리십시오.
예전에 남자 변기 앞에 주로 쓰여 있던 문구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자를 자극하는 문구로 바뀌었다.
「한발 가까이, 아니면 알지?」
「정조준 하여 발사 하십시오」
「저를 깨끗이 사용해 주시면
제가 본 것의 크기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 - 변기백 -
문구의 대부분이 수컷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남자의 본능과 승부욕을
더욱 심하게 자극하는 경고문구가 있다.
바로 변기 중앙에 파리를 그려 넣는 것이다.
이는 뭔가 잡거나 맞추려는 남자의 본능과
꼭 이겨야 하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요즘은 덜 하겠지만 예전에 뚝방길을 따라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친구가 뚝방 옆에 흐르는 개울을 향해 소변을 보기 시작하면
그 옆에 줄줄이 서서 소리 없는 경쟁이 시작된다.
더 멀리, 더 높이,
국가적으로 정해 놓은 표어도 아닌데 올림픽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다.
이기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허리를 더 앞으로 내밀어야 하고
손으로 물건을 들어 올리며 경쟁을 한다.
그러다 승부가 끝나갈 즈음이면 확실한 패자는
얼른 자기 물건을 감추곤 옆의 친구 물건을 본다.
“이놈은 과연 얼마나 큰 거야?“라는 듯이
혼자 들길에서 소변을 보다
잠자리나 벌, 혹은 나비가 날고 있으면 어떤가?
꼭 지구 수비대가 된 것 인양
저걸 맞춰 잡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하기라도 하듯
앉으면 앉은 자리에 날면 나는 곳을 따라
포신을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맞추면 죽지 않아도 희열과 감동이 솟구치는 것 또한
모든 것을 정복 하려는 숫컷으 본능
남자 목욕탕에서는 어떤가?
물건이 큰 사람은 뭔가 당당하다는 듯
한 손에는 수건을 들고 한 손은 열쇠를 들고
가슴 있는대로 힘주고 거들먹거리듯 덜렁덜렁 걷지 않는가?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우리말이 있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항상 매운 것은 아니다,
큰 고추가 매우면 훨씬 더 맵고 오래 간다는 게
내 생각이며 주장이다,
이렇듯 변기에 파리를 그려 넣은 것은
그 어떤 문구보다도 남자의 승부욕과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얼마 전에 이태리의 밀라노에서 모임이 있어 갔었다.
행사가 있던 호텔의 남자화장실 변기에 파리가 그려져 있는 게 아닌가?
당연히 본능이 꿈틀 대면서 그것을 맞춰 보려하지만
내 키에 비해 너무 높다.
들어 올려도 보고 남들의 시선을 피해 뒤꿈치를 들어보기도 하지만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높이
급기야 소변을 참고 참아 아랫배를 빵빵히 만들고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실패.
스스로 위안을 한다.
‘역시 서양놈 키에 맞추니 동양인인 나는 안 되는 거야.“
하고는 옆을 보니 조금 낮은 변기가 있다.
자존심이 구겨지는 듯하지만
“난 동양인이니 체급을 맞추는 게 중요해”라며
다음 번엔 낮은 변기로 향한다.
‘아뿔사!“
변기는 낮아도 파리 높이는 비슷
꼭 외눈박이 괴물처럼 파리가 위쪽에 그려져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소변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뉴욕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게 되었다.
뉴욕의 John F. Kennedy공항
이태리에서 피해 다녔던 소변기를 찾았다.
그런데 이게 웬 횡재인가?
그곳에도 파리가 그려져 있다.
높이도 적당해서 잘 맞출 수 있는 곳에 말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살짝 좌측에 그려져 있다,
그러면 어떠랴 잡을 수 있는데···
자세를 잡으려니 몸을 살짝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
파리에 집중사격, 통쾌하다.
흐뭇한 표정으로 열심히 일을 보는데
왼쪽 사람의 시선이 느껴진다.
바라보니 나 보가키가 훨씬 큰 백인이 내 물건을 내려다 보며
알듯 말듯 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슬쩍 그 친구의 변기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소변이 밑으로 흐른다.
얼른 일을 마치고 자리를 뜨며
나에게 이렇게 위로 한다.
‘작은 고추가 맵다.’
