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62일째, 2016년 3월 8일(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6. 3. 9. 12:17

천일여행 262일째, 201638() 애틀랜타/맑음

 

오늘은 저녁에 월례모임이 있는 날이라 아침 모임이 없어서 사무실에 잠깐 들렸다 운동을 갔지

오늘 같이 날씨가 좋은 날 골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Perfect day"라는 인사말을 한다.

날씨가 좋다는 의미도 있지만 골프하기에 좋은 날씨라는 의미다.

잔디에 안개 깔려있듯 이슬을 머금고 있어 밟으면

골프화 경계에 있는 풀들은 물기를 하늘로 톡톡 뱉어낸다.

푸른 잔디를 걷다가 뒤를 보면 Push Cart 바퀴가 만들어 낸 세 줄과

내 발자국이 만들어낸 무늬가 길게 보이며 흔적을 남긴다.

이런 상태로 며칠 더 지나면 졸졸졸 흐르는 물에 노란 꽃가루가 떠서 춤출 것이다.

골프장이라는 곳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그도 자연의 순리를 따르듯

풀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물고기에 올챙이들이 파티를 할 거다.

오늘도 운동을 하면서 개울을 보는데 벌써 조그만 개구리가 나와

하얀 배를 하늘로 하고 죽어있었다.

얼어 죽었나 아님 다른 자연의 공격을 받은 것일까?’하는 생각에 이어

너는 어쩌다 일찍 나와서 죽었니?’하는 측은함도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샐러드를 Togo 해 와서 회사에서 점심을 먹었다.

몇 가지 일 정리하곤 퇴근해서 조금 쉬었다 저녁모임에 참석했다.

강사를 보고 참석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를 보이면 회장 그만 두더니 많이 변했다는 말을 듣기 싫어 참석했다.

모임에서 강연을 듣고 내려오면서 괜스레 참석했다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일반 상식이나 지식 혹은 삶에 도움이 되거나 동질성을 교류하는 강연도 아니고

우리 모임의 핵심가치를 흔드는 강연을 듣는 게 매우 불편하였다.

물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강연도 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공산당이 나쁘지만 좋은 점도 있으니 배워야 한다는 식의

본질을 뒤집어엎는 반공강연 같은 느낌의 강연을 듣는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배움과는 전혀 다른

반공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너희들은 그냥 열심히 삶이나 살아하는 듯한 강연을 들었다.

듣지 않아도 되는 강연을 들으며 시간을 허비한 것이 한 끼의 밥값치고는 너무 아까웠다.

앞으론 강사를 보고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생각해 봐야겠다.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10시가 되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시각을 놓쳤다.

그래도 자야 하겠지?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