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8일째, 2015년 10월 16(금) 애틀랜타 맑음
천일여행 118일째, 2015년 10월 16(금) 애틀랜타 맑음
금요일이네
가을이 느껴지는 금요일이다
여명이 밝아오는 이른 새벽 집에서 바라보이는 숲에
붉은 빛의 나뭇잎들이 짙은 녹색의 영역으로 진군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침 스트레칭에 마지막 2~3분을 건너편 호텔 방향으로 서서 하거든
약간 숨이 차면서 짜릿한 숨고르기를 하면서 보였던 광경이야
어제도 잠을 많이 못잤다
아마 10시 40분쯤 잠들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눈을 딱 뜨니 11시 15분 아님 25분,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
그리곤 잠을 이루지 못한 거야
또 늘 하듯이 이리저리 뒤척, 뒤척
요새는 버티기 연습을 하는 건지 아님 잠과 신경전을 하는 건지
그렇게 서로 맛서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식이야
어느 시점에 싸우기를 포기하고 책을 손에 잡았다
어제 목요사랑방 때문에 약간 투정을 부렸잖아
그래도 어쩌겠어?
다음 책을 선정해야 하는데 CBMC회장이 원하는 책을 지난주에 받아 놓고
읽던 책이 있어 미루고 있었거든
그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신앙간증 같은 내용이야
그런데 회사에 적용하면서 설명한 내용이 그리 나쁘지 않더라고
잃다 보니까 두 시간쯤 흘렀나
잠시 눈을 감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은 게 생각나지 않겠어?
벌떡 일어나 이른 새벽에 칼질을 시작했지
혹여나 옆집에 방해되는 것은 아닌가 해서 조심조심
요새는 생각나면 바로 해야해
‘나중에 해야지’ 하면 잃어버릴 확률이 점점 높아져
물론 안 해도 되는 것이나 하고 있는 일이 뒤로 미룰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다시 자리에 누워 책을 읽었지
거의 반 쯤 읽은 것 같아
글자 크기가 크고 내용이 많지 않아서 술술 잘 넘어가더라고
물론 비즈니스 이야기니까 쉽게 넘어갈 수 있기도 했고
세 시를 조금 넘기곤 안 되겠다 싶어 사랑의 영양분을 공급받기로 했지
물론 받았고 포근해진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 한시간 반은 아주 깊이 잤다
절대적인 잠의 양은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푹 잔 것이 큰 도움이 돼서
기분 좋게 출근 준비를 하고 출근 하면서 또 사랑의 영양제를 받으니 편안해 졌어
오늘은 금요일 이니까 아침에 조금 바쁠 것 같아
공장직원들 주급계산해서 주는 날 이니까 한 참을 해야 해
드디어 직원 한 사람을 충원하기로 하였다
물론 나는 검토도 안 해 봤지만 파트너가 알아서 잘 했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받아 들였고 월요일부터 출근 한다고 하니까
그 친구 컴퓨터 Setup 해 주어야 해
오전에 참 바빴다
일이 조금 많아진 덕에 공장 주급 계산이 조금 복잡해서 오래 걸렸고
또 중간 중간에 정리해야 하는 것들에
새로 들어올 직원 컴퓨터 Setup이 오랜만에 하니까 헷갈리기도 하고
내가 정말로 IT하고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오전 일을 끝내고 나니 맥이 풀리는 거 있지?
아플 틈도 없다가 조금 늦은 점심 먹으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몸 아픈 것이 되살아나는 거야
그럼 그동안 땡땡이가 심했나?
그런 아닌데 말이야(이럴 때는 아니라고 우기는 게 상책임)
점심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도시락
사실은 제일 좋아 한다기 보다는 속이 편한거지
당근, 송이버섯, 샐러리, 고구마, 블로커리, 양상치, 닭 가슴살
올 들어 많이 못 먹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했는데 역시 속은 제일 편해
양념이 거의 없으니까 짜게 먹을 일은 거의 없는 거고
이걸 매일 먹어야 하는데 요새는 매주 2~3회 밖에 안 된다
지난 달 까지는 CBMC 회장 하느라고 회원들이 돌아가며 박 먹자고 하면
그것도 무시하지 못할 횟수가 되거든
지금은 흔히 하는 말로 뒷방 늙은이가 돼서 잘 안 찾아요
나는 오히려 좋아, 아주 좋아
오늘 신입사원 컴퓨터 Setup을 완료하지 못했다
인터넷도 뭔가 문제가 있어 그런지 프로그램 다운로드하다가 멈추고
컴퓨터도 불만이 많은 듯 설치하다가 거부하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다운로드 걸어놓고 운동하러 출발했지
몸이 무거워 운동하러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금요일에 집에 일찍 들어가면 그리움에 매달릴 것 같아서
그냥 운동하러 갔다
운동 끝나면 누군가 기다리듯이 조금 서둘러 운동을 했어
그리고 ······
그리고 ······
그냥 눈물이 많이 난다
코가 막혀서 숨을 하나도 못 쉴 정도로 눈물이 난다
일찍 자야 하려나 보다, 억지로라도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