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79일째, 2015년 12월 16일(수) 애틀랜타 맑음
천일여행 179일째, 2015년 12월 16일(수) 애틀랜타 맑음
어제 감기기운이 있어 목이 칼칼하고 콧물이 조금 났었거든
그래서 저녁을 먹고 아스피린에 목, 코 감기약을 먹은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졸립더라고
너무 일찍 자면 새벽에 깨서 힘들잖아
그래서 버티려고 건너방 옷장에 들어가 봤지
다음 주 여행갈 때 챙겨 가야할 짐들이 거기에 다 있거든
에궁~, 엄청 많은 거야
순간 ‘저걸 다 어떻게 가지고 가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잘 하는 말 ‘사람이 하는 일인데 뭐는 안 되겠어?‘
버티다 9시 조금 넘어서 자리에 누웠지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든 것 같아
한 참을 잔 것 같아 깼는데 글세 두 시간 조금 더 잤잖아?
다시 자려고 하는데 약기운 때문인지 힘이 들어 잠을 이루지 못하겠더라고
그 이후에는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가 모닝콜에 벌떡 일어났지
정시에 출근했고 급한 일 처리하고 운동하러 갔지
파트너가 다음 주 화요일부터 Accounting 여직원은 이번 금요일부터
나는 다음 주 목요일부터 휴가거든
그러니까 남은 2015년에 우리 셋이 모두 볼 수 있는 날이 내일이 마지막 인거지
오후에 파트너하고 미팅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오전에 운동을 한거야
약기운에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운동 참 잘했어
샤워하고 회사에 와서 점심으로 도시락 먹고 조금 지나서 파트너가 들어와 미팅을 시작했어
지난 번 미팅하다 서로 좋지 않아 Stop 하고
1주일 동안 거의 말을 안 했거든
마음이 무거웠고 복잡 했어
이 친구랑 13년째 인데 그동안 하자는 대로 해 줬더니 이젠 막무가내라
이번에는 단단히 주의를 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복잡했던 거야
드디어 자리를 펴고 이야기를 시작했지
몇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지난 번 결정하지 못한 보너스 이야기 시작 하려는데
이 친구가 “지난 번 일은 정말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는 거야
앞으로 절대 그러지 않겠고 자기 스타일이 그러니까 이해 해 달라며 눈을 내리 깔더라고
오늘같이 사과하는 거 처음이거든
자기도 막말 했던 것에 후회를 많이 했나봐
참 이상하지?
그렇게 처량하게 고개를 숙이는 데 뭐라 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친해도 막말해도 되는 말이 있고 안 되는 게 있다면서
앞으론 그러지 말라고 했지
알겠다고 하더라고
실은 오늘 오전에 여직원하고 합동으로 큰 실수 한 가지를 했거든
나갔다 들어오면서 그것부터 사과를 하더라고
그건 내가 눈 한 번 질끈 감으면 되는 거라서 그냥 넘어간 거지
그렇게 한 시간 남짓 미팅을 하고 마치니 몸에서 힘이 빠지며 늘어지더라고
해가 가기 전에 서로 풀고 또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으니
다행인거지 뭐~
내가 알아
저 친구 다음이 또 비슷한 실수를 할 거야
그럼에도 같이 가야 하니 잘 조절하며 살아야겠지?
그래도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했어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냉동실에 손질해서 얼려놓은 닭이 있어
압렵밥솥에 넣고 끓였어
이걸 닭국이라고 해야 하나?
푹 끓여서 다리 한 쪽과 국물에 파를 잔뜩 넣고 무김치와 함께 먹었어
요즘 내가 먹는 것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인가?
아마도 다음 주에 여행이 있어 냉장고를 비우려 하는 생각에서
마트에 거의 가지를 않거든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소홀 한 것 같은데
이 기회에 냉장고 정리하는 거지 뭐
오늘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