June 17 2015
깨끗하게 사용하세요,
담배꽁초를 버리지 마세요,
모든 작업 후 꼭 물을 내리십시오.
예전에 남자 변기 앞에 주로 쓰여 있던 문구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자를 자극하는 문구로 바뀌었다.
「한발 가까이, 아니면 알지?」
「정조준 하여 발사 하십시오」
「저를 깨끗이 사용해 주시면
제가 본 것의 크기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 - 변기백 -
문구의 대부분이 수컷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남자의 본능과 승부욕을
더욱 심하게 자극하는 경고문구가 있다.
바로 변기 중앙에 파리를 그려 넣는 것이다.
이는 뭔가 잡거나 맞추려는 남자의 본능과
꼭 이겨야 하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요즘은 덜 하겠지만 예전에 뚝방길을 따라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친구가 뚝방 옆에 흐르는 개울을 향해 소변을 보기 시작하면
그 옆에 줄줄이 서서 소리 없는 경쟁이 시작된다.
더 멀리, 더 높이,
국가적으로 정해 놓은 표어도 아닌데 올림픽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다.
이기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허리를 더 앞으로 내밀어야 하고
손으로 물건을 들어 올리며 경쟁을 한다.
그러다 승부가 끝나갈 즈음이면 확실한 패자는
얼른 자기 물건을 감추곤 옆의 친구 물건을 본다.
“이놈은 과연 얼마나 큰 거야?“라는 듯이
혼자 들길에서 소변을 보다
잠자리나 벌, 혹은 나비가 날고 있으면 어떤가?
꼭 지구 수비대가 된 것 인양
저걸 맞춰 잡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하기라도 하듯
앉으면 앉은 자리에 날면 나는 곳을 따라
포신을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맞추면 죽지 않아도 희열과 감동이 솟구치는 것 또한
모든 것을 정복 하려는 숫컷으 본능
남자 목욕탕에서는 어떤가?
물건이 큰 사람은 뭔가 당당하다는 듯
한 손에는 수건을 들고 한 손은 열쇠를 들고
가슴 있는대로 힘주고 거들먹거리듯 덜렁덜렁 걷지 않는가?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우리말이 있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항상 매운 것은 아니다,
큰 고추가 매우면 훨씬 더 맵고 오래 간다는 게
내 생각이며 주장이다,
이렇듯 변기에 파리를 그려 넣은 것은
그 어떤 문구보다도 남자의 승부욕과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얼마 전에 이태리의 밀라노에서 모임이 있어 갔었다.
행사가 있던 호텔의 남자화장실 변기에 파리가 그려져 있는 게 아닌가?
당연히 본능이 꿈틀 대면서 그것을 맞춰 보려하지만
내 키에 비해 너무 높다.
들어 올려도 보고 남들의 시선을 피해 뒤꿈치를 들어보기도 하지만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높이
급기야 소변을 참고 참아 아랫배를 빵빵히 만들고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실패.
스스로 위안을 한다.
‘역시 서양놈 키에 맞추니 동양인인 나는 안 되는 거야.“
하고는 옆을 보니 조금 낮은 변기가 있다.
자존심이 구겨지는 듯하지만
“난 동양인이니 체급을 맞추는 게 중요해”라며
다음 번엔 낮은 변기로 향한다.
‘아뿔사!“
변기는 낮아도 파리 높이는 비슷
꼭 외눈박이 괴물처럼 파리가 위쪽에 그려져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소변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뉴욕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게 되었다.
뉴욕의 John F. Kennedy공항
이태리에서 피해 다녔던 소변기를 찾았다.
그런데 이게 웬 횡재인가?
그곳에도 파리가 그려져 있다.
높이도 적당해서 잘 맞출 수 있는 곳에 말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살짝 좌측에 그려져 있다,
그러면 어떠랴 잡을 수 있는데···
자세를 잡으려니 몸을 살짝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
파리에 집중사격, 통쾌하다.
흐뭇한 표정으로 열심히 일을 보는데
왼쪽 사람의 시선이 느껴진다.
바라보니 나 보가키가 훨씬 큰 백인이 내 물건을 내려다 보며
알듯 말듯 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슬쩍 그 친구의 변기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소변이 밑으로 흐른다.
얼른 일을 마치고 자리를 뜨며
나에게 이렇게 위로 한다.
‘작은 고추가 맵다.’
June 17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