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간 자리
추석이 지나간 자리 비가 개었다. 어제 점심 무렵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에 일어나니 멈춰 있었다.추석인 어제 아침, 차례를 지내고 모여 앉아 식사를 할 때였다. 거의 모든 음식을 혼자 해내신 어머님이 "짜지는 않니? 많이 못 했다." 하셨고, 그 말을 들은 막내작은아버지가 거들었다."형수님, 이제 다가오는 설부터는 이렇게 차리지 않기로 하죠. 형수님이 너무 힘들어요.""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이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어.""아니요, 이제 곧 구십이신데 무리세요."작은아버지의 간곡한 말에 우리 형제들은 침묵으로 찬성했지만, 어머님은 들리지 않는 듯 외면하며 입을 다무셨다. 추석과 설 때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설거지를 마치고 작은아버지 부부와 둘째, 셋째 부부도 떠날 채비를 했다."형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