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까까머리 중학교 3학년 시절. 나는 키가 작아 반에서 번호가 2번이었고, 소심한 성격 탓인지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았다. '조리 있게 발표를 잘해요.' 그 시절 내 생활기록부에 적혀 있던 인상적인 한 줄이었다.국어 교과서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갱지 위에 연필로 꾹꾹 눌러쓴 것 같은 Vintage의 느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가득했던 그 내용을 나는 지금도 아득히 간직하고 있다. 교과서 말고는 마음 놓고 읽을 책이 마땅치 않던 시절, 국어책의 다른 단원보다 쪽수가 넉넉했던 그 글을 나는 소설책이라도 대하듯 읽고 또 읽었다.질풍노도의 시기였던 고등학교 3학년, 소나기를 읽던 중3 2학기 무렵 폭풍 성장을 거쳐 키는 반에서 중간쯤이 되었고, 조금 덜해지..