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74일째, 2015년 12월 11일(금) 애틀랜타 흐림
천일여행 174일째, 2015년 12월 11일(금) 애틀랜타 흐림
나그네(송창식 작사/송창식 작곡)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한 숨 짓는 나그네
어제 떠나온 정든 사람이 그리워 한숨인가
어두운 밤하늘 별빛을 보며 울고 있는 나그네
멀리 두고 온 고향의 하늘이 그리워 흘리는 눈물인가
그토록 그리운 고향집이라면 정들었던 사람이라면
발길 돌이켜 오던 길 가야지 어이해 망설이나
정든 옛집은 정든 사람들은 떠나온 후엔 그리운 것
아 사랑은 미련을 또 미련은 괴로움을 괴로움은 눈물을
오늘 금요일 아침 출근 길 음악을 듣기 위해 On한 오디오에서 들리던 음악이다
가끔 있는 일이지만 전날 퇴근하면서 듣던 음악을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동을 끄면 듣던 음악이 멈췄다 다음날 아침에 이어 들린다
송창식의 <나그네>가 오늘 그렇게 듣기 시작한 음악이다
밤새 그리움 때문에 아님 허전한 때문에 뻥 뚫린 마음에
음악이 밀려들으며 공허함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하였다
가사의 의미와는 관계없이 마지막 구절을 들으며 끝이 나는데
Replay를 시켜 다시 듣고 싶어진다
두세 번을 반복해 듣다보니 회사에 도착하였다
늘 그렇듯이 그렇게 꽃히는 음악은 종일 흥얼거려지기 마련이다
사무실에서 아침 일을 하면서 사무침을 달래려는 듯
헤드폰을 쓰고 다시 듣기를 반복한다
깜빡하고 점심도시락을 가지도 오지 않았다
어제 저녁 준비는 잘 했고 아침에 잊지 말아야지 했는데 잊어버린 거다
난감한 것이 혼자 점심을 사먹지 않으니 굶을 게 뻔하다
오후에 하기로 했던 운동을 오전에 하기로 일정을 바꾼다
운동을 끝내고 클럽에서 샌드위치를 Togo 해 오기위한 방법이다
급한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클럽으로 향하는 길에
다시 아침에 들었던 노래를 반복, 반복, 반복
나 스스로 중독되어 가듯 반복하며 그리움을 쌓아간다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시작하며 흐린 하늘을 보며
노래는 나그네 하늘은 그리움으로 채운다
네 번째 홀에서 앞에 가던 골프친구를 만나 대화하며 걷게 되었다
혼자 걷는 것 보다는 함께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 보다 훨씬 나이가 많지만 은퇴해서 자주 운동을 하시기에 건강한 편이다
한국에 3주, 홍콩에 1주 여행을 다녀와서 오랜만에 운동하는 것이라 한다
점잖고 매너가 좋아 함께 운동하기에 아주 좋은 사람이다
그 분이 자신의 인간관계론을 한 문장으로 정리 해 주신다
“나는 말이예요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안 만나요.
특히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랑은 골프를 안 해요.
내가 얼마나 더 산다고 몇 시간을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랑 시간을 보내겠어요“
참 철학적이면서도 당연한 말이다
속으로 ‘나는 마음에 안 들어 하시지는 않는군’하는 자위를 하면서도
간간히 혼자가 되면 푸른 언덕을 바라보며 아침에 듣던 노래를 흥얼거린다
흐린 하늘을 보니 더 보고프다
그 분과 즐겁게 운동을 마쳤다
하늘은 흐리지만 70도를 넘는 12월 같지 않은 날씨에 땀이 흐르면서
좋은 사람과 우정을 나누고 노래로 그리움도 달래고
참 마음 복잡한 운동을 잘 마치고
Togo 해온 샌드위치로 사무실에서 점심 잘 먹었다
금요일 퇴근 길
오전에 운동을 했기 때문에 조금은 이른 시각에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출발은 3시 반경, 집 근처인 레녹스 몰까지는 그럭저럭 잘 왔다
하지만 그곳에서 1마일도 안 되는 거리를
정체에 끌려 30분 이상 걸려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레녹스 몰로 향했다
길벗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레녹스 몰에는 내가 찾는 매장이 없다
다시 핍스프라자로 향한다
결국 원하는 것을 준비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거의 6시가 훌쩍 넘었다
저녁은 뭘로 먹지?
고민하다가 남은 콩나물북어국, 김치볶음에 냉동실에 있는 완자를
프라이팬에 익혀 현미와 함께 먹는다
조금 많이 먹은 때문인지 아니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때문인지 불편하다
아마도 완자에 들어간 기름 때문으로 생각된다
암튼 저녁 잘 먹고 여유를 부리며 불금의 저녁을 보냈다
오늘도 하루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