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08일째, 2015년 10월 6(화) 애틀랜타 흐림/맑음
천일여행 108일째, 2015년 10월 6(화) 애틀랜타 흐림/맑음
오늘이 또 화요일
지난 9월까지 회장하던 모임의 화요모임이 있는 날
회장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당번하는 날
그게 뭐냐고?
화요일 아침에 모이니까 순번을 정해서
간식을 준비하고 정해진 그 날의 주제를 준비하고
토의하는 것을 이끌어 내는 일일 반장
어떤 때는 10명이 넘게 참석하기도 하지만
대게의 경우 5~6명이 참석하지
당번인 사람에 따라 간식이 달라지지
어떤 사람은 고구마를 삶아 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집에서 호박죽이나 팥죽을 쒀 오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제철 과일을 사 오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와플하우스에서 와플을 사오기도 하지
나는 예전에는 맥도널드에서 보리또를 사왔었는데
최근에는 아인쉬타인 베이글로 간식을 준비한다
어제 저녁에 회장한테서 전화가 왔어
“간식 제가 준비 할까요?”라고 묻기에
“아니요, 내가 당번인데 내가 해야지요”
“그럼 조금 많이 준비하세요. 거의 10명 정도 참석할 거예요”
순간 ‘회장이 바뀌니까 내가 예상 했던 대로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나보다’ 하며
“네 한 다즌을 준비하지요”
그리곤 아침에 매장에 들려 한 다즌을 주문하니
한 개 더 하란다
덕분에 13개를 준비하여 모임에 갔지
그런데 결국은 5 명밖에 오지 않아 8개가 남았어
다른 사람들에게 남은 것 가지고 가라 하니 모두가 "no"
결국 내가 남은 것 모두 가지고 왔다
아침 모임을 마치고 운동하러 갔어
오랜 만에 햇살이 세상을 목욕시키는 날이었지
덕분에 햇빛목욕 많이 했다
햇살이 있는 젖은 잔디를 걸으며
하늘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바람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누런 옷으로 갈아입은 나뭇잎과 함께 춤도 췄지
내가 그러는 건
그리움에 허기져 어찌할 줄 몰라 날 달래는 거였어
햇살이 그리움을 더 날카롭게 긁어대네
그래서 춤추고 노래하고 그러다 눈물도 흘리고
목욕을 하고 회사로 들어왔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늘 그렇듯이
근엄한 사람으로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