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39일째, 2015년 11월 6(금) 애틀랜타 비/해/흐림
천일여행 139일째, 2015년 11월 6(금) 애틀랜타 비/해/흐림
금요일이다
기다려지기도 하고 안 기다려지기도 한 금요일
주말이니까 쉴 수 있어 기다려지기도 하지만
주말이니까 혼자 지내야 하니까 안 기다려지기도 한다
오늘 일기예보는 오전에 비, 오후에 안 비(이게 맞나?) 라서
오후에는 야외운동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했다
공장사람들과 신입사원 주급계산해서 주고
10월 결산과 함께 2016년 사업계획서 시작을 했다
지난 달 결산이야 늦지 않았는데 내년 사업계획은 출발이 조금 늦었다
통상적으로 9월 초에 시작해서 10월 중순이면 어느 정도 정리해서 파트너와 토의하고
11월 중순 경에 확정해서 직원들에게 공표를 하거든
그런데 올 해는 9월이 되고 10월이 되도 손도 대기 싫었어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 시작한 거지
물론 10년을 넘게 작성하면서 기초자료도 충분하고 방법도 익숙해져서
예전처럼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하더라고 올처럼 늦은 적은 없었거든
그래도 바짝 하기 시작하면 그리 늦지 않게 끝낼 수 있을 거야
오전 일 대충 정리하고 11시를 조금 넘어 운동하러 출발했다
기계 한 대의 릴레이 스위치가 문제 돼서 교체하려고 주문했는데
거의 20여일 만에 도착해서 드디어 오늘 오전에 교체를 했다
거기까지는 내가 하지 않으면 엔지니어 불러 많은 지출을 해야 하니까 ok
그러는 사이 화장실의 실링이 바닥에 떨어 진거야
적어도 떨어진 실링 조각은 치울 수 있잖아
그런데 아무도 안 하고 있다가 공장에서 스위치 교체작업을 하고 사무실에 오니
여직원이 떨어졌으니 수리해 달라고 하는데 은근히 부화가 오르더라고
파트너는 사무실에 앉아 전화기 들여다보면서 게임을 하는지 아님 텍스트를 하는지
암튼 일하는 것 같지는 않는데 그냥 앉아 있더라고
어쩌겠어? 바닥을 치우고 창고에 가서 실링을 보드를 가져다 잘라서 넣었지
그리곤 부화가 나서 아무 말 없이 휙~ 운동하러 나왔다
운동하러 가는 길에 비가 뿌리다, 해가 나다, 흐리기를 반복하데
‘잘 못 나온 거 아닌가?’하면서도 집으로 가기엔 너무 이르고 사무실로 가기는 싫고
내 성격대로 '그냥 Go!'
점심을 해결해야 하잖아
그래서 다트 두 줄기를 들고 나가면서 컵라면에 물을 부어 들고 나왔지
지난 2년 동안 딱 한 번 컵라면 먹었는데 오늘은 소화가 잘 될까?
여의치 않으면 샌드위치를 먹으면 되니까 하면서 가지고 갔지
골프장으로 가면서 다트 4개를 꼭꼭 씹어 먹고
도착해서는 드디어 컵라면 뚜껑을 열었더니 제법 맛있는 냄새가 나더라고
그리곤 먹는데 예전에 먹던 것 보다 맛이 있었어
조금씩 먹다 보니 거의 다 먹은 거야
아! 물론 스프는 반만 넣었지
운동을 하는데 배속에서 속이 라면을 거부하며 둘이 싸우는데 여간치가 않았어
‘역시 김치나 단무지 없이 라면 먹는 것은 아니야’ 하면서도 어찌할 수가 없잖아
운동을 하는 도중에도 비가 간간히 뿌렸는데 그런대로 참을만 했어
다섯 번째 홀에서는 제법 많이 내리기에 화장실에 들려 조금 기다리니 잦아지기에 다시 출발
하지만 일곱 홀을 끝내고 여덟 번째 들어서는데 비가 많이 내리는 거야
티샷을 하고 중단했다
중간이 볼을 집어 카트 길을 따라 걷는데 9 번홀 티샷위치에 오니 비가 그치더라고
그래서 다시 티샷을 하고 벙커에 들어간 볼을 칩 아웃해서 3rd 샷을 하고
그린으로 걸어가는데 다시 비가 많이 내리기에 마무리하지 않고 끝냈어
샤워를 하고 마트에 들려 건조대와 냄비 하나를 샀다
셔츠를 드라이어에 말리지 마라는 엄명에 의거
당장 이번 주말부터 사용하기 위해 마트에 들린거지
갔다가 3리터짜리 냄비 하나를 구입 했어
음식을 해 먹을 때 국 같은 것을 끓이거나 육수를 만들 그릇이 필요했거든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운동하면서 정리했던
사업계획서를 보완하고 퇴근했어
운동하면서 생각했던 오늘 메뉴는 짜장밥하고 배추된장국 이었는데
집으로 오는 길에 저녁 메뉴를 황태콩나물국으로 궤도 수정
냄비를 새로 샀으니까 빨리 뭔가를 하고 싶은 것과
유리로 된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저녁을 하면서 깨끗한 맑은 물에 황태와 말린 버섯을 넣고 한 참을 끓이다
콩나물을 넣고 푹 익을 때까지 끓였지
그러고는 새우젓과 다진 마늘을 넣어 양념을 하고 한 번 더 끓였어
원래는 두부를 넣을까 생각을 했지만 마음을 바꿔서
먹기 직전 국그릇에 날계란 한 개를 넣고 그 위에 팔팔 끓는 국을 덜었다
언젠가 날계란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해서 가능한 먹지 않으려 했는데
전주의 콩나물해장국이 생각나서 그렇게 했다
예전에 만들어 놓은 짜장을 데우면서 물을 조금 더 넣어 묽게 만들었거든
점심 대용으로 먹은 컵라면이 소화가 되지 않아 짜장도 부담이 될 것 같아 그랬지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자꾸 졸음이 온다
일찍 자리에 누워야 하겠어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