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7일째, 2015년 9월 25일(금), 애틀랜타 비
천일여행 97일째, 2015년 9월 25일(금), 애틀랜타 비
어제는 밤새 비가 내렸어
잠을 자다 깼는데
내린 빛 적셔진 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로
그리고 이따금씩 창을 때리는 소리로
비가 내리고 있음을 알았지
오늘도 꼭 출근도장 찍듯이 12시 50분에 깼다
그런데 오늘은 한 참을 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그도 그럴 것이 어제 9시 30분도 안 돼서 잠을 청했거든
그러니까 거의 세 시간 삼십 분은 잔거지
거리를 달리는 차 소리
비 내리는 소리와 동무하며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감상했어
보면서 ‘좋은 사진 참 많다’를 느꼈는데
사진 한 장이 생소 한 거야
처음 보는 것 같은 느낌?
분명 내가 찍었는데, 장소도 기억나는 데
사진은 처음 보는 것 같은 거였지
나 자신에 대한 한탄과 반성을 하며 곰곰이 생각하니 생각이 나더구나
내가 거의 모든 사진은 찍는 상황, 기분 같은 것을 잘 기억하거든
나에게 ‘어찌 이런 일이?’하면서 그 사진을 한 참이나 봤다
비가 내려 그런지 온도가 뚝 떨어진 것 같아
침대에서 한기를 느꼈는데
겨울 이불을 꺼내 덮을까 하면서도
왜 그런지 행동으로 하지 않는 거야
그리곤 또 한기를 느끼고
몇 시간을 그렇게 설왕설래 했지?
잘 모르겠다
결국 일어나 겨울 이불을 꺼내 덮고 한 시간 쯤 잔 것 같아
아마도 졸리움과 온기가 만나서 기뻤는지
이불을 덮고 오래 지나지 않아 잠이 든 것 같다
출근을 잘 했어
비는 그쳤지만 도로는 젖어 있고
오늘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하니
풀 깍는 거, 야외 운동도 못 하겠지?
그래서 오늘은 푹 쉴래
쉬겠다고 마음 먹어 그런지
이것저것 정리할 것이 꽤 많네
암튼 내가 한가하면 직원들이 고생이라니까?
덕분에 조금씩 놓치며 밀렸던 것
많이 정리한다
그나저나 이 비 다음에 온도가 꽤 내려가겠지?
침대에 전기담요 깔아야 하나?
에궁~
대충 일 정리하고 나니
별 생각이 다 드는구만
오후에 잠깐 한국 마트에 갔는데
오는 일요일이 추석이라고
손님 끌기 위해 펄럭이는 깃발에
상 차릴 것들을 많이 쌓아놓고 세일한다고 법석이던데
난 뭐하지?
별로 감흥이 없다
평상시와 같이 골프하고 저녁 해 먹겠지?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