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53일째, 2015년 8월 12일(수),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8. 13. 00:13

천일여행 53일 째, 2015812(), 애틀랜타 맑음

 

어제 이야기 했던 대로

어제 저녁은 애틀랜타CBMC 8월 월례회의를 했다

예상 했던 대로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깊은 감회를 느끼며 모임을 잘 했다

찬양과 기도를 하는데

옆방에서는 환송회를 한다고 위하여!”를 수 없이 외치는데

중간중간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내가 날라리 크리스천이라 하더라도

그래서 식당 같은 곳에서 소리 내서 기도하고 찬양하는 거 참 싫어하거든

그래도 어쩌겠어

기독실업인회 이름으로 하는 공식모임이니까

찬양과 기도를 할 밖에

실은 어제 저녁 환송회 때문에 예약한 방을 빼앗겼다

원래 우리가 오래전에 예약한 방이었는데

민주평통에서 송별회로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모인다 해서

우리가 예약한 방을 내줬다는 거야

예전 같으면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그렇게 하는 것에

따지고 들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내가 마음이 너그러워 진거냐고?

그렇진 않을 거야, 내가 나름 원칙주의자이며 내 밥그릇 잘 안 빼앗기거든

우리가 인원도 적은데 그렇게 하자고 회원들에게 이야기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환송을 받는 사람이 내가 거부할 수 없는 사람인거야

그랬더니 글쎄 우리가 찬양하는 중에, 기도하는 중에

심각한 토의를 하는 중에

위하여!”를 참 많이 외치더라고

환송받는 사람이 술을 많이 먹을까봐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

다행이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 마음을 놓았지만 말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날씨가 제법 선선 하네

그래도 낮 온도는 제법 올라가겠지?

어제 오후에 골프장에서 걷는데 참 땀 많이 흘렸다

그래도 오랜만에 걸으니 기분은 좋아지더라고

오늘도 비슷하겠지?

 

선선한 아침 출근길에 하늘을 보는데

실눈 하현달이 떴더라고

손톱 끝에 아주 조그맣게 하얗게 그려 넣은

매니큐어 같이 보일 듯 말 듯한 실눈 달

가슴이 덜컹하는 거야

저 달을 몇 번 보아야 천일여행이 끝나지 하면서

잠깐 세어보니 서른한 번 정도 되더라고

멀고도 가깝게 느껴진다면 앞뒤가 안 맞나?

 

실은 이번 주 운동을 거의 못할 것 같다

Assistor가 휴가를 갔거든

그래서 많은 일을 내가 직접처리 해야 한다

오늘 아침에 출근 했더니 책상 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수북

그래서 오늘은 자리에 붙박이로 하루 종일 있어야 할 것 같다

자꾸 오른쪽 팔목이 시큰거려 불편하기는 한데

쉬엄쉬엄 해야 하겠지?

 

오늘 조용한 편이네

파트너는 멀리 일하러 나간 다고 나갔고

세일즈 쪽은 원래 사무실에 잘 등장하지 않잖아

그러다 보니 혼자 사무실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앉아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오늘도 하루가